탄소중립 대응 망설이는 기업들..."정부가 투자리스크 적극 완화해야"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4-03-27 12: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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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감축 투자추진 기업 38%에 그쳐
기업들 "무탄소에너지 인프라 뒤처진 탓"
▲서울 대한상공회의소 (사진=연합뉴스)


국내 기업들이 탄소중립에 대응하려고 해도 관련 투자리스크가 높아 망설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대한상공회의소가 국내 온실가스 다배출기업(배출권거래제·목표관리제 1000개사 중 390개사 응답)을 대상으로 '탄소중립 대응실태와 과제'를 조사한 결과, 탄소중립 투자리스크를 어떻게 평가하는지에 대해 '높다'(71.7%) 또는 '매우 높다'(17.4%)고 응답한 기업이 89.1%에 달했다.

다만 탄소중립 추진이 기업 경쟁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응답한 기업이 60.3%로 부정적으로 응답한 기업(39.7%)보다 많았다. 긍정적인 응답이 2022년 34.8%에서 2023년 68.8%로 2배 증가했다가 올해는 60.3%로 지난해보다 8.5%p 하락했다. 탄소중립 추진이 앞으로 기업에게 기회로 작용할 것을 알지만 지금 당장은 투자 리스크가 높다고 평가한 것이다.

이에 실제로 온실가스 감축투자를 '추진 중'인 기업은 38.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기업의 35.4%는 '투자 계획 중'이라고만 밝혔고, 26.4%는 아예 '온실가스 감축투자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감축투자 계획이 없는 기업은 그 이유로 '투자자금 조달 어려움'(32.2%)을 가장 많이 꼽았고, 이어 '감축수단·기술 부족'(30.5%), '투자 수익 불확실'(28.8%) 순으로 나타났다.

기업 규모별로 살펴보면, 대기업은 '투자 수익 불확실'(35.3%), 중견기업은 '투자자금 조달 어려움'(36.4%), 중소기업은 '감축수단·기술 부족'(45.0%)을 가장 많이 꼽았다.

기업들은 주요국 대비 국내 탄소중립 이행여건 및 정부 지원 수준이 뒤처진다고 평가했다. 항목별로 보면 '무탄소에너지 인프라'(72.8%)가 가장 뒤처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서 '보조금, 세제혜택 등 재정적 지원'(67.2%), '탄소중립 혁신기술 R&D 지원'(60.8%), '탄소중립 관련 법·제도'(49.8%)가 뒤처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의찬 세종대학교 교수는"미국의 IRA(인플레이션감축법), EU의 그린딜에 이어 일본도 제조업의 그린산업 전환을 목표로 그린트랜스포메이션(GX) 정책을 수립해 10년간 민관 합산 150조엔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며 "주요국은 대규모 국가예산을 그린산업으로 구조 전환하는데 투입해 자국 산업경쟁력을 확보하는 등 국가경쟁력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업들은 탄소중립을 위한 정부 중점과제로 '감축투자 지원(세제·자금 등)'(34.7%), '무탄소에너지 공급 인프라 구축'(22.3%), '제도 합리화'(18.2%), '탈탄소 혁신기술 개발'(15.7%) 등을 꼽았다.

조영준 대한상의 지속가능경영원장은 "미래의 불확실성과 투자 리스크 때문에 탄소중립을 선도적으로 이행하려는 기업들의 의욕이 꺾이지 않도록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며 "탄소중립 산업전환 지원을 위한 특별법 제정, 직접투자 및 세액공제 확대, 무탄소에너지 인프라 확충 등 종합적인 지원정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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