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20만ha 불탔다...기후변화로 캐나다 '산불' 매년 되풀이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4-05-14 14:26:24
  • -
  • +
  • 인쇄
▲캐나다 앨버타주에서 번지고 있는 산불 (사진=연합뉴스/앨버타산불서비스)

지난해 발생한 산불로 그리스 면적보다 넓은 14만헥타르(ha·1㏊는 1만㎡) 산림이 잿더미로 변했던 캐나다가 우려한대로 올해도 대형산불에 신음하고 있다. 

13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10일 캐나다 서부의 브리티시컬럼비아주에서 시작된 산불은 나흘 연속 이어지면서 최소 20만㏊ 이상이 불탔다. 이날 오전까지 브리티시컬럼비아주에서 100건 이상, 앨버타주에서 40여건의 산불이 발생했다.

지난 10일(현지시간) 강풍에 송전선 위로 쓰러진 나무에서 불이 붙어 시작된 산불은 점점 불길을 키우면서 동쪽으로 세력을 넓혀가고 있는 모습이다. 게다가 미국과 국경이 맞닿아 있는 지역에서 산불이 발생하고 있어, 연기가 미국 중서부 하늘까지 뒤덮고 있는 실정이다.

미국 노스다코타주와 맞닿은 국경에서 북쪽으로 400마일(644㎞) 떨어진 매니토바 광산지대에서도 큰 불이 발생했다. 이 불로 최소 3만5000㏊가 불탔고, 앨버타주 에드먼턴시에서 225마일(약 360㎞) 떨어진 포트맥 머리 인근 숲에서도 산불이 발생했다. 이 불로 캐나다 앨버타주뿐만 아니라 미국 미네소타주와 위스콘신주 하늘도 대기질 경보가 발령될 정도로 상태가 나빠졌다.

미 연방환경청(EPA)이 운영하는 대기질 정보제공 사이트 '에어나우'(AirNow.Gov)에 따르면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와 앨버타주와 경계하고 있는 미국 지역의 대기질은 가장 위험한 단계인 '코드퍼플'까지 치솟았다. 미네소타 북서부 지역도 한때 '코드퍼플'이 내려졌다. 이 연기는 현재 제트기류를 타고 미 동부해안까지 도달했다.

미국은 지난해에도 캐나다에서 발생한 산불로 대기질 피해를 입었다. 당시 뉴욕은 앞이 안보일 정도로 대기질이 최악이었다. 이 연기는 남미의 대기질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올해도 캐나다 산불이 계속해서 번지게 된다면 지난해와 비슷한 상황이 또다시 벌어질 전망이다. 캐나다와 인접한 미국 지역뿐만 아니라 미국 남동부에 이어 남미 대기까지 캐나다 산불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사실 캐나다 산불은 어느 정도 예견됐다. 캐나다 정부 역시 엘니뇨 현상으로 캐나다 전역의 봄과 여름 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하면서 산불 발생을 우려했다. 예년보다 따뜻해진 겨울과 봄으로 습도는 낮고 대지는 메말라 있는 상태에서 발생한 산불은 걷잡을 수 없이 번지기 때문이다.

지난해 캐나다를 덮친 산불의 원인 역시 '기후위기'로 지목됐다. 지난해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런던(Imperial College London)과 캐나다 산림청(Canadian forest service), 캐나다 천연자원부(Natural Resources Canada) 등으로 구성된 국제연구진이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기후위기로 캐나다 산불의 강도가 20% 높아졌고 산불의 발생빈도는 최소 2배 이상 높아졌다.

임페리얼 칼리지런던의 기후과학자 프리데리케 오토(Friederike Otto) 박사는 "기온 상승으로 캐나다뿐만 아니라 전세계 숲에 부싯돌이 나뒹굴고 있다"며 "화석연료 연소를 중단하지 않는 한 산불 발생 건수는 계속 증가해 더 넓은 지역을 더 오랜시간 태울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올해 국내 발행된 녹색채권 42조원 웃돌듯...역대 최대규모

국내에서 올해 발행된 녹색채권 규모는 약 42조원으로 추산된다.30일 환경책임투자 종합플랫폼에 따르면 2025년 10월말 기준 국내 녹색채권 누적 발행액

"속도가 성패 좌우"...내년 기후에너지 시장 '관전포인트'

글로벌 기후리더쉽이 재편되는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기후정책에 성공하려면 속도감있게 재생에너지로 전력시장이 재편되는 것과 동시에 산업전환을

"5만원 보상? 5000원짜리 마케팅"...쿠팡 보상안에 '부글부글'

쿠팡의 보상안이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5만원을 보상하는 것처럼 발표했지만 사실상 5000원짜리 상품권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탈팡한 사람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3년 더'...최종후보로 '낙점'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현 회장이 차기회장 최종후보로 추천됨에 따라, 앞으로 3년 더 우리금융을 이끌게 됐다.우리금융지주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차

쿠팡, 자체 포렌식 사실 경찰에 함구..."허위조작 자료제출시 엄중처벌"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빚은 쿠팡이 피의자의 노트북PC를 경찰에 제출하며 자체 포렌식을 한 사실을 함구한 것으로 밝혀졌다.박정보 서울경찰청

폐유니폼 키링과 파우치로 재탄생...대한항공, 업사이클 제품 기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기내 테이블보와 객실승무원 폐유니폼을 재활용한 '업사이클링 안전인형 키링 및 파우치' 350개를 29일 서울 강서구 소재

기후/환경

+

[아듀! 2025] 물난리·불난리...세계가 놀란 '기후재난 8대 뉴스'

올해는 '기후 양극화'가 극명하게 나타난 한해였다. 짧은 시간에 많은 양의 비가 쏟아지면서 물난리를 겪는 곳이 있는가 하면, 극단적인 폭염과 가뭄에

올해 국내 발행된 녹색채권 42조원 웃돌듯...역대 최대규모

국내에서 올해 발행된 녹색채권 규모는 약 42조원으로 추산된다.30일 환경책임투자 종합플랫폼에 따르면 2025년 10월말 기준 국내 녹색채권 누적 발행액

"속도가 성패 좌우"...내년 기후에너지 시장 '관전포인트'

글로벌 기후리더쉽이 재편되는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기후정책에 성공하려면 속도감있게 재생에너지로 전력시장이 재편되는 것과 동시에 산업전환을

수도권 직매립 금지 D-3...정부 '쓰레기 대란' 우려에 막판 점검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되는 '수도권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로 인한 쓰레기 대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정부가 막판까지 점검에 나섰다.29일 기후에너지

기후위기로 생활비 압박..."대응 미룰수록 지출 더 늘어날 것"

미국 사회 전반에서 기후위기 대응이 늦어질수록 전기요금·식료품·보험료 등 생활비 부담이 커진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26일(현지시간)

비온뒤 살얼음판 도로...상주에서 차량 15대 '쾅쾅쾅'

경북 상주 국도에서 차량 15대가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비가 내린 이후 밤새 기온이 내려가면서 도로에 블랙아이스(살얼음)이 생기면서 이같은 사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