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 오염배출 줄였더니...지구온난화 앞당겼다?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4-05-31 17:28:36
  • -
  • +
  • 인쇄

2020년 해운업계에서 배출되는 대기오염물질이 감소하자, 지구온난화 속도가 장기적으로 평균의 2배까지 높아졌다는 아이러니한 추정이 나왔다.

30일(현지시간) 티안리 위안(Tianle Yuan) 미국 메릴랜드대학 박사가 주도한 연구팀은 수십년간 선박에서 배출해온 오염 입자가 급격히 감소하면서 의도치 않게 온난화를 악화시켰다고 보고했다.

2020년까지 해운업계에서는 대기오염을 일으키는 유황 연료를 주로 사용했다. 그러다 2020년초 규정이 바뀌면서 선박 연료의 황 함량은 80% 이상 줄었다. 이 황 연료에서 배출되는 오염 입자가 햇빛을 차단하고 구름을 형성해 지구온난화를 억제했다는 것이다.

위안 박사는 황 오염물질이 감소한 이후 해양에 갇힌 추가 열이 평방미터당 0.2와트에 달한다고 추산했다. 그는 "불과 1년 만에 엄청난 수치를 기록한 것으로, 지구에 큰 충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위안 박사는 "1880년 이후 장기적으로 평균에 비해 2배 정도의 온난화 속도를 경험할 것"이라고 했다. 오염 감소로 인한 온난화 효과는 약 7년간 지속될 것으로 예측된다.

연구팀은 유황 오염 위성 관측 데이터와 컴퓨터 모델링을 계산해 이같은 결과를 도출했다. 분석 결과, 오염 감축의 영향으로 7년동안 평균 지구온도가 약 0.16℃ 상승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23년도 기온이 이전 대비 기록을 경신한 수준과 같다.

다만 일각에서는 보다 정교한 기후모델로 분석하면 이러한 영향이 더 낮게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관련 분석결과는 올해 후반에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번 분석을 두고 비영리단체 카본브리프의 제크 하우스파더 박사는 열의 변화를 추정하기 위해 위성 데이터를 사용한 점을 높게 평가하면서도, 감소한 오염물질이 온도 상승으로 이어진다는 견해에는 동의하지 않았다. 하우스파더 박사는 오염 감소로 인한 온도 상승치는 30년간 0.05℃에 불과하다고 봤다.

위안 박사는 "수십 년간의 해운 오염과 급격한 감축은 우연한 대규모 지구공학 실험이었다"며 "우리는 바다 위에서 50년~100년동안 의도치 않은 지구공학을 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커뮤니케이션어스&인바이어런먼트'(Communications Earth & Environment)에 게재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국민연금, ESG 책임투자 강화…'감사위원 3%룰' 반영

국민연금이 국내외 투자 기업을 대상으로 ESG 책임투자를 한층 강화한다.20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국민연금공단은 최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

KT 판교·방배 사옥 경찰 압수수색…서버폐기로 증거은닉 의혹

해킹사고 처리과정에서 서버를 의도적으로 폐기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KT가 압수수색을 당했다.19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

셀트리온, 美에 1.4조 韓에 4조원 투자..."4Q 실적 턴어라운드"

일라이 릴리로부터 미국 공장을 인수해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에 생산기지를 확보한 셀트리온은 의약품에 대한 미국 관세리스크를 털어내고

한국ESG기준원, ESG평가 'A+등급' 20곳...올해도 S등급 'O'

하나금융지주와 KB금융, 신한지주와 현대백화점, 현대로템 등 20개 기업이 한국ESG기준원에서 주관하는 '2025 ESG 평가'에서 통합등급 'A+'를 획득했다. 이

CJ제일제당 '빨대없는 스토어' 캠페인...대체소재로 PHA 제안

CJ제일제당이 자원순환사회연대(NGO), CJ푸드빌과 함께 일회용 석유계 플라스틱 빨대 사용을 줄이기 위한 '빨대없는 스토어 만들기(Be Straw Free)' 캠페인을

호텔신라, 친환경 운영체계 구축 나선다

호텔신라의 모든 호텔 브랜드가 친환경 호텔로 도약한다.호텔신라는 글로벌 친환경 인증기관인 '환경교육재단(FEE; Foundation for Environmental Education)'과 업

기후/환경

+

석유대국 사우디, 재생에너지 반대하다 '태세전환'

석유대국 사우디아라비아까지 재생에너지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17일(현지시간) CNN 등 외신은 사우디아라비아가 남부 알 슈아이바2(Al Shuaibah 2) 태양광

인도네시아, 국제 탄소거래시장 진입 채비… “재생에너지 52.9GW 확충”

인도네시아가 국가 탄소시장을 국제 기준에 맞춰 정비하며 글로벌 탄소시장에 본격 진입한다.19일(현지시간) 솔라쿼터 등 현지매체에 따르면, 인도네

中, 재생에너지 확장에서 미국·EU 제치고 세계 1위로 부상

중국이 재생에너지 확장 속도와 규모에서 미국과 유럽연합을 넘어 세계 1위에 올랐다는 분석이 나왔다.18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중

트럼프 기후정책 후퇴로 전세계 130만명 추가 사망 가능성

미국의 기후정책 후퇴가 전세계적으로 약 130만명의 추가 사망을 초래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19일(현지시간) 가디언과 프로퍼블리카의 공동 분석

국민연금, ESG 책임투자 강화…'감사위원 3%룰' 반영

국민연금이 국내외 투자 기업을 대상으로 ESG 책임투자를 한층 강화한다.20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국민연금공단은 최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

[COP30]"BTS에 영감받아"...K팝 팬들도 '탈탄소화' 촉구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가 열리고 있는 브라질 벨렝에서 케이팝(K-팝) 팬들이 '문화 분야의 탈탄소화'를 촉구하는 목소리를 냈다.K-팝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