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목표' 물건너갔나..."2028년까지 1.9℃ 오를 수도"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4-06-10 16:51:59
  • -
  • +
  • 인쇄
최근 12개월 평균기온 상승폭 1.63℃ 웃돌아
1.5℃→2℃ 되면 여름 체감온도 41.2% 상승


강력한 엘니뇨가 겹친 탓에 '역대 가장 더운 해'였던 지난해 기온이 5년 내 경신될 확률이 86%에 달하고, 산업화 이전대비 최대 1.9℃까지도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파리기후변화협정의 목표 '1.5℃'가 사실상 물건너간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 5일(현지시간) 세계기상기구(WMO)는 2024~2028년 5년 사이 지구 평균기온 상승폭이 산업화 이전대비 1.1~1.9℃ 높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또 5개 연도 가운데 국제사회가 '마지노선'으로 정해놓은 1.5℃를 넘어서는 연도가 한해라도 나올 확률은 80%, 역대 최고 연평균기온인 지난해 1.45℃를 뛰어넘을 확률은 86%에 달한다는 전망이다.

이번 예측치에 대해 코 배럿 WMO 사무차장은 "파리기후변화협정의 1.5℃ 제한선은 수십년에 걸친 장기적 온난화를 의미하는 것이므로 이번 예측이 국제사회의 목표를 영구적으로 어겼다는 의미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근 기후추세를 보면 지금까지 국제사회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파리협정의 목표달성이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는 사실만큼은 분명해지고 있다. 지난 2017~2021년 1.5℃ 목표를 초과하는 연도가 나올 확률은 20%에 불과했지만, 2023~2027년엔 66%로 상승했고, 이젠 80%까지 올라섰기 때문이다.

게다가 1~12월 단위로 떨어지는 각각의 연도별 기온이 아닌, 12개월 연속치로 보면 이미 1.5℃ 제한선을 뛰어넘었다. 엘니뇨 여파로 최근 12개월 연속 월평균기온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지난해 6월~올 5월 사이 평균기온 상승폭은 무려 1.63℃에 달했다. 월별로 보더라도, 지난해 3월~올 2월까지 상승폭은 1.56℃였고, 지난해 4월~올 3월까지 상승폭은 1.58℃로 기록됐다.

더구나 역대 3번째로 강력했던 이번 엘니뇨가 소멸하고, 올 하반기부터 지구를 식혀줄 라니냐가 본격 도래할 전망이지만, 지구 평균기온 상승폭이 지금까지 근접한 적 없었던 2℃에 가까운 1.9℃까지도 오를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오면서 상황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특히 지구 평균기온 상승폭이 1.5℃일 때와 2.0℃일 때 나타나는 이상기후 현상은 차이가 크다. 일례로 지난 9일 국립기상과학원이 최근 발간한 '온난화 수준별 기후변화 영향정보 전망 보고서'를 보면 지구 평균기온이 1.5℃에서 2℃로 0.5℃만 커지더라도 국내 여름철(6~9월) 체감온도는 41.2% 커진다는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불쾌지수도 '높음'에서 '매우 높음'으로 바뀌고, 냉방이 필요한 날을 뜻하는 '냉방도일'도 1.5℃일 때 132.5일, 2℃일 때 179.7일로 47.2일 늘어난다.

태평양 도서국들은 생사의 갈림길에 놓이게 된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지난 5일 세계 환경의 날 특별연설에서 "작은 섬과 해안지역은 지구 온도 상승폭 1.5℃와 2.0℃ 사이에서 생존과 소멸이 갈릴 것"이라면서 "1.5℃ 상승은 목표가 아니라 물리적 한도"라고 강조했다.

배럿 WMO 사무차장은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한 더 큰 노력을 시급하게 기울이지 않으면 수조달러의 경제적 비용과 수백만명의 인명 피해, 생물다양성에 대한 광범위한 피해 등 큰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신한카드, 개인정보 19만건 '술술'…유출사실 3년간 몰랐다

신한카드에서 가맹점 대표자의 휴대폰번호 등 19만건 이상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외부 해킹이 아닌 내부 직원에 의한 유출인

삼성重 사망사고에 사과…반복된 인명사고에 비판 잇따라

삼성중공업 경남 거제조선소에서 50대 노동자가 추락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에 삼성중공업은 공식 사과와 함께 사고 선박에 대한 전면 작업중

류재철 LG전자 신임 CEO "속도감 있는 실행으로 판을 바꾸자"

류재철 LG전자 신임 CEO가 "위기 속에 더 큰 기회가 있다는 생각으로 자신감을 갖고 새로운 도약을 함께 만들어 가자"고 강조하면서 신년 아젠다로 5대

이재용 삼성 회장이 귀국 1주일만에 달려간 곳

주식시장에서 '11만전자'를 회복한 22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회사의 주력사업인 반도체 생산현장으로 달려갔다.삼성전자는 이날 이재용 회장이 경

오리온 3세 경영 본격화...담서원 1년만에 부사장 승진

오리온 담철곤 회장의 장남 담서원씨가 입사 4년 5개월만에 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경영승계에 본격 나서기 시작했다.오리온은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美 쿠팡 주주가 집단소송 제기..."정보유출 공시의무 위반"

3000만명이 넘는 회원의 개인정보를 유출한 쿠팡을 상대로 미국의 주주가 미국 법원에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미국 내에는 쿠팡 소비자가 거의 없기에

기후/환경

+

유럽 교회의 오르간 조율기록이 기후온난화 추적 데이터?

유럽의 각 교회에서 오르간을 조율할 당시 기록된 기온이 기후온난화를 장기적으로 추적할 수 있는 새로운 연구자료가 되고 있다.영국 노팅엄 트렌트

AI로 도로살얼음까지 예보...정부 '4차 기후위기 대응대책' 확정

겨울철 '도로위 암살자'로 불리는 살얼음(블랙아이스)를 인공지능(AI)를 활용해 12시간전에 예보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취약계층이 폭염과 한파로

그린란드 쓰나미 원인 밝혀졌다…"해저지진 아닌 빙하붕괴"

그린란드에서 발생한 대규모 쓰나미가 해저 지진 때문이 아니라 빙하 붕괴에 의한 것이라는 사실이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22일(현지시간) 스페인 환경&

美트리는 전기료 천만원...英트리는 재생에너지 전력

영국은 올해 크리스마스가 전력부문에서 역대 가장 낮은 탄소배출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다.20일(현지시간) 가디언이 영국 전력망 운영을 분석한

기후부, 에너지시스템 AI전환 추진…'기후·에너지 DX·AX 전담반' 출범

정부가 에너지시스템 분야의 인공지능(AI) 전환을 본격 추진한다.기후에너지환경부는 22일 오후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한국전력공사, 한국전력

기후부, 환경 연구개발 현장 중심 전환…탄소중립·순환경제 기술 발굴

환경 연구개발이 산업 현장과 수요 중심으로 재편되는 흐름이 본격화되고 있다.기후에너지환경부는 오는 23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제3차 환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