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속 270㎞ 허리케인이 벌써?...'베릴' 강타한 중남미 '쑥대밭'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4-07-05 11:59:13
  • -
  • +
  • 인쇄
▲허리케인 베릴로 쑥대밭이 된 그레나다 해안마을 (사진=연합뉴스)

슈퍼허리케인 '베릴'이 카리브해 동부를 쑥대밭으로 만들고 멕시코로 향하고 있다. 초여름에 초대형 허리케인이 발생한 것은 100년에 한번 있을까 말까하는 이례적인 사례로, 지구온난화로 인해 바다수온이 상승한 것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4일(현지시간) 영국 BBC, 미국 ABC 등 외신에 따르면 '베릴'은 지난 6월 28일 카리브해 섬나라 바베이도스에서 동쪽으로 2000㎞가량 떨어진 해상에서 발생해 42시간만에 최고 풍속이 시속 180㎞가 넘는 대형 허리케인으로 발달해 중미지역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베릴'은 발생 당시에는 최고 풍속이 시속 60㎞ 이하인 열대성 저기압이었다. 하지만 초대형급으로 규모가 커지면서 카리브해 섬 그레나다와 카리아쿠, 세인트빈센트 그레나딘, 베네수엘라 등 '베릴'이 스쳐간 곳은 쑥대밭이 됐다. 현재까지 7명이 숨지고 주택 8000여채가 파손되는 것으로 전해지지만, 아직 파악되지 않은 것까지 합치면 피해규모는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열대 대서양에서 이례적으로 일찍 형성된 '베릴'은 역사상 6월에 발달한 4등급 이상의 첫 허리케인으로 기록됐다. 카리브해 동부지역을 강타한 '베릴'은 지난 2일 새벽 최고등급인 '5등급'으로 발달하면서 최대 270㎞의 풍속으로 자메이카, 카이만제도를 휩쓸었다. 현재 최대 풍속이 230㎞인 4등급으로 위력이 약화된 '베릴'은 멕시코 유카탄 반도로 향하고 있다.

현지 허리케인센터에 따르면 '베릴'은 현지시간으로 5일 이른아침 멕시코 유카탄 반도에 상륙할 전망이다. 이에 멕시코는 카리브해 연안에 대피소를 마련하고 외곽 해안마을 주민들을 대피시켰다. 또 '베릴'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에 휴교령을 내리고 대피소 112개를 마련했다.

전문가들은 '베릴' 이상발달 현상을 두고 올해 해수면 온도가 이례적으로 높게 치솟은 것이 태풍의 형성 속도와 위력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모든 조건이 동일하다면 해수면 온도가 높을수록 태풍이 더 많이 생겨나고 위력도 강해진다. 

이같은 이유로 4~5등급 강력 태풍은 해수 온도가 오르는 늦여름에나 발달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올해는 이상고온이 지속되면서 8월말에서 9월초에나 발달할 수준의 허리케인이 초여름에 발생한 것이다. 미국 로언대학 조교수 안드라 가너 박사는 "우리는 이 지구를 데우고 있으며 해수면 온도 역시 높이고 있다"면서 "따뜻한 바닷물은 허리케인의 핵심 에너지"라고 강조했다.

올해 엘니뇨 현상이 끝나면서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대두된다. 엘니뇨 현상은 날씨 패턴에 영향을 미쳐 대서양에서 강한 태풍이 출현하는 걸 방해하는데 최근 엘니뇨 현상이 종결되고 중립 상태로 전환되면서 태풍이 발생하기 좋은 조건이 갖춰졌다는 것이다. 게다가 올 하반기에는 엘니뇨의 반대 현상인 라니냐가 나타나 태풍이 더 많이 생겨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가너 박사는 "전례가 없긴 하지만 베릴은 온난화된 기후에서 발생할 것으로 예상해온 극단적 사례들과 상당부분 일치한다"면서 "이런 재해가 더 늘어나는 걸 막기 위해 온실가스 저감 노력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브라질, COP30 앞두고 '열대우림 보전기금' 출범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30) 의장국인 브라질이 열대우림 보전 주도에 나선다.6일(현지시간) COP30 홈페이지에 따르면 '세계 지도자 기후

"자연자본 공시...기후대응 위한 기업·정부 공동의 과제"

6일 서울 삼성동 웨스틴서울 파르나스에서 '녹색금융 시장의 확대와 다변화'를 주제로 열린 '2025 녹색금융/ESG 국제 심포지엄' 세션3에서는 자연기반 금

KT "고객보호조치에 총력…펨토셀 관리체계 대폭 강화"

KT가 'BPF도어' 등 악성코드에 서버가 감염된 것을 알고도 이를 은폐한 사실이 민관합동조사단 조사결과에서 드러나자, KT는 "네트워크 안전 확보와 고객

"녹색경제로 이행가려면 정책·기술·금융이 함께 움직여야"

6일 서울 삼성동 웨스틴서울 파르나스에서 '녹색금융 시장의 확대와 다변화'를 주제로 열린 '2025 녹색금융/ESG 국제 심포지엄' 세션2에서는 정책·기

KT, 서버 43대 해킹 알고도 '은폐'…펨토셀 관리체계도 '부실'

KT가 43대의 서버가 'BPF도어' 등 악성코드에 감염된 사실을 지난해 알고도 이를 은폐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KT 침해사고 민관합동조사단은 6일 정부

KCC글라스, 국내 최초 '조류 충돌 방지' 유리 출시

KCC글라스가 국내 최초로 조류충돌 방지기능을 갖춘 유리 '세이버즈(SAVIRDS)'를 출시했다고 6일 밝혔다.세이버즈는 특수 '샌드블라스팅(Sand Blasting)' 기법

기후/환경

+

강수량 600㎜·풍속 220㎞ '괴물태풍'...'갈매기'에 베트남 쑥대밭

태풍 '갈매기'가 필리핀에서 최소 323명의 사망·실종자를 내고 베트남까지 휩쓸고 있다.7일(현지시간) AFP·AP·로이터 통신과 관영 베트남

기후변화로 사하라 사막 초원되나?…"21세기말 강수량 75% 는다"

기후변화로 지구에서 가장 건조한 사하라 사막 강수량이 2100년에는 2배에 달할 것이란 연구결과가 나왔다.미국 일리노이 시카고대학(UIC) 연구팀이 21세

"NDC 60%는 실현 가능...50~53%는 탄소중립과 불일치"

정부가 제시한 2035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 가운데 60% 감축안만이 2050년 탄소중립과 정합하며 실현 가능한 경로라는 분석이 나왔다.미국 메릴랜드대학교

중국 에너지 전환 속도내지만..탄소배출 정점 더 늦어져

중국의 탄소배출 정점이 당초 예상했던 2030년 이전보다 늦은 2030년대 초반에 찍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했다.6일(현지시간) 알자지라는 국제 에너지&

HSBC, 석유·가스 감축 '속도조절'…'2050 탄소중립' 그대로

HSBC가 석유·가스 등 고배출 산업에 대한 2030년 감축 목표를 완화하고, 2050년까지의 탄소중립 장기 목표만 유지하기로 했다.6일(현지시간) HSBC는 공

기후위기 속 맥주의 생존법… 칼스버그 ‘열에도 강한 보리 유전자’ 발견

덴마크 맥주기업 칼스버그(Carlsberg)가 기후변화에도 견디는 '내열(耐熱) 보리 유전자'를 발견했다.6일(현지시간) 칼스버그연구소는 "보리 유전체에서 고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