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협약 탈퇴하는 트럼프 '탄소세' 도입은 '만지작'?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5-01-21 11:58:31
  • -
  • +
  • 인쇄
자국 산업 보호와 중국 견제용 전략
'탄소세' 도입하면 韓 철강·車도 영향
▲20일(현지시간) 정오 취임 예정인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사진=AP 연합뉴스)

'탄소중립은 사기'라고 외치던 도널드 트럼프가 제47대 미국 대통령으로 취임하면서 '파리기후변화협약'을 탈퇴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는 등 반(反) 친환경 행보를 시작한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에서 '탄소세'를 도입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자국의 산업을 보호하고 중국을 견제하겠다는 명분 하에 보호무역 정책을 강력하게 펼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어떤 정책으로 자국 산업을 보호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드러나지 않았지만 10~20%의 보편관세와 60%의 대중(對中) 관세 도입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또 파리기후변화협약에서는 탈퇴하지만 무역장벽으로 '탄소세'는 활용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트럼프 2기 재무장관으로 내정된 스콧 베센트는 지난 16일 상원 인사청문회에서 "트럼프 당선인이 공약한 관세 정책에 '탄소세'를 포함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외국 오염 수수료'에 대한 질문에 "전체 관세 프로그램의 일부가 될 수 있는 매우 흥미로운 아이디어"라고 답했다. 당시 발언은 중국을 겨냥한 것이었지만, 한국의 대미수출 품목에도 철강 등 탄소집약적 제품이 포함돼 있어 국내 산업계와 정부도 이 발언을 주목했다.

한국산 철강은 미국에 수출할 때 263만톤에 대해서만 무관세를 적용받는 쿼터제 적용대상이다. 트럼프는 지난 2018년 1기 집권시절에 무역확장법 232조를 철강에 적용하면서 한국산 철강에 대해 이같은 무역규제를 가했던 것이다. 이처럼 철강수출이 규제를 받는 상황에서 탄소세까지 부과되면 우리나라 철강제품의 가격경쟁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국내 철강업체들은 철강 생산과정에서 친환경 공법을 도입하고 탄소배출 줄이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그러나 미국이 '탄소세'를 도입하는 구체적인 기준이 나온 바가 없어 국내 철강업체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탄소세는 주요 수출품인 자동차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국산 완성차의 대미수출은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미국 수출액 가운데 26.8%가 자동차 비중이었다. 자동차는 대미 수출흑자의 약 60%를 차지하며 '수출효자' 노릇을 했기 때문에 미국 입장에서는 '무역적자' 요인으로 꼽힐 수 있다. 

이에 따라 트럼프 행정부는 도입을 예고한 보편관세와 함께 탄소세까지 부과해 외산 자동차 수입물량을 줄이고, 인플레이션감축법(IRA) 폐지 등으로 보조금 지급을 중단하면서 자국 자동차 산업 보호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렇게 되면 국산 내연차는 물론 친환경차까지 가격경쟁력이 저하된다.

다만 일각에서는 탄소세 조치가 중국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되며, 보호무역 조치로 중국 자동차의 미국 시장 진입이 제한된다면 한국산 자동차 및 부품 업계는 미국 시장에서 가격경쟁력이 우수한 중국산 전기차를 견제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조철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중국 전기차에 대한 경계심이 세계적으로 높아진 상황에서 유럽, 미국에서 무역장벽을 높여 중국차 진출을 막아준다면 한국산 자동차업계도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자율주행, 커넥티드카 등 미래 모빌리티 경쟁력을 확보할 시간을 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셀트리온제약 'ESG위원회' 신설..."위원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

셀트리온제약은 이사회 내 'ESG위원회'를 신설하고 본격적인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돌입했다고 11일 밝혔다.ESG위원회는 ESG 경영을 총괄하는

kt ds '2025 대한민국 인적자원개발 대상' 종합대상 수상

KT그룹 IT서비스 전문기업 kt ds가 한국HRD협회가 주관하는 '대한민국 인적자원개발 대상'에서 최고등급인 '종합대상'을 받았다고 11일 밝혔다.대한민국

SPC, 음성에 '안전 스마트공장' 짓는다..."인명사고 근절"

SPC그룹은 생산시설에서 안전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3000억원을 들여 충청북도 음성군에 '안전 스마트 신공장'을 짓는다고 11일 밝혔다.'안전 스마트 신공

LG U+, CDP평가 기후대응부문에서 최고등급 ‘리더십 A’ 획득

LG유플러스가 2025년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CDP:Carbon Disclosure Project)로부터 기후변화 대응부문 평가에서 2년 연속으로 최고등급인 '리더십 A'를 획득했다

네이버, 종이보증서 대신 '디지털보증서' 발급..."탄소저감 기대"

네이버가 제품 구매일지와 보증기간 등의 정보가 입력된 디지털 보증서 '네이버 컬렉션'을 출시했다고 11일 밝혔다. 종이 보증서를 대체하는 이 디지털

삼성바이오, CDP평가 수자원관리 'A등급'...최고등급 최초 획득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지속가능경영 평가기관인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CDP:Carbon Disclosure Project)로부터 수자원관리(Water Security) 부문에서 최상위

기후/환경

+

[날씨] 무거운 눈이 '펑펑'...이번에 '습설'이 닥친다

첫눈에 폭설로 시작한데 이어, 이번 주말에는 많은 양의 '습설'이 내릴 것으로 예보돼 있다. 습설은 습기를 많이 머금고 있는 무거운 눈이어서 많은 피

전국 8개 유역환경청, 기후에너지 현장해결사로 나선다

환경관리를 중심으로 운영되던 8개 유역 환경청이 앞으로 기후에너지 현장대응 역할까지 맡는다.기후에너지환경부는 11일 전라남도 해남군 솔라시도

"기후변화로 2050년까지 GDP 4% 감소"...세계를 향한 UNEP의 경고

기후변화 대응을 외면할 경우 2050년까지 전세계 글로벌총생산(GDP)이 최대 4% 감소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유엔환경계획(UNEP)은 9일(현지시간) 7차 지

동남아 덮친 열대폭풍…기후변화가 '극대화'시켰다

지난 11월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스리랑카 등 동남아시아를 덮친 폭풍과 집중호우가 기후변화로 인해 '극대화'되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세계기

아연도금 전기로 열처리하는 기술개발..."온실가스 98% 감소"

전기 발열체로 아연도금 강판을 열처리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돼 금속 열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크게 줄일 수 있게 됐다.한국에너지기술

'수도권 직매립 금지' 예외조항에 지역주민들 반발…왜?

수도권매립지 피해 영향지역 주민들이 내년부터 시행되는 수도권 지역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에 예외조항을 허용하는 것에 강력히 반대하고 나섰다.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