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기와 군용헬기 충돌한 美상공...평소에도 지옥 항로였다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5-01-31 13: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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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보트가 30일(현지시간) 워싱턴DC 포토맥강에 추락한 항공기 잔해 옆을 수색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29일 오후 8시 53분(현지시간)쯤 미국 수도 워싱턴DC 인근 상공에서 발생한 여객기와 군용헬기 충돌로 사망한 67명의 탑승객 가운데 한국계 2명을 포함한 피겨스케이팅 유망주들이 대거 포함돼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29일 오후 8시 53분(현지시간)쯤 여객기와 군용헬기가 상공에서 충돌하면서 67명의 희생자를 낸 미국의 수도 워싱턴DC 인근에 있는 로널드 레이건 공항은 평소에도 혼잡하고 항로가 복잡하기로 유명한 곳이었다. 하루에 이·착륙이 800회가 넘는데다, 군용기와 헬기도 수시로 뜨고 내리는 바람에 지옥항로로 꼽힌다. 

이 때문에 이번 사고도 예견됐다고 지적하는 전문가들이 적지않다. 항공 전문가인 필립 헤이스는 BBC를 통해 "세계에서 가장 통제된 영공이며 미국 정부와 민간 시스템이 모두 있는 곳"이라며 "이 분야에 종사하는 기관의 수를 고려한다면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공항이어야 하는데 사고가 났다고 지적했다. 

민간항공기와 군용항공기는 각기 다른 항공시스템으로 운항되는데 이것이 같은 상공에서 교차하도록 하면서 이번 사고가 발생한 것이라고 짚었다. 실제로 지난해 5월에는 아메리칸 항공사의 비행기가 이륙 준비 중에 착륙하던 자가용 비행기와 충돌할 뻔한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레이건 공항은 백악관 및 연방의회에서 남쪽으로 약 4.8km 거리에 불과하며 동쪽에 포토맥강을 끼고 있다. 착륙하려면 강을 따라 접근해야 하는 데다 상공에 군용기와 헬기도 자주 나타난다. 공항 주변에 정부·군사 시설이 밀집한 탓에 비행 통제구역도 많은 복합한 항공지형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인데도 연방 의회가 레이건 공항의 항로를 추가로 승인했다는 것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당시 민주당이 장악했던 연방 상원에서 왕복 항로를 추가하는데 앞장선 의원은 남부를 지역구로 하는 라파엘 워녹(민주·조지아)과 테드 크루즈(공화·텍사스) 상원의원이었다.  이들은 서부 텍사스 노선 등 규제에 막혔던 노선들을 레이건 공항에 추가하기 위해 승인 법안을 적극적으로 추진했다.

노선 추가 법안에 대해 공항 인근 지역인 메릴랜드와 버지니아주를 지역구로 하는 의원들은 강한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레이건 공항에 항로를 추가하면 혼잡으로 인한 연착뿐 아니라 사고까지 초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아메리칸항공 산하 PSA항공 여객기가 레이건 공항에 착륙하려고 접근하던 중 상공에서 비행훈련하던 미국 육군의 블랙호크(시코르스키 H-60) 헬기와 충돌하면서 발생한 이번 사고로 여객기에 탑승해 있던 승객 및 승무원 64명과 헬기에 탑승해 있던 군인 3명이 모두 사망했다. 포토맥강에 추락한 여객기는 동체가 3조각 난 채로 허리 깊이의 강물에 떨어졌다.

이번 사고의 원인은 아직 규명되지 않았지만, 여객기와 헬기가 같은 고도에서 비행했던 이유에 우선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사고 당시를 촬영한 영상에는 착륙하려고 저고도로 비행하던 여객기를 향해 헬기가 다가가 충돌하면서 화염이 발생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AP통신에 따르면 공항 관제사가 헬기에 여객기와의 충돌을 주의하라고 무전으로 경고한 직후 사고가 발생했다.

한편 사고기에는 캔자스주 훈련 캠프에서 돌아오던 피겨 스케이팅 선수 등 14명이 타고 있던 것으로 파악됐다. 희생자 중에는 한국계 여자 피겨 스케이팅 선수 지나 한(13)과 그의 어머니 진 한 그리고 한국계 남자 피겨 스케이팅 선수 스펜서 레인(16)과 그의 어머니 크리스틴 레인도 타고 있었다. 1994년 세계 피겨선수권대회 챔피언 출신인 코치인 예브게니아 슈슈코바와 바딤 나우모프 부부(러시아)도 사망자 명단에 포함됐다. 지나 한과 스펜서 레인도 이 부부의 제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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