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워진 바다 식는데 걸리는 시간 2배 늘었다...이유는?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5-02-17 18:31:30
  • -
  • +
  • 인쇄


바다가 뜨거워졌다가 다시 식는데 걸리는 시간이 40년 사이에 2배 길어졌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연세대학교 송하준 대기과학과 교수 연구팀과 존 마셜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MIT) 교수은 인공위성 관측자료를 토대로 지난 40여년동안 해양 온도가 원래 상태로 회복되는 속도가 점점 느려지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17일 밝혔다.

일반적으로 바다는 온도가 일시적으로 상승하더라도 일정시간 지나면 원래 상태로 회복된다. 그러나 연구팀 분석에 따르면 1980년대에는 해수면 온도가 정상으로 회복되는데 평균 10일 정도 걸렸지만, 2020년대에는 20일 이상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현상은 원래 회복력이 약했던 지역에서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다. 연구팀은 바다의 온도가 높아진 상태로 지속되면 해양열파(이상 고수온 현상) 빈도와 지속시간이 증가할 수 있고, 이로 인해 해양 생태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연구팀은 해양 온도가 쉽게 낮아지지 않는 이유를 지구온난화로 인한 혼합층의 깊이, 감쇠 효율, 외부 강제력 변화 등에 의한 복합적인 결과라고 분석했다. 우선 표층 해양 온도가 오르면서 바닷물 층이 뚜렷해지는 성층화가 강화됐고, 이로 인해 표층의 열이 해양 내부로 섞이기 어려워졌다. 이는 해양 온도 변화를 조절하는 능력을 저하시켜 회복 속도를 둔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2020년대에 올수록 점점 길어지는 해수면온도 지속시간과 해양열파 지속시간(사진=연세대)

또 지난 40년간 바람 세기가 증가하며 혼합층이 깊어지면서 해수면 온도 회복을 더디게 만들었다. 해양 혼합층이란 해양 표층의 일부 깊이가 바람과 파도의 혼합 작용으로 온도가 일정하게 유지되는 층을 뜻하며 바람이 강할수록 깊이가 깊어지고, 잘 변화하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해류와 해양 내부 순환 등 열 에너지를 이동시키는 외부 강제력이 약화되면서 바닷물의 흐름이 느려지고, 바닷속으로 열을 이동시키는 조절 기능이 저하됐다.

연구팀은 이같은 변화가 해양이 온도를 조절하는 능력을 점점 잃어가고 있다는 신호라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해양 내부로의 열 확산 효율이 감소하면서 해양 상층부의 과도한 열을 해소하기 위해 대기-해양 상호작용의 역할이 더욱 커졌으며, 해양이 인간 활동으로 인해 발생한 초과 열을 흡수하는 능력이 감소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송 교수는 "해양 상층부의 회복력 둔화는 해양 생태계에 더 큰 열적 스트레스를 가할 가능성이 있다"며 "해양열파 등으로 인해 생태계가 극단적인 온도에 노출될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클라이밋 체인지'에 지난 6일자에 게재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기후위기에 '물 리스크' 현실화…국내기업 22조원 피해

기후위기로 인한 홍수, 수질 오염 등 '물 리스크'가 현실화되면서 국내 주요 기업들이 22조원에 달하는 재무피해를 볼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21일 한

소비자 73% "ESG 우수기업 제품 구매의사 있다"

기업들은 경기불황을 이유로 ESG경영을 등한시하는 분위기이지만 소비자들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을 실천하는 기업의 제품을 구매할

수출 중견기업 ESG경영 확산되지만...애로는 여전

수출 중견기업들 사이에서 ESG 경영이 확산되고 있지만 여전히 인력과 자원 면에서 ESG경영으로 전환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21일

주인 바뀐 남양유업 6년만에 흑자..."강도높은 경영혁신 결과"

20일 남양유업은 2024년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 2억5000만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지난해 662억 원 순손실에서 흑자전환한 것으로, 2019년 3분기 이

트럼프 행정부, 31개 오염규제 폐지 추진..."20만명 목숨 빼앗을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대기·수질관련 31건의 규제를 폐지하면 향후 25년간 약 20만명이 위험해질 것이라고 19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이 보

美·EU, ESG 규제 완화 움직임…대한상의 "새로운 대응 전략 모색해야"

미국, 유럽연합(EU) 등을 중심으로 ESG 규제 완화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우리 기업들에 대한 영향을 분석하고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가 마련

기후/환경

+

관세 다음은 '물 전쟁'?…미국과 멕시코 '강물 분배' 갈등

관세를 놓고 갈등을 벌이고 있는 미국과 멕시코가 이번에는 물공급을 놓고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미국 정부는 멕시코 티후아나가 콜로라도 강물을 공

사라지는 빙하에...20억 인구 식량·물부족 시달린다

빙하가 전례없는 속도로 녹아내리면서 전세계 20억 인구가 식량 및 물 부족 위험에 처했다.20일(현지시간) 유네스코는 '세계 물 개발 보고서 2025'에서 기

22일 밤 지구 위해 '1시간 불끄기'...롯데타워도 편의점도 동참

22일 오후 8시30분부터 1시간동안 서울의 랜드마크인 롯데월드타워를 비롯해 전국 주요 건물의 불이 꺼진다.세계자연기금(WWF)이 주최하는 '어스아워' 캠

트럼프 행정부, 31개 오염규제 폐지 추진..."20만명 목숨 빼앗을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대기·수질관련 31건의 규제를 폐지하면 향후 25년간 약 20만명이 위험해질 것이라고 19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이 보

온난화로 점점 건조해지는 대기..."호흡기 질환자 증가할 것"

기후변화로 점점 건조해지는 대기는 기도에 탈수와 염증 증세를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기도에 염증이 발생하면 천식, 알레르기성 비염

COP30 최고경영자 "기후대응 강화하지 않으면 전쟁 증가할 것"

다가오는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의 최고경영자가 기후변화에 대응하지 않으면 더 많은 전쟁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18일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