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테크]폐수·폐플라스틱의 재발견...암모니아·화장품 원료 생산기술 개발

원은수 기자 / 기사승인 : 2025-03-25 11:22:10
  • -
  • +
  • 인쇄
▲폐수와 페트병 추출물을 이용한 암모니아, 글리콜산 생산 전기화학시스템 (자료=UNIST)

국내 연구진이 폐수와 폐플라스틱으로 암모니아와 화장품 원료인 글리콜산을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신소재공학과 조승호·송명훈 교수팀은 폐수 속 질산 오염물을 태양광 전기로 반응시켜 암모니아로 바꾸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25일 밝혔다. 암모니아 생산과정에서 폐플라스틱 유래 글리콜산도 만들어지는데, 글리콜산은 화장품에 사용되는 원료다.

연구진은 "태양광 전기를 이용하기 때문에 이산화탄소 배출없이 암모니아를 생산할 수 있다"면서 "탄소배출은 줄이고 폐플라스틱으로 고부가가치 물질을 생산할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라고 했다.

연구팀은 양극(cathode)에서 암모니아를, 음극(anode)에서 글리콜산을 태양광 전기로 합성하는 광전기 화학시스템을 개발했다. 폐수 속 아질산염(NO2-)이 태양광전기 에너지를 받아 양극에서 환원돼 암모니아로 바뀌는 원리다. 전기화학시스템은 짝 반응이 일어나는데, 그 짝 반응으로 음극에서는 에틸렌글리콜이 글리콜산으로 산화된다. 에틸렌글리콜은 폐플라스틱에서 추출되는 원료다.

암모니아는 전세계에서 황산 다음으로 많이 생산되는 수요가 큰 무기화합물이지만 생산과정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가 전체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1.4%를 차지할 정도다. 100년째 이어지는 암모니아 생산공정인 하버·보슈법을 대체할 친환경 암모니아 생산기술 개발이 필요한 이유다.

연구팀은 폐수 속의 아질산염만을 선택적으로 환원시키는 촉매(RuCo-NT/CF)를 개발해 이같은 고효율 시스템을 만들었다. 폐수 속에서는 질산염(NO3-)과 아질산염이 섞여 있는데, 아질산염으로 암모니아를 만드는 것이 훨씬 빠르고 에너지가 적게 든다. 또 시스템의 짝 반응으로 에너지 소모가 많은 산소 발생 반응이 아닌 글리콜산 발생 반응을 택해 필요한 전기에너지를 더 줄였다.

연구팀은 기술의 상용화 가능성도 검증했다. 저준위 방사성 폐수를 모사한 전해질과 페트병 추출물을 이용한 전기화학시스템은 114μmol/cm2h 수준의 태양광 암모니아 생산 속도를 보였다.

조승호 교수는 "태양광과 폐기물로 그린 암모니아와 고 부가가치 글리콜산을 동시에 생산하였다는 점에서 지속 가능한 탄소중립형 에너지 솔루션을 제시한 연구"라고 밝혔다.

이 기술은 향후 다양한 전기화학적 촉매 시스템과의 융합을 통해 더욱 효율적인 친환경 암모니아 생산 공정에 적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폐 유기물을 활용하여 고부가가치 화합물 생산이나 과산화수소 합성 등으로 확장될 수 있어, 차세대 친환경 사회 실현을 위한 핵심 기술로 활용될 전망이다.

이번 연구는 장원식, 김종경, 김혜승 연구원이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기초연구실 지원 사업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연구결과는 나노과학 분야의 국제학술지 '나노 레터스(Nano Letters)' 2월 19일자에 게재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궁금;이슈] 경찰 출두한 방시혁...투자자에게 IPO계획 숨겼다?

글로벌 스타 방탄소년단(BTS)를 탄생시킨 하이브의 방시혁 의장이 투자자들에게 기업공개(IPO) 계획을 숨기고 지분 매각을 유도했다는 혐의를 조사받기

해군 입대한 이재용 삼성 회장 장남...해군 통역장교로 복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장남 이지호(24)씨가 15일 해군 장교로 입대했다. 2000년 미국에서 태어나 한국과 미국 복수 국적을 가지고 있던 이씨는 해군 장

신규 원전건설 백지화 시사한 환경장관 "탈원전은 아냐"

곧 출범할 기후에너지환경부를 이끌 김성환 환경부 장관이 새로운 원전을 짓는 데 대해 국민 공론화를 통한 재논의 필요성을 제기하며 신규 원전을 추

"비용부담 커진다"vs"무상할당 안돼"...4차 배출권 할당계획 '대립각'

정부가 2026년부터 2030년까지 적용할 '제4차 국가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할당계획안'을 놓고 산업계와 시민단체들이 큰 의견차를 보이고 있다. 산업계

경기도주식회사, 탄소중립 실천 위한 '친환경 협업 기업' 모집

탄소중립 실천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경기도주식회사가 오는 10월 3일까지 '2025년 2차 기후행동 기회소득 사업 플랫폼 구축 및 운영' 협업 기업을 모

"철강·석유화학 배출권 유상할당 높여라...국제추세 역행하는 것"

환경부가 철강과 석유화학 등 탄소다배출 업종에 대한 4차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무상할당 비율을 종전대로 100%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자, 시민단

기후/환경

+

'2035 NDC' 뜸 들이는 EU...기후 선도그룹 위상 '흔들'

유럽연합(EU)이 올해 유엔(UN)에 제출해야 할 '2035 국가온실가스감축계획(NDC)'에 대한 감축목표를 기한내에 확정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회

태양빛으로 방사능 오염된 토양 정화하는 '인공식물' 개발

태양빛으로 방사능에 오염된 토양을 정화하는 인공식물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울산과학기술원(DGIST) 화학물리학과 김성균 교수연구팀은 태

강릉 저수율 16.5%까지 상승...수요일 또 강릉에 '반가운 비'

강릉 시민들의 생활용수 87%를 공급하는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이 16일 오전 6시 기준 16.5%를 기록했다. 주말 전후 오봉저수지 인근에 내린 81㎜의 비가 지

폭염 극심했던 유럽...올해 이상기후로 입은 피해 '70조원'

올해 극한기후로 인해 유럽이 약 430억유로(약 70조원)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독일 만하임대학과 유럽중앙은행(ECB) 연구팀은 올여름 폭염과 가

"2035년 NDC 61.2% 정해야...산업 경쟁력 강화할 기회"

2035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2018년 대비 최소 61.2%로 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15일 국회 기후행동의원모임 '비상'은 성명을 통해 "20

환경부 '낙동강 녹조' 독성조사 착수...공기중 조류독소도 조사

환경부가 환경단체와 함께 낙동강 녹조 조사에 착수한다.환경부는 15일 오후부터 낙동강네트워크, 환경운동연합과 낙동강 녹조 심화지역에 대한 조류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