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 운전자 사고 많은 이유 있었네...돌발상황 반응속도 더 느려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5-04-10 13:57:09
  • -
  • +
  • 인쇄
▲지난 8일 부산 수영구에서 70대 고령 운전자 차량이 인도로 돌진하는 사고가 발생했다.(사진=연합뉴스)

앞차가 급정지하는 돌발상황에서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의 반응속도는 젊은 운전자에 비해 최대 1초 이상 느린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은 고령·비고령 운전자 34명을 대상으로 시내 도로주행 시뮬레이션 시험을 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시험에서 비고령 운전자는 앞차가 급정거했을 때 브레이크를 밟기까지 3.09초 걸린 반면 고령 운전자는 3.56초가 걸렸다. 또 불법주차 차량으로 시야가 제한된 상황에서 횡단보도에 갑자기 어린이가 나타났을 때 비고령자는 1.20초만에 반응하지만 고령자의 반응속도는 2.28초나 걸렸다.

통상 시속 50㎞ 주행 차량에서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1초 늦게 밟으면 제동거리는 약 14m 더 길어지게 된다. 그만큼 교통사고 발생 위험도 커진다.

고령 운전자 스스로도 교통사고를 유발할 위험이 크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소비자원이 고령 운전자 3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60.7%에 해당하는 182명이 '비고령자보다 교통사고를 일으킬 가능성이 더 클 것'이라고 답했다.

이유로는 '판단력이나 반응속도 저하'가 95.6%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시력저하(72.5%), 운동신경 저하(65.9%), 지속적인 약물 복용 경험(9.9%) 등이 뒤를 이었다.

고령 운전자의 운전실수로 인한 사고는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지난 8일 부산 수영구에서 70대 여성이 운전한 차량이 인도로 돌진해 1명이 죽고 3명이 다치는 일이 벌어졌다. 지난해 9월 부산 해운대구에서도 70대 남성이 몰던 차량이 보행자를 치는 일이 있었고, 지난해 7월 보행자 9명이 숨진 서울시청 앞 차량 돌진 사고 역시 운전자는 60대 후반이었다. 사고 운전자들 대다수가 차체 이상으로 인한 '급발진'을 주장했지만, 사건 대부분은 '운전 미숙'으로 결론지어졌다.

이에 사고를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운전보조시스템이 탑재된 고령자용 보조 차량 도입', '65~70세 이상 면허반납' 등이 나와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 2023년 1월 시행된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 성능과 기준에 관한 규칙'에 따라 고령 운전자 차량에 대한 비상자동제동장치 설치를 의무화했다. 하지만 소비자원은 돌발 상황에서 가속페달과 브레이크 페달을 혼동할 여지가 있는 만큼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를 장착한 차량 보급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고령 운전자가 많은 일본의 경우 비상자동제동장치와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가 함께 설치된 차량의 인증·보급을 장려하는 추세다. 소비자원은 이번 조사 결과를 관계부처와 공유하고 이러한 점을 건의할 예정이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국민연금, ESG 책임투자 강화…'감사위원 3%룰' 반영

국민연금이 국내외 투자 기업을 대상으로 ESG 책임투자를 한층 강화한다.20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국민연금공단은 최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

KT 판교·방배 사옥 경찰 압수수색…서버폐기로 증거은닉 의혹

해킹사고 처리과정에서 서버를 의도적으로 폐기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KT가 압수수색을 당했다.19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

셀트리온, 美에 1.4조 韓에 4조원 투자..."4Q 실적 턴어라운드"

일라이 릴리로부터 미국 공장을 인수해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에 생산기지를 확보한 셀트리온은 의약품에 대한 미국 관세리스크를 털어내고

한국ESG기준원, ESG평가 'A+등급' 20곳...올해도 S등급 'O'

하나금융지주와 KB금융, 신한지주와 현대백화점, 현대로템 등 20개 기업이 한국ESG기준원에서 주관하는 '2025 ESG 평가'에서 통합등급 'A+'를 획득했다. 이

CJ제일제당 '빨대없는 스토어' 캠페인...대체소재로 PHA 제안

CJ제일제당이 자원순환사회연대(NGO), CJ푸드빌과 함께 일회용 석유계 플라스틱 빨대 사용을 줄이기 위한 '빨대없는 스토어 만들기(Be Straw Free)' 캠페인을

호텔신라, 친환경 운영체계 구축 나선다

호텔신라의 모든 호텔 브랜드가 친환경 호텔로 도약한다.호텔신라는 글로벌 친환경 인증기관인 '환경교육재단(FEE; Foundation for Environmental Education)'과 업

기후/환경

+

석유대국 사우디, 재생에너지 반대하다 '태세전환'

석유대국 사우디아라비아까지 재생에너지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17일(현지시간) CNN 등 외신은 사우디아라비아가 남부 알 슈아이바2(Al Shuaibah 2) 태양광

인도네시아, 국제 탄소거래시장 진입 채비… “재생에너지 52.9GW 확충”

인도네시아가 국가 탄소시장을 국제 기준에 맞춰 정비하며 글로벌 탄소시장에 본격 진입한다.19일(현지시간) 솔라쿼터 등 현지매체에 따르면, 인도네

中, 재생에너지 확장에서 미국·EU 제치고 세계 1위로 부상

중국이 재생에너지 확장 속도와 규모에서 미국과 유럽연합을 넘어 세계 1위에 올랐다는 분석이 나왔다.18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중

트럼프 기후정책 후퇴로 전세계 130만명 추가 사망 가능성

미국의 기후정책 후퇴가 전세계적으로 약 130만명의 추가 사망을 초래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19일(현지시간) 가디언과 프로퍼블리카의 공동 분석

국민연금, ESG 책임투자 강화…'감사위원 3%룰' 반영

국민연금이 국내외 투자 기업을 대상으로 ESG 책임투자를 한층 강화한다.20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국민연금공단은 최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

[COP30]"BTS에 영감받아"...K팝 팬들도 '탈탄소화' 촉구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가 열리고 있는 브라질 벨렝에서 케이팝(K-팝) 팬들이 '문화 분야의 탈탄소화'를 촉구하는 목소리를 냈다.K-팝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