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O '해운 탄소세' 도입...2027년 대형 선박부터 적용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5-04-12 11:39:23
  • -
  • +
  • 인쇄

국제해사기구(IMO)가 '해운 탄소세'를 처음으로 도입했다.

IMO는 지난 11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제83차 해양환경보호위원회(MEPC 83)에서 해양오염방지협약(MARPOL) 부속서를 개정해 '넷제로 프레임워크'(Net-Zero Framework) 내 '선박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중기조치 규제'를 공식 승인했다. 이 규제는 오는 2027년부터 5000톤 이상 대형 선박을 대상으로 적용된다.  

해운업은 전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3%를 차지하고 있으며, 글로벌 물류 수요 증가와 함께 그 비중은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럼에도 해운 부문의 온실가스 감축은 각국 정부가 아닌, 국제기구인 IMO 차원의 규제를 통해 추진되고 있다. 이는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파리기후변화협정 결과에 따라, 해운 부문이 국가별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에는 포함되지 않고 '국제 벙커링'이라는 독립 항목으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IMO는 2023년 '2050 탄소중립'을 공식 목표로 설정했으며, 이번 MEPC 83에서는 이를 달성하기 위한 '중기조치'(Mid-term measures)를 주요 의제로 논의했다. 그 결과 '선박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중기조치 규제안'을 포함한 넷제로 프레임워크가 최종 승인됐다.

규제안의 핵심은 선박이 사용하는 연료의 '온실가스 집약도'(GFI, Greenhouse Gas Fuel Intensity), 즉 온실가스 배출 수준을 기준으로 감축 목표를 정하고 이행 여부를 평가하는 데 있다. 

가령 감축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선박의 경우, 초과 배출량만큼 벌금 개념의 '보완 단위'(RU, Remedial Unit)를 구매하는 방식으로 탄소세를 납부해야 한다. 반면 목표보다 더 많은 양을 감축한 선박의 경우, 남은 감축분을 '초과 단위'(SU, Surplus Unit)로 인정받아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이는 탄소 배출을 적게 할수록 선박에 인센티브가 돌아가는 구조로, 국제 해운업이 온실가스 배출이 보다 적은 연료를 선택하도록 유도할 수 있는 기능적 조치라는 점에서 중요한 의의를 지닌다. 

또 이번 합의는 수년에 걸친 논의와 복잡한 외교 협상의 결과물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이번 MEPC 83에서도 화석연료 경제 기반의 국가들이 기후위기 취약국이 주장하는 조치에 강력히 반대하는 등 치열한 공방이 이어졌는데, 이러한 난항을 거쳐 국제 해운 부문 온실가스 감축의 첫 제도적 틀을 마련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하지만 긍정적인 평가만을 내리기엔 어렵다. 이번에 승인된 연간 감축 목표량은 2023년 IMO 176개 회원국이 합의한 '2050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유럽의 교통·환경 싱크탱크인 T&E의 분석에 따르면, 이번 계획이 온전히 이행되더라도 2030년까지의 온실가스 감축률은 최대 10%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2023년 IMO가 제시했던 '2030년까지 20~30% 감축' 한참 못 미치는 수치로, 기존 목표를 달성하는 것조차 역부족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다만 오는 10월 예정된 넷제로 프레임워크의 최종 채택 과정에서 세부 규칙에 대한 조정 가능성이 남아 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카카오 'CA협의체' 해체하고 '3실 체제'로 개편한다

지난 2년간 카카오 경영을 이끌었던 최고의사결정기구 'CA협의체'가 해산된다.카카오는 오는 2월 1일부터 현재의 CA협의체 조직구조를 실체제로 개편한

석화산업 생산감축만?..."전기화 병행하면 128조까지 절감"

석유화학산업 제품 생산량을 25% 줄이고 나프타 분해공정(NCC)을 전기화하면 기존 수소화 방식보다 전환비용을 최대 약 128조원 아낄 수 있다는 분석이

탄소제거에 흙까지 이용하는 MS...12년간 285만톤 제거 계획

인공지능(AI) 수요가 급증하면서 데이터센터 탄소배출량이 갈수록 늘어나자, 마이크로소프트(MS)는 토양을 이용한 탄소제거 방법을 동원하기 시작했다.

[ESG;스코어] 'CBAM 대응체계' 가장 꼼꼼한 철강업체는 어디?

올해부터 철강과 알루미늄, 전기 등 탄소배출량이 높은 6개 수입품목에 대한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가 본격 시행된 가운데, 국내 철강사

"화석연료 손뗀다더니"...게이츠재단, 석유·가스社 지분 야금야금 늘려

빌 게이츠가 "화석연료 기업에서 손을 뗐다"고 공개 선언한지 5년이 지났지만, 게이츠재단은 여전히 석유·가스 기업에 대규모로 투자하고 있는 것

구글 '2030 넷제로' 이상무?…美서 청정에너지 1.2GW 확보

구글이 미국에서 청정에너지 1.2기가와트(GW)를 확보하면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전력수요 증가로 '2030 넷제로'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기후/환경

+

뉴욕·LA도 예외 아니다...100대 대도시 절반 '물부족' 직면

미국의 뉴욕과 로스엔젤레스(LA), 중국의 베이징 등 인구가 집중돼 있는 전세계 대도시들이 앞으로 심각한 물부족 사태를 겪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22

선박연료 규제했더니...산호초 백화현상 더 심해졌다고?

해양오염을 줄이기 위한 선박연료에 대한 규제가 오히려 산호의 백화현상을 가속화시켰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흥미를 끈다. 호주 멜버른대학 로버트

암스테르담 크루즈 여행 못가나?...2035년까지 '운항금지' 추진

유럽의 대표적 관광도시인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이 크루즈 운항을 금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환경오염과 탄소배출이 이유다.22일(현지시간) 피플

연일 40℃ 넘는 호주 폭염 "자연적인 기후변동 아니다"

남반구에 위치한 호주는 올초부터 기록적인 폭염에 시달리고 있는데, 이같은 폭염은 온실가스 배출량 증가로 앞으로 발생 가능성이 최소 5배 이상 높

올해도 '가마솥 폭염과 극한호우' 예상..."기온, 평년보다 높을 것"

올해도 우리나라 평균기온과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높겠다. 전체 강수량은 평년과 비슷하지만 특정지역에 집중호우가 내릴 가능성이 크다.기상청은

주머니 손넣고 걷다가 '꽈당'..."한파, 이렇게 대비하세요"

이번 주말을 포함해 당분간 강추위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한파 피해예방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기상청은 외출시 보온 관리부터 차량 운행,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