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텔레콤이 해킹 사태 이후 한달간 약 42만명의 가입자가 빠져나간 가운데 KT와 LG유플러스는 이탈한 SKT 가입자를 유치하기 위해 치열하게 물밑 경쟁을 벌이고 있다.
26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최근 일부 KT·LG유플러스 대리점에서 최신 스마트폰을 공짜로 제공하거나 최대 33만원에 달하는 페이백을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몇몇 대리점에서는 'SK해킹'이라고 적힌 대형 입간판을 내걸고 SKT 가입자를 유도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지난달 22일 해킹 사건이 발생했다는 사실이 알려진 이후 SKT 가입자는 25일 기준 42만7506명이 빠져나갔다. 이 가운데 23만8638명이 KT로 이동했고, 18만8868명이 LG유플러스로 이동했다. SKT 가입자의 55.8%가 KT로, 44%가 LG유플러스로 이동한 것이다.
SKT 가입자 이탈 추세는 초기와 다르게 다소 주춤해지고 있는 상황이지만 여전히 하루평균 1만명 내외가 이탈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KT와 LG유플러스는 이탈하는 SKT 가입자를 유입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일반적으로 다른 이통사 가입자를 유치하려면 1명당 평균 40만~60만원 수준의 마케팅 비용이 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KT와 LG유플러스 입장에서는 이 비용을 들이지 않고 가입자를 유입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SKT 해킹 사건을 대놓고 마케팅에 이용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LG유플러스의 한 대리점은 SKT를 직접 언급하면서 "불안함 속에 사용하지 말고 빠르게 이동하라"는 문자를 발송하기도 했다. 또다른 LG유플러스 대리점은 SKT를 대상으로 집단소송을 대행해주겠다는 문자를 발송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해당 대리점은 승소시 1인당 최대 30만원씩 보상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오픈채팅방에서 번호이동을 부추기는 내용들을 쉽지 않게 볼 수 있다.
이와 관련해 LG유플러스 관계자는 뉴스트리와 통화에서 "SKT 사태를 영업에 활용한 건 본사 의사가 아닌 대리점과 판매점 점주들의 개인 행동으로 즉시 중단 조치했다"면서도 "해킹 사태로 통신사를 이동하고자 하는 고객들을 위해 다양한 프로모션을 기획 및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해킹 사태로 불안할 고객들을 위해 보안 관련 기능 강화도 계속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KT도 갤럭시S25 시리즈에 대한 공시지원금 상한액을 50만원에서 70만원으로 상향했다. 번호이동 가입자를 대상으로 위약금과 유심 교체비용도 일부 부담해주고 있다. 또 온라인 전용 요금제 '요고'에 가입하면 2년동안 최대 24만원에 달하는 네이버페이 포인트를 지급하고 가입 첫달 요금은 무료로 제공한다. KT 관계자는 "해킹 사고로 피해를 볼 지 몰라 불안한 고객들을 위해 다양한 방면으로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다"며 "단순 마케팅을 넘어 통신업계 전체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분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SKT도 가입자 이탈을 막기 위해 최신폰 공시지원금 상한액을 68만원까지 높이는 등 안간힘을 쏟고 있지만 유심 교체 물량 부족 사태가 해결되기 전까지 신규가입을 받을 수 없는 만큼 고객 이탈로 인한 손실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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