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3분기 전기요금이 동결된다. 최근 약 3개월간 국제유가 하락세와 국내 물가 안정화 등으로 전기요금이 내려갈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지만, 43조에 달하는 한국전력공사의 누적적자와 이스라엘-이란 전쟁으로 중동 위기가 고조되면서 에너지가 가격이 상승할 것을 고려한 결정으로 보인다.
한국전력은 오는 7월부터 적용할 3분기(7~9월) 연료비조정단가를 현재와 동일한 킬로와트시(kWh)당 5원으로 유지한다고 23일 밝혔다. 연료비조정단가는 최근 3개월간 유연탄과 액화천연가스(LNG) 같은 국제 연료비 변동 상황 등을 고려해 ㎾h당 ±5원 이내에서 결정하는 조정 요금으로, 현재는 최대치인 +5원을 적용하고 있다.
올 3분기 한전은 최근 유가 하락 등을 고려해 연료비 조정 단가가 -6.4원까지 내려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지만, 산업통상자원부는 "한전의 재무상황 등을 고려해 조정단가를 2분기와 동일하게 유지한다"고 통보했다.
특히 이스라엘-이란 중동 전쟁 여파로 인해 최근 국제유가가 상승세를 보이고, 에너지 수급 불안정 문제도 겹칠 수 있어 가격 동결로 결정됐다. 최근 이란이 세계 석유 무역의 요충지인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유가 급상승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페르시아만과 오만만, 아라비아해를 연결하는 곳으로 세계 석유 무역의 약 20%가 이뤄진다.
가정용 전기요금의 경우 2023년 5월 이후 9분기 연속 가격 동결을 유지하고 있다. 한전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인 2021~2023년 높아진 에너지 수입원가를 요금에 반영하지 못해 누적적자가 43조원에 달했다. 지난해 영업이익 흑자로 일부 축소됐지만, 2021년 이후 누적 영업적자는 지난 1분기 기준 여전히 30조9000억원에 달한다.
다만 이같은 상황에도 가격 동결 기조를 유지하다가 김동철 한전 사장까지 나서 전기요금 인상을 요구하면서 지난해 10월 말 산업용 전기요금만 평균 9.7% 인상한 바 있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유세 기간 중 "전기요금이 지금도 비싸다고 느낄 수 있지만 어쩔 수 없이 앞으로 올려야 한다"며 인상 기조에 동의하면서도 "현재 국내 경제 상황이 매우 안좋고, 민생이 어려워 당장 전기요금에 손대기가 어렵다"고 동결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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