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끔찍한 인명피해로 이어질 뻔했던 5호선 방화 사건 현장 영상이 공개됐다.
25일 서울남부지검은 지난달 31일 서울 지하철 5호선 방화 사건의 아찔한 순간이 담긴 내부 폐쇄회로(CC)TV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는 평범한 주말 아침 지하철의 모습이 순식간에 불지옥으로 변하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 당일 오전 8시 42분, 여의도역에서 마포역으로 향하던 5호선 열차가 한강 하저터널을 지나고 있을 때, 한 남성이 백팩 안에서 휘발유가 가득 든 페트병을 꺼내 들더니 승객들을 향해 뿌려댔다.
갑작스런 남성의 행동에 깜짝 놀란 승객들은 소리지르고 서로 부딪치며 옆 칸으로 피했다. 한 임산부는 달리다 휘발유에 미끄러져 넘어지기도 했다.
한바탕 소동이 벌어지고 3초 후 방화범은 라이터로 휘발유에 불을 붙였고, 열차는 순식간에 불길에 휩싸였다. 당시 열차에는 481명의 승객이 탑승해 있었지만 신속히 대피한 덕분에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일부 승객들은 비상 핸들을 작동시켜 열차를 비상 정차시킨 후 출입문을 열어 유독가스를 외부로 배출했고, 객실 내 비치된 소화기로 잔불을 껐다.
검찰은 "화재 재연 실험 결과 급격하게 화염이 확산하는 휘발유 연소 특성상 승객 대피가 늦었다면 인명피해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며 "시민들의 성숙한 대처 덕에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고 밝혔다.
방화범 원모(67)씨는 방화 직후 여의나루역에서 체포됐다. 조사에 따르면 그는 이혼 소송 결과에 불만을 품고 스스로 목숨을 끊을 생각을 했으며, 이윽고 사회적 관심의 대상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대중교통인 지하철에서 범행을 결심했다. 검찰은 원모씨를 살인미수와 현존전차방화치상, 철도안전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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