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테크]폐태양광으로 벼 카드뮴 66% 줄였다…식량안보·전자폐기물 동시 해결

송상민 기자 / 기사승인 : 2025-07-07 15:33:45
  • -
  • +
  • 인쇄

폐태양광 패널에서 추출한 나노실리콘이 벼의 카드뮴 축적을 최대 66%까지 낮추는 것으로 밝혀졌다. 중금속 오염 저감 효과뿐 아니라 폐전자제품 재활용까지 가능하다는 점에서 식량안보와 순환경제를 동시에 달성할 것이라는 기대다.

호주 뉴캐슬대학교 환경복원센터 연구진은 최근 폐태양광 패널에서 회수한 실리콘을 나노입자 형태로 가공해 벼에 적용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실리콘이 적용되지 않은 벼와 비교한 결과, 카드뮴이 든 물에서 자란 벼의 카드뮴이 62~66% 줄어들었다. 벼 뿌리나 줄기, 껍질 등에서도 카드뮴이 30~60% 줄었다.

연구진은 나노실리콘이 벼 뿌리의 세포벽에 달라붙어 카드뮴이 식물 안으로 들어가는 걸 막았고, 일부 실리콘은 세포 안으로 들어가서 중금속을 해독하는 작용도 했다고 밝혔다. 전자현미경으로 들여다본 결과, 실리콘은 주로 세포벽에 있었고 카드뮴은 훨씬 덜 퍼져 있었다고도 했다.

나노실리콘을 쓴 벼는 중금속만 줄인 게 아니라 잘 자라는 데 필요한 영양소도 더 잘 흡수했다. 구리는 최대 57%, 마그네슘은 41%, 아연은 13% 더 많이 흡수돼 벼가 더 건강하게 자랐다. 연구팀은 실리콘이 뿌리를 튼튼하게 만들고 대사작용도 활발하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이 나노실리콘은 버려진 태양광 패널에서 만든 것이라 값도 쌌다. 1kg 만드는 데 440만원 정도가 들었는데, 이는 기존에 시판되던 제품보다 10배나 저렴하다. 연구팀은 "고품질 실리콘을 새로 캐지 않고 폐기물에서 재활용해 만들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카드뮴은 국제암연구소(IARC) 지정 1군 발암물질로, 벼를 통해 인체에 유입되는 경우가 많다. 전세계 32개국 2270건 벼 샘플 조사결과, 5%가 유럽식품기준을 초과했고, 25%는 유아식 기준을 넘은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국내에서도 최근 카드뮴 기준치를 초과한 벼가 발견됐다. 재작년 아산시에서 수확한 벼에서 카드뮴이 초과 검출됐으며, 시 차원에서 이를 공공비축미 1등급 가격에 따라 수매하고 소각해 출하를 막은 적이 있다.

태양광 패널 폐기물도 2050년까지 전세계에서 7000만톤 이상 발생할 것으로 추정되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폐태양광 패널 활용 방법을 새롭게 발견한 성과도 있다. 연구팀은 "이 연구는 전자폐기물과 식량안전이라는 두 환경 문제를 하나의 기술로 해결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Science of the Total Environment' 7월 6일자 온라인에 게재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金총리 "태양광·풍력 대폭 확대…RE100 전용 산업단지 조성할 것"

김민석 국무총리가 탄녹위 주최 콘퍼런스에 참가해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정부 차원의 에너지 대전환 추진 의지를 분명히 했다.김민석 국무총리는 22

상가 셔터가 작품으로 변신...KCC, 5명 작가와 을지로에 '셔터아트'

최근 젊고 힙(Hip)한 공간으로 탈바꿈하며 '힙지로'로 불리우는 을지로가 KCC의 컬러로 물들고 있다. KCC는 '셔터 아트 프로젝트'를 통해 서울 을지로 일

신한은행, 한국형 녹색채권 1000억원 발행..."녹색수송 사업에 투입"

신한은행은 22일 환경부가 주관하는 '한국형 녹색채권 발행 이차보전 지원사업'에 참여해 1000억원 규모의 한국형 녹색채권을 발행했다.한국형 녹색채

"영농형 태양광, 활성화하려면 '농민·농업' 중심 정책 일관돼야"

영농형 태양광을 활성화하려면 농민과 농업을 중심으로 일관되게 단계적인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주장이 나왔다.최근 정부는 농촌 인구소멸과 에너지

포스코이앤씨 감전사고 外근로자 8일만에 깨어나..."음식물도 섭취"

포스코이앤씨 고속도로 연장 공사현장에서 감전을 당해 의식불명에 빠졌던 30대 미얀마인 근로자가 건강을 회복했다는 소식이다.21일 연합뉴스에 따르

쿠팡 물류센터 50대 근로자 사망...쿠팡 산재로 번질까 '화들짝'

연일 35℃에 달하는 폭염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쿠팡 물류센터에서 일하던 노동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해 경찰이 수사를 벌이고 있다. 21일 연합

기후/환경

+

아마존 보호해제...브라질 '콩 모라토리엄' 19년만에 중단

COP30 의장국인 브라질이 '콩 모라토리엄'을 19년만에 중단하면서 아마존 열대우림이 파괴될 위기에 처했다.21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브라질

'나무' 심는 지역에 따라 온도 낮추는 '냉각효과' 다르다?

열대지방에 나무를 심으면 다른 지역에 비해 이산화탄소 흡수 및 기후완화 효과가 훨씬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21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대학

'우주 태양광' 무탄소 전력의 대안?..."유럽 재생에너지 80% 대체 가능"

정지궤도 위성에서 수집한 태양광(SBSP)으로 전력을 생산하면 유럽지역 재생에너지의 80%를 대체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오면서 '우주 태양광'이 무

트럼프, 폐쇄 예정인 석탄발전소 강제 재가동...비용은 소비자몫

재생에너지를 배척하고 화석연료를 지지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번에는 폐쇄 예정이던 석탄발전소를 강제로 재가동시켰다.20일(현지시간

경기도 시군과 기후위기 공동대응 위해 ‘기후소통 한마당' 개최

경기도가 시군과 기후위기를 공동대응하기 위해 22일 '기후소통 한마당'을 개최했다. 기후위기 대응 우수사례를 공유하고 기후정책 실행력 제고 방안

되살아난 태풍 '링링' 日 규슈 강타...우리나라 영향은?

열대저압부로 소멸할 것으로 예상했던 제12호 태풍 '링링'이 세력이 되살아나 일본 남쪽지역을 강타하기 시작했다.일본 기상청과 현지언론에 따르면 '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