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시아에 대한 경제제재를 한때 보류했던 유럽연합(EU)이 러시아산 원유 가격상한 인하 등을 포함해 러시아 수입을 옥죄는 초강력 경제제재에 나서기로 결정했다.
EU는 19일(현지시간) 슬로바키아의 반대 철회 이후 '제18차 대러시아 패키지'를 최종 승인했다. 이 패키지에는 러시아산 원유 가격상한 인하를 비롯해 노르트스트림 가스관 차단, 제재 회피용 '그림자 선대' 선박 105척 제재, 러시아 금융기관 거래제한 확대 등이 담겨있다.
이번 조치로 러시아산 원유 가격상한액은 기존 배럴당 60달러(약 8만3000원)에서 시장평균가 대비 15% 낮은 약 47.60달러(약 6만6000원)로 인하하기로 했다.
지난 6월 10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집행위원장이 러시아산 원유 상한가 인하, 가스관 차단, 금융망 퇴출 등이 포함된 18차 제재안을 발표했지만, 슬로바키아가 러시아산 가스 단계적 퇴출안에 반대하며 표결이 연기됐다. 이후 6월 중순 이란-이스라엘간 무력충돌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상황은 더욱 복잡해졌다. 러시아산 우랄원유는 한때 다시 배럴당 60달러선까지 오르며, 인하안은 한 차례 보류됐다.
하지만 유럽 내부의 압박과 우크라이나 측의 거센 반발이 이어지는 데다, 슬로바키아가 EU집행위로부터 에너지 가격급등시 대응방안에 대한 서면보장을 받으면서 지난 18일 반대의사를 철회했다. 이에 EU집행위는 그 다음날 18차 러시아 제재안을 만장일치로 승인했다.
EU 외교안보 고위대표 카야 칼라스는 "이번 제재는 역대 가장 강력한 러시아 제재 패키지"라며 "노골적인 제재 회피에 대응해 그림자 선박과 금융거래 차단까지 병행했다"고 밝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러시아의 민간인 폭격이 더욱 잔혹해진 시점에서 내려진 결정"이라며 "시기적절하고 필수적인 조치"라고 환영했다.
현재 미국 상원에서도 러시아산 원유·우라늄 수입국에 대한 관세 부과 법안이 계류중이며, 리투아니아 외무장관은 "이제 남은 건 미국의 제재뿐"이라며 동참을 촉구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해당 법안에 서명할 의사를 밝히면서도, 러시아에 50일 내 전쟁 중단 시한을 제시해 유예 가능성을 남겨둔 상태다. 미국의 제재까지 더해지면, 러시아는 원유 수출로 벌어들이는 수입이 대폭 낮아져 경제적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