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상무부가 중국산 흑연에 93.5%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한다고 17일(현지시간) 발표했다. 흑연은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소재로, 이번 조치가 미국에서 제조되는 전기차와 배터리 가격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미 상무부는 "중국이 자국보다 낮은 가격으로 흑연을 수출하며 시장을 교란했다"며 "중국 공급업체들이 우리에게 '덤핑'을 했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미국내 흑연 공급업체들의 반덤핑 청원에 따른 예비 결정이지만 바로 실효돼 기업들은 즉시 관세를 납부해야 하며, 12월 최종 결정에서 부과가 철회될 경우 전액 환급받게 된다.
미국 음극재 공급자 연합체는 이번 결정을 환영하며 "덤핑은 중국이 경쟁을 약화시키고 지정학적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사용하는 악의적 수단"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현재 테슬라를 포함한 글로벌 전기차 업체들이 사용하는 정제 흑연의 거의 전량을 공급하고 있다. 미국은 이를 견제하기 위해 무역 제재에 나섰지만, 미국 내 공급망은 아직 미비한 상황이다.
테슬라는 올해 2월 제출한 의견서에서 "미국 업체들과 공급계약은 맺었지만, 상업 생산 수준의 품질과 순도를 아직 확보하지 못했다"고 밝힌 바 있다.
업계는 전기차 가격 상승을 우려하고 있다. 파나소닉에 따르면 흑연은 배터리 원가의 8% 미만이지만, 흑연의 가격이 두 배로 오를 경우 배터리 가격이 1000달러(약 139만원) 이상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우리나라의 LG에너지솔루션도 이미 미국에서 대규모 공장을 운영 중이지만, 미국산 흑연은 아직 품질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해외 공급 의존도가 높아 이번 관세 결정에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미국은 이미 전기차 구매 보조금 축소를 결정한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달초 서명한 법안에 따라, 전기차에 적용되던 세금감면 혜택은 오는 9월 30일 종료된다. 전기차 구매 보조금도 축소되는 상황에 배터리 가격까지 오르게 되면, 전기차 자체의 가격 인상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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