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자의 조상이 900만년 전 고대 토마토에서 유래됐다는 흥미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중국농업과학원과 조지아대학교 연구진 등은 토마토와 감자 유사식물(Etuberosum), 감자 야생종 등 3개 계통의 식물 유전체 128종을 분석하고, 가지류 3종을 비교군으로 삼아 진화 계통을 추적했더니, 오늘날 감자는 토마토와 감자처럼 생겼지만 토마토 유전자를 지닌 '감자 유사식물'이 800만~900만년 전 유전적으로 혼합되면서 탄생한 식물로 나타났다고 31일(현지시간) 밝혔다.
두 식물의 유전자는 혼종화 과정을 거치면서 감자는 새로운 형질인 덩이줄기를 획득했고, 이후 안데스 고산지대 등 다양한 환경에서 종이 확산됐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덩이줄기를 만드는 핵심 유전자도 각기 다른 조상에서 나왔다. 덩이줄기 생성 시점을 조절하는 유전자는 토마토에서, 지하줄기의 성장을 유도하는 유전자는 감자 유사식물에서 유래했다. 두 기능성 유전자가 합쳐지면서 현재의 감자 형질이 형성됐다는 분석이다.
감자 유사식물은 생김새가 감자와 유사하지만 실제로는 덩이줄기를 만들지 않는다. 반면 토마토는 덩이줄기는 없지만 감자와 같은 속(屬)에 속한다. 이번 연구는 두 식물의 유전자가 섞인 결과로 감자의 특징이 설명된다는 점에서 진화적 수수께끼를 푼 사례로 평가된다.
조지아대학교 식물유전학자 에스더 반더크나프 교수는 "초기 혼종화로는 생존력이 낮은 식물만 나왔을 수 있지만, 오랜 시간에 걸쳐 자연선택이 작용하며 새로운 종 복합체로 진화했을 것"이라며, "이번 연구가 다른 식물 진화 사례에도 적용 가능한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감자는 전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작물 중 하나지만, 대부분이 복제 방식으로 재배돼 유전적 다양성이 부족하다. 연구를 주도한 핑셴 장 박사는 "토마토의 유전자를 활용한 감자 개량이 병충해 저항성 확보와 품종 다양화에 기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인디애나대학교 진화생물학자 레오니 모일 교수는 "대규모 유전체 분석기술이 고대종의 계통관계를 밝히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하고 있다"며 "이번 결과는 감자의 기원을 새롭게 이해할 수 있는 전환점"이라고 평가했다.
원예학자인 리처드 베이외 교수도 "수백만년 전 사라진 종을 직접 확인할 수 없는 상황에서 유전체 기반의 진화 연구는 매우 창의적인 방법"이라며 "감자에 대한 이해가 한층 깊어졌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앞으로도 덩이줄기 형성 유전자의 기능과 진화 경로를 추가로 분석해, 농업에 실제 적용할 수 있는 품종 개량 연구로 확장할 계획이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Cell'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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