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연기에 섞인 곰팡이 포자가 폐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아이다호대 산불과학자 레다 코브지어 박사 연구팀은 산불 연기에 곰팡이 포자가 섞여 대기 중으로 퍼지면서 인간을 공격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미국 과학전문매체 EOS가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연구진은 산불 연기에 노출된 실험용 쥐에서 면역 반응에 의한 폐 조직 손상과 염증 반응을 확인했다. 산불 연기에는 미세먼지(PM2.5), 유해가스, 독성입자 등이 포함돼 호흡기에 여러 해로운 영향을 미치는데, 이에 더해 세균·곰팡이 등 생물학적 성분에 의한 피해도 확인된 것이다.
곰팡이는 토양과 식생 등 자연환경 전반에 존재하지만 확산 범위가 제한돼 사람의 호흡기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런데 산불이 발생할 경우 고온과 강한 기류에 의해 수천킬로미터(km) 밖까지 퍼질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연구진은 "모든 곰팡이가 고온의 연기 속에서 생존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일부 곰팡이 포자는 극한 환경에서도 생존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그동안 산불 연기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독성물질 중심으로 평가돼온 점을 지적하며, 이번 연구로 인해 곰팡이와 세균, 바이러스 등 생물학적 성분의 위험성에 대한 연구 필요성이 대두됐다고 강조했다. 특히 면역력이 약한 노약자와 만성 폐 질환자, 천식 환자의 경우 곰팡이 포자에 노출되면 알레르기 반응이나 염증성 폐질환, 심한 경우 결핵과 같은 감염성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새로운 관점에서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산불이 일시적 환경재난을 넘어 장기적인 건강위협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추가 연구와 제도적 보완이 시급하다고 봤다. 코브지어 박사는 "질병에 걸리면 원인 물질을 환자의 생활 반경에서 찾기 마련"이라며 "그러나 산불 연기가 지역간 경계선을 흐리면서 감염원에 대한 판단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후변화로 산불 발생 빈도와 강도가 증가하는 만큼 공중보건 대응 체계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지구물리학연맹(AGU) 2025 연례 학술대회에서 16일 보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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