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월 경남과 광주를 할퀴었던 집중호우가 이번에는 수도권 일대를 강타하면서 많은 피해를 낳았다.
13일 서울과 수도권 등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내린 집중호우로 도로가 물에 잠기면서 자동차가 고립돼 사망하거나 상가와 주택들이 침수되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인천과 김포, 포천에서는 사망자가 3명이나 발생했다.
폭우는 13일 새벽부터 퍼부었다. 이날 인천 옹진군 덕적도는 오전 8시부터 1시간동안 무려 149.2㎜의 '극한호우'가 내렸다. 이는 지난 7월 무안에서 1시간동안 내렸던 141㎜보다 더 많은 양이다.
덕적도뿐만 아니라 이날 인천시 대부분의 지역에서는 200㎜가 넘는 비가 내리면서 피해가 속출했다. 이날 오후 10시 기준 영종도 255.5㎜, 김포 248.5㎜, 덕적도 241.9㎜, 무의도 218.5㎜ 등을 기록했다. 특히 이날 오전 7시 20분께 인천시 중구 운서동 도로에서 차량이 빗길에 미끄러지며 호수에 빠져 40대 운전자가 숨졌다.
갑자기 너무 많은 비가 쏟아지면서 도로는 물바다로 변했고, 서울지하철 1호선 라인인 인천일대 경인국철이 끊기기도 했다. 인천지하철 1호선 박촌역 승강장과 선로에는 빗물이 들어차면서 한때 무정차로 통과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폭우가 집중됐던 인천에서는 아파트단지 담장이 무너지거나 시장이 침수되는 사고가 잇따랐다. 또 폭우로 인한 땅꺼짐 사고도 발생했다. 인천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기준 인천에서 접수된 호우 피해 신고는 모두 239건으로 집계됐다.
고양과 의정부 등 경기북부 지역에서도 많은 비 피해가 발생했다. 이날 오후 10시까지 고양 주교에는 233.5㎜, 양주 장흥은 218.5㎜, 의정부 신곡은 218.0㎜, 포천 광릉은 211.0㎜의 비가 퍼부었다. 고양시 현천동은 오전 11시에서 1시간동안 105.0㎜의 비가 내린 것으로 관측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지하철 3호선과 경의·중앙선, 경원선, 교외선 등의 열차 운행이 중단되기도 했다. 오전 11시 30분께 경의·중앙선 일산역∼수색역 구간의 운행이 중단됐고 이어 오전 11시 55분에 지하철 3호선 연장 일산선과 경원선 녹천-덕천역 구간 운행이 끊겼다. 고양시와 의정부시를 연결하는 교외선 전 구간도 선로 침수로 열차 운행이 중단됐다.

인명사고도 발생했다. 오전 7시께 포천시 영북면 도로에서 차량이 빗길에 미끄러지면서 신호등을 들이받아 조수석에 있던 70대 여성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고, 오후 12시 14분께 김포시 대보천에 차량이 떠내려가면서 뒷좌석에 있던 80대 남성이 숨졌다. 오후 1시 20분께 고양시 내곡동 한 비닐하우스에서는 6명이 침수로 고립됐다가 구조되기도 했다. 이외에도 짧은시간에 많은 비가 내리면서 미처 대피하지 못한 시민들의 구조신고가 빗발쳤다. 경기북부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기준 207건의 비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의정부시에서만 이날 폭우로 주택 침수 31건, 상가 침수 13건, 도로 침수 34건, 토사 유실 1건 등의 피해가 발생했다. 고양시에서는 150여건의 피해가 신고됐는데 도로 침수 120여건, 주택 침수 26건 등이다.
수도권에 퍼붓던 폭우는 14일 아침까지 세차게 이어졌지만 오전 9시를 기점으로 약해진 상태다. 이에 기상청은 인천과 고양 등 경기에 발령했던 호우경보를 오전 9시30분을 기해 해제했다.
반면 비구름대가 충청권으로 이동하면서 14일 오전 9시30분을 기해 세종과 공주, 보령 등 충청남도 지역에 호우주의보가 발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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