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운 날씨의 대명사로 불리는 북유럽 지역이 올여름 이례적인 폭염에 시달렸다.
18일(현지시간) 미국 CNN은 지구온난화로 북극을 비롯한 북위도 지역이 폭염에 취약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몇 년 전부터 스페인과 프랑스, 이탈리아 등 남유럽에 나타난 폭염에 이어, 올해는 북유럽 기온까지 이례적으로 높아졌다는 것이다.
7월 중순 북유럽은 노르웨이 북부 해역의 수온 상승과 고기압의 영향으로 기온이 평년보다 8∼10°C 올랐다. 특히 핀란드 북부, 스웨덴, 노르웨이에서 최고 기온이 경신되면서 온열질환 사상자도 속출했다. 노르웨이 기상청에 따르면 7월에 북유럽 3국 중 최소 한 나라에서 12일간 30°C 이상의 기온을 기록했다.
지난 7월 노르웨이 북극권의 한 기상관측소에서는 13일간 30°C 이상을 기록했고, 스웨덴 북부의 하파란다는 14일 연속 25°C를 넘겼으며 요크모크에서는 15일간 폭염이 이어졌다.
같은 달 핀란드는 22일 연속 30°C가 넘는 날씨가 이어졌다. 가디언에 따르면 이는 1961년 이후 최장기간 지속된 30°C 이상 더위로, 기존 최장 기록보다도 50% 길어진 수준이다. 북극권에서 남쪽으로 약 32km 떨어진 핀란드 율리토르니오에서는 26일 연속 25°C 이상을 기록했는데, 이는 북유럽에서 지금까지 기록된 적이 없는 수치다.
미카 란타넨 핀란드 기상연구소 연구원은 "지난 여름은 2000년 만에 가장 따뜻했고, 역사상 가장 긴 폭염을 경험했다"고 말했다.
국제연구단체 '세계기상특성'(World Weather Attribution)은 북유럽 지역에서 심각한 폭염이 발생할 확률이 2018년 이후 최소 약 2배, 산업화 시대 이전보다 10배로 증가했다고 보고했다. 또 북유럽 기온이 산업화 이전보다 최소 3.6도 이상 더 올랐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북유럽이 전례없는 무더위를 겪으면서 추위에 익숙한 지역민들뿐만 아니라, 이른바 '쿨케이션(coolcation)'으로 불리는 시원한 휴가를 즐기려 북유럽을 찾은 관광객들에게도 충격을 줬다.
핀란드 언론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폭염에 병원 응급실이 북새통을 이뤘고, 북핀란드의 한 아이스링크장이 더위를 피하려는 시민들에게 개방됐다. 스웨덴 기상청은 사람들이 더위를 식히기 위해 물놀이를 하면서 7월 익사 사망자도 급증했다고 밝혔다. 핀란드 사육업자들은 폭염 때문에 순록들도 폐사 직전이라고 경고했다.
BBC와 스카이뉴스는 여름 평균 기온이 18~25°C로 시원한 영국도 올여름 기온이 26.6~32℃까지 오르는 등 심각한 폭염을 겪으면서 가뭄까지 우려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린란드 기온도 급상승하며 얼음이 녹는 현상이 일어났다.
이러한 폭염은 탄소 배출과 대기오염 등으로 인한 지구온난화 영향이 크다. 전문가들은 온난화 여파로 노르웨이를 비롯해 영국, 스위스 등 지역에서 폭염이 더 심각해질 것이며, 이에 비해 현재 인프라는 폭염에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헤이키 투오멘비르타 핀란드 기상청 연구원은 "기후변화가 진행되면서 이례적으로 심각한 폭염은 더 강해지고 더 자주 또 오래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프리데리케 오토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의 기후연구원은 "7월 폭염은 어떤 나라도 기후변화로부터 안전하지 않다는 사실을 상기시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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