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프스는 녹고 해변은 사라지고...관광산업 종말 오나?

박진영 기자 / 기사승인 : 2025-08-25 13:24:25
  • -
  • +
  • 인쇄
(그래픽=연합뉴스)

기후변화로 폭염과 산불 등이 빈번해지면서 80년 후 관광산업이 사라질 수도 있다는 예측이 나왔다.

지속가능한 교통분야에서 선도적인 연구자인 스테판 괴슬링(Stefan Gössling) 스웨덴 린네대학교 교수는 "우리는 이미 비관광시대에 접어들었다"면서 "탄소오염이 폭염을 부추기고, 산불을 악화시키고 수확을 망치고 있을 뿐 아니라 여행비용 역시 급등하게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그는 "80년전 유럽에서 대규모 관광이 시작됐지만 80년 후 세상에 관광은 많이 남아있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계 최대 관광박람회에서 전세계 여행사와 렌터카회사, 크루즈운영업체, 호텔경영자 등을 대상으로 진행한 그의 기조연설은 다소 충격적이었지만 실제로 현재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었다. 

알프스 스키리조트들은 따뜻해진 날씨에 눈이 녹으면서 폐업위기에 내몰리고 있고, 남유럽 해변들은 해안침식으로 모래가 사라지고 있다. 또 스페인 호텔들은 가뭄으로 수영장이 텅텅 비어가고 있고, 아름다운 그리스 섬들은 산불에 잿더미로 변하고 있다. 앞으로도 해당 지역의 기후변화는 점점 더 심각해져 관광업은 직격타를 맞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변화는 이미 나타나고 있다. 호주 여행사인 인프레피드 트레블(Intrepid Travel)에 따르면, 유럽을 여행하는 호주 여행객 수가 올해 처음으로 비성수기(4월, 5월, 9월)가 전통적인 여름 성수기(6월, 7월, 8월)보다 많았다. 이 회사의 브렛 미첼(Brett Mitchell) 사장은 "이런 추세가 주류로 자리 잡으려면 5~10년이 걸릴 줄 알았는데, 기후변화로 인해 모든 것이 가속화됐"고 했다.

부킹닷컴(Booking.com)에 따르면 전세계 여행객의 42%는 이제 시원한 여행지를 선호하며, 54%는 한낮의 더위를 피하기 위해 활동을 바꿀 계획이라고 전했다.

기후변화는 커피와 올리브, 초콜릿 가격만 상승시키는 것이 아니라 관광비용까지 상승시키고 있다. 특히 항공료는 계속해서 오르고 있다. 일부 국가들은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해 탄소세 도입이나 비행기를 자주 탈수록 추가로 세금을 더 내게 하는 '빈번한 항공 이용세(Frequent Flier Levy)'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괴슬링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관광산업의 온난화 기여도는 8.8%다. 항공기를 이용하는 인구는 전세계 2~4%에 불과하다는 점을 봤을 때 이들이 배출량이 거의 절반을 차지한다. 이들의 여행횟수만 줄여도 항공배출량의 25%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괴슬링은 "관광은 정부나 기업이 책임져야 하는 시스템으로 여기지만 우리 역시 그 시스템의 일부"라며 "개인의 행동이 모여 지구의 문제를 만드는 것처럼 개인들의 책임있는 선택과 행동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현대백화점, 추석 선물세트 포장재 종이로 교체 'ESG 강화'

이번 추석 선물세트 시장에서 현대백화점은 과일세트 포장을 100% 종이로 전환하며 ESG 경영을 강화하고 있다.현대백화점은 기존 플라스틱과 스티로폼

K-컬쳐 뿌리 '국중박' 하이브와 손잡고 글로벌로 '뮷즈' 확장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 등장하는 반려호랑이 '더피'의 굿즈를 판다는 소문이 나면서 전세계에서 가장 핫해진 국립중앙박물관이 방탄소년단(BTS)의 하

하나은행, 美글로벌파이낸스 선정 '2025 대한민국 최우수 수탁은행' 수상

하나은행은 미국의 글로벌 금융·경제 전문지 '글로벌파이낸스지(誌)'로부터 '2025 대한민국 최우수 수탁은행(Best Sub-Custodian Bank in Korea 2025)'으로 선

LG생활건강, 청년기후환경 프로그램 '그린밸류 유스' 활동 성료

LG생활건강이 자사의 청년기후환경활동가 육성 프로그램 '그린밸류 유스(YOUTH)'가 2025년 활동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고 2일 밝혔다. LG생활건강은 지

쏟아지는 추석선물세트...플라스틱·스티로폼 포장 '여전하네'

추석을 맞아 다양한 선물세트가 백화점과 대형마트 매대를 장식하고 있는 가운데 아직도 플라스틱이나 스티로폼 포장재를 사용하고 있는 선물세트들

쿠팡 '납치광고' 반복한 파트너사 10곳 형사고소...수익금 몰수

쿠팡이 이용자 의사와 무관하게 쿠팡사이트로 이동시키는 이른바 '납치광고'를 해온 악성파트너사 10곳에 대해 형사고소를 진행한다고 1일 밝혔다.납

기후/환경

+

수도권 대체매립지 4차만에 2곳 응모...기초지자체 합의가 '변수'

인천 서구 수도권매립지를 대체할 매립지에 민간 2곳이 응모했다.기후에너지환경부와 경기도, 서울시, 인천시는 10일 오후 6시까지 진행된 대체 매립지

英 개도국 폐플라스틱 수출 84% '껑충'...재활용 산업 '뒷걸음'

영국 정부가 매년 60만톤에 달하는 플라스틱 폐기물을 수출할 수 있도록 방치하면서 자국 내 플라스틱 재활용 산업규모를 쪼그라뜨리고 있다는 지적이

'불의 고리' 이틀만에 또...필리핀 규모 7 강진에 쓰나미 경보까지

'불의 고리'에서 연속적으로 지진이 일어나고 있다. 지난 8일 대만 화롄 지역에서 규모 5.0의 지진이 발생한데 이어, 10일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섬 해안

발암물질 PVC로 포장금지 5년...생고기 포장 여전히 랩으로 '둘둘'

사용이 금지된 폴리염화비닐(PVC) 재질을 포장재로 이용하는 사례가 근절되지 않고 있다.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김위상(국민의힘) 의원이 지

지난해 국내은행 탄소배출량 1.52억톤...목표치 '미달'

지난해 국내 은행들의 온실가스 감축규모가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차규근(조국혁신당) 의원이 지난 8일 한국은

[주말날씨] 가을 장마인가?...주말내내 '비소식'

추석 연휴 내내 오락가락 하던 비는 이번 주말에도 이어지겠다.비는 수도권과 강원 그리고 충청권을 중심으로 10일부터 토요일인 11일까지 이어지겠다.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