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전력시장, 재생에너지 투자 막는 구조...가격입찰제로 바꿔야"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5-09-04 15:3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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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언스플래시)

늘어나는 재생에너지에 맞춰 전력시장 구조도 개편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국책연구기관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윤여창 연구위원은 4일 '재생에너지 확대에 대응한 전력도매시장 구조 개선 방향' 보고서를 통해 현 전력도매시장은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른 변화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고 짚었다.

2001년 0.04%였던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은 2023년 8.5%로 늘어났고, 2038년에 이르면 29.2%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됐다. 문제는 재생에너지의 발전량이 날씨에 따라 들죽날죽해서 전력수급이 불안정하다는 점이다. 이에 보고서는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하려면 이에 맞춘 설비에 투자해야 한다"며 "현재 전력시장의 가격 결정 방식은 전력변동성 우려를 높이고, 관련 투자를 가로막고 있다"고 분석했다.

현행 전력도매가격은 전력시장 운영기관이 연료비를 기반으로 산정한 발전기의 변동비를 기준으로 결정된다. 변동비가 발생하지 않는 재생에너지는 이 방식이 적용되기 어려워 시장에 참여하지 않고 우선 구매된다.

재생에너지가 순간적으로 과잉 공급될 때 어떤 발전기의 출력을 제한할지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지 못하는 문제도 있다.

보고서는 전력이 부족한 상황에 대비해 예비전력을 확보하는 '용량가격'과 주파수·전압 조정을 통해 실시간 수급 균형을 유지하는 '보조서비스 가격' 역시 문제로 지적했다. 두 가격은 미리 정해진 기준에 따라 결정돼 변동성이 큰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른 수요 증가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 발전사들의 투자 유인을 떨어뜨린다. 결국 전력 시스템의 유연성과 안정성을 높이는 에너지저장장치(ESS) 같은 설비에 대한 투자가 지연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이에 보고서는 전력시장 가격 체계 전반을 개편해야 한다며 우선 발전사들이 판매하고자 하는 가격을 제시해 경쟁하는 '가격입찰제' 도입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가격입찰제를 도입하면 재생에너지와 ESS 등 다양한 자원을 시장 가격에 반영해 전력 시장의 효율성을 높이고 출력제어 등 시장 운영의 기준을 명확히 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또 용량 가격과 보조서비스 가격도 시장 기반으로 결정해 설비투자와 기술혁신을 유도해야 한다고 보고서는 강조했다.

다만 시장 중심의 체계로 전환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시장 지배력 남용 등에 대비해 전력시장 규제기관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함께 강화해야 한다는 제언도 담았다.

보고서는 소매 전기요금 체계 개편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재생에너지 비중 확대에 따라 도매시장에서 전력량 정산금은 줄더라도 용량 및 보조서비스 정산금은 증가할 수 있다. 이러한 구조 변화가 소매요금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으면 전력 판매자와 발전사 모두 수익 보전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윤 연구위원은 "전력도매시장의 구조적 변화가 일어난 상황에서 소매요금이 지금과 같이 경직적이라면 한국전력의 적자가 앞으로 더 누적될 수 있다"며 "소매요금 역시 도매시장 가격 변화에 연계돼 변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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