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르투갈 리스본의 명물로 꼽히는 '푸니쿨라' 전차가 탈선하는 사고가 발생해 한국인 2명을 포함해 모두 16명이 숨졌다.
푸니쿨라는 언덕이 많은 리스본의 지형 특성을 이용해 고지대와 저지대를 잇는 경사를 오르내리기 위해 설치된 케이블 전차다. 140여년의 역사를 지닌 리스본의 상징적인 교통수단이자 관광 명물인만큼 연간 이용자가 350만명이 넘는다.
AP 등 외신에 따르면 3일(현지시간) 오후 6시무렵 푸니쿨라 차량이 선로를 이탈해 인근 건물과 충돌했다고 보도했다. 현장 사진에서는 노란색 푸니쿨라가 전복돼 연기와 잔해에 휩싸인 모습이다.
이번 사고로 16명이 숨지고 23명이 부상을 당했다. 사고 당시 한국인은 1명이 부상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2명이 사망하고 1명이 다친 것으로 확인됐다. 5일 외교부는 한국인 남성 1명과 여성 1명이 사망했고, 부상한 다른 여성 1명은 현지병원 중환자실에서 치료중이라고 밝혔다.
부상자 23명 가운데 5명은 위중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져 앞으로 사망자가 더 추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지 매체들은 오르막길에서 전차를 끌어올리고 내리막길에서 제동하는 케이블이 손상됐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당국자들은 브레이크 결함, 케이블 절단 등 추정 원인에 대해 답변하지 않았다.
푸니쿨라는 3개의 노선이 운영되고 있다. 1884년 개통한 '라브라'와 1885년 개통한 '글로리아' 그리고 1892년에 개통한 '비카'다. 이번 사고는 선로 길이가 가장 긴 '글로리아' 노선에서 발생했다. 이 노선은 헤스타우라도레스 광장과 알칸타라 전망대 사이 275m를 전차 2대가 왕복하는 코스다.
특히 이 노선은 경사도가 10도에 달해, 걷기에 가파른 곳이어서 전차 이용이 많다고 한다. 무엇보다 전차로 높은 지역으로 올라가면서 리스본 시내 전경을 한눈에 볼 수 있어 관광객들도 많이 이용한다. 이번 사고에서 관광객 사상자가 많았던 것도 이 때문이다.
글로리아 노선은 지난 2018년 5월에도 탈선 사고를 겪었다. 하지만 당시에는 큰 부상자가 없었다. 푸니쿨라 운영업체인 카리스의 페드루 보가스 최고경영자(CEO)는 "결함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전차의 최대 수용인원은 43명이지만 이날 몇 명이 탑승한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