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글라데시가 폭염으로 연간 17억달러가 넘는 손실을 입고 있다는 분석이다.
세계은행(World Bank)이 16일(현지시간)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방글라데시는 지난해 폭염으로만 약 17억8000만달러(약 2조5000억원)의 경제적 손실을 입었다. 이는 방글라데스 국내총생산(GDP)의 0.4%에 해당하는 규모다.
보고서는 1980년 이후 방글라데시의 최고기온이 약 1.1℃, 체감온도는 무려 4.5℃ 상승했다고 지적했다. 더위로 인한 질환, 피로, 정신건강 악화가 급증했고, 노동생산성 저하로 발생한 근로 손실은 약 2500만 일에 달했다. 수도 다카는 세계에서 가장 더위에 취약한 도시 중 하나로 꼽혔다.
이 사례는 기후변화가 단순히 환경문제가 아니라 국가경제와 시민생활을 동시에 흔드는 현실적 위협임을 보여준다. 세계은행은 보건체계 강화, 도시 녹지 확대, 열 취약계층 지원, 국제 재정 지원 등을 시급한 대응 과제로 제시했다.
전문가들은 폭염으로 인한 경제 손실이 방글라데시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세계 각국에 중요한 경고가 될 수 있다고 분석한다. 실제로 유럽은 올해 폭염과 가뭄, 홍수 등의 극한기후로 약 430억유로(약 70조원)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최근 독일 만하임대학과 유럽중앙은행(ECB)의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
한국도 여름 폭염 일수가 점차 늘어나면서 도시 열섬 현상과 냉방비 부담이 커지고 있어 극한기후로 인한 경제손실이 늘어날 전망이다. 건설·택배·공장 노동자 등 야외 근로자는 생산성 저하와 건강 위험을 동시에 겪고 있으며, 올해만 해도 온열질환자가 급증했다. 지난 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일 최고기온이 평년보다 1℃ 더 오르는 '고온충격' 발생시 소비자물가는 1년간 0.055%포인트(p) 오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폭우나 폭염과 같은 극한기후로 소비자물가에 단기적인 악영향을 끼칠 뿐만 아니라 1년 넘게 인플레이션을 유발한다는 분석이다. 특히 기후변화 대응이 없다면 2051~2100년에는 물가 상승 압력이 2배 더 커질 것으로 한국은행은 전망했다.
이같은 연구분석으로 미뤄볼 때 기후대응 투자를 미루면 의료비와 사회적 비용이 더 늘어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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