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까지 유럽만 6만톤 쏟아진다...'풍력터빈' 쓰레기 어쩌나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5-09-22 12:19:29
  • -
  • +
  • 인쇄

수명을 다한 '풍력터빈 블레이드'에 대한 재활용 방안이 조속히 마련되지 않으면 관련 폐기물이 쏟아져나오면서 향후 몇 년 내에 새로운 환경문제가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유럽의 풍력발전협회 '윈드유럽(WindEurope)'에 따르면 2030년까지 유럽은 약 1만4000개의 풍력터빈을 해체해 4만~6만톤의 블레이드 폐기물을 배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21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이 보도했다. 독일에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풍력터빈 폐기물은 약 2만3300톤, 스페인은 1만6000톤, 이탈리아는 2300톤에 이른다.

미국의 배출량은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바이든 행정부에서 승인된 풍력발전단지의 수명이 다하면 2050년까지 풍력터빈 블레이드 폐기물이 연간 약 20만~37만톤이 배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풍력터빈의 약 85~90%는 재활용이 쉬운 강철 등의 재료로 만들어지지만, 탄소섬유 소재의 블레이드는 분해가 너무 어렵다. 또 일부 터빈은 매립지에 버려진 것으로 알려져 지속가능성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풍력발전을 반대하는 사람들은 바로 이 지점을 지적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터빈이 "8년 안에 녹슬고 썩기 시작한다"고 주장하며 풍력발전을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의 이런 주장은 전문가들에 의해 일축됐다. 스코틀랜드의 블레이드 재활용 기업가인 스티븐 린제이는 "현실은 트럼프가 묘사한 것과 다르다"며 "오래된 풍력발전단지를 해체하는 것은 어제의 청정에너지 자산을 내일의 원자재로 전환하는 인프라 관리"라고 말했다. 그는 터빈 블레이드를 인프라 자재에 사용하고, 블레이드에서 탄소섬유를 추출해 다시금 블레이드를 만드는 등 다방면으로 재활용해왔다고 강조했다.

해그쇼힐 풍력발전단지를 소유한 에너지기업 스코티시파워는 경쟁업체인 SSE와 협약을 맺고 폐기된 블레이드를 전기차 충전소, 버스정류장, 자전거 정류장 등에 재활용하기로 했다.

스코티시파워의 모회사인 이베르드롤라는 올여름초 이베리아 반도에 신설된 신규 재활용 시설이 연간 최대 1만톤의 블레이드 폐기물을 처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2030년까지 예상되는 전체 폐기물의 6분의 1에 해당한다. 이 프로젝트는 블레이드에 들어간 유리섬유와 수지를 회수해 에너지, 항공우주, 자동차, 섬유, 화학, 건설 등 분야에서 재사용하는 것이 목표다.

풍력발전 업계는 정부 및 산업협회와 긴밀히 협력해 보다 재활용이 쉬운 차세대 풍력 터빈 블레이드와 재활용 시설을 개발하겠다고 약속했다. 덴마크 에너지기업 오르스테드는 "재활용 방안을 찾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릴 경우, 폐기된 블레이드는 매립하지 않고 임시 보관해둘 것"이라고 밝혔다.

그런 한편 업계는 기존 터빈 수명 연장 방안도 연구하고 있다. 정부지원 혁신기관인 해양재생에너지(ORE) 캐터펄트는 이를 위해 재생에너지 개발업체 RWE와 협력하고 있다. 이들의 초기 테스트에 따르면 블레이드의 수명을 약 50% 더 연장할 수 있을 것으로 시사됐다.

ORE 캐터펄트의 수석 지속가능성 엔지니어인 로나 베넷은 "향후 5년 내에 영국 해역에서 약 500개의 해상 풍력터빈이 수명을 다할 예정"이라며 "풍력터빈의 설치 수를 늘리는 방법뿐만 아니라 현재 터빈의 수명을 연장하는 방법도 고려해야 한다"고 짚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브라질, COP30 앞두고 '열대우림 보전기금' 출범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30) 의장국인 브라질이 열대우림 보전 주도에 나선다.6일(현지시간) COP30 홈페이지에 따르면 '세계 지도자 기후

"자연자본 공시...기후대응 위한 기업·정부 공동의 과제"

6일 서울 삼성동 웨스틴서울 파르나스에서 '녹색금융 시장의 확대와 다변화'를 주제로 열린 '2025 녹색금융/ESG 국제 심포지엄' 세션3에서는 자연기반 금

KT "고객보호조치에 총력…펨토셀 관리체계 대폭 강화"

KT가 'BPF도어' 등 악성코드에 서버가 감염된 것을 알고도 이를 은폐한 사실이 민관합동조사단 조사결과에서 드러나자, KT는 "네트워크 안전 확보와 고객

"녹색경제로 이행가려면 정책·기술·금융이 함께 움직여야"

6일 서울 삼성동 웨스틴서울 파르나스에서 '녹색금융 시장의 확대와 다변화'를 주제로 열린 '2025 녹색금융/ESG 국제 심포지엄' 세션2에서는 정책·기

KT, 서버 43대 해킹 알고도 '은폐'…펨토셀 관리체계도 '부실'

KT가 43대의 서버가 'BPF도어' 등 악성코드에 감염된 사실을 지난해 알고도 이를 은폐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KT 침해사고 민관합동조사단은 6일 정부

KCC글라스, 국내 최초 '조류 충돌 방지' 유리 출시

KCC글라스가 국내 최초로 조류충돌 방지기능을 갖춘 유리 '세이버즈(SAVIRDS)'를 출시했다고 6일 밝혔다.세이버즈는 특수 '샌드블라스팅(Sand Blasting)' 기법

기후/환경

+

기후변화로 사하라 사막 초원되나?…"21세기말 강수량 75% 는다"

기후변화로 지구에서 가장 건조한 사하라 사막 강수량이 2100년에는 2배에 달할 것이란 연구결과가 나왔다.미국 일리노이 시카고대학(UIC) 연구팀이 21세

"NDC 60%는 실현 가능...50~53%는 탄소중립과 불일치"

정부가 제시한 2035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 가운데 60% 감축안만이 2050년 탄소중립과 정합하며 실현 가능한 경로라는 분석이 나왔다.미국 메릴랜드대학교

중국 에너지 전환 속도내지만..탄소배출 정점 더 늦어져

중국의 탄소배출 정점이 당초 예상했던 2030년 이전보다 늦은 2030년대 초반에 찍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했다.6일(현지시간) 알자지라는 국제 에너지&

HSBC, 석유·가스 감축 '속도조절'…'2050 탄소중립' 그대로

HSBC가 석유·가스 등 고배출 산업에 대한 2030년 감축 목표를 완화하고, 2050년까지의 탄소중립 장기 목표만 유지하기로 했다.6일(현지시간) HSBC는 공

기후위기 속 맥주의 생존법… 칼스버그 ‘열에도 강한 보리 유전자’ 발견

덴마크 맥주기업 칼스버그(Carlsberg)가 기후변화에도 견디는 '내열(耐熱) 보리 유전자'를 발견했다.6일(현지시간) 칼스버그연구소는 "보리 유전체에서 고

브라질, COP30 앞두고 '열대우림 보전기금' 출범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30) 의장국인 브라질이 열대우림 보전 주도에 나선다.6일(현지시간) COP30 홈페이지에 따르면 '세계 지도자 기후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