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분만에 완충하는 '리튬금속전지' 개발...전기차 주행거리 2배 '쑥'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6-04-01 16:54:20
  • -
  • +
  • 인쇄
▲엄광섭 차세대에너지연구소장(뒤)과 조진현 박사가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GIST)

국내 연구진이 12분만에 완충이 가능한 리튬금속전지를 개발했다. 이 차세대 배터리가 상용화될 경우 리튬이온전지에 비해 에너지 저장밀도는 2배 향상돼 전기차 주행거리가 2배 이상 늘어날 수 있게 된다.

광주과학기술원(GIST) 차세대에너지연구소 엄광섭 소장 연구팀은 전기가 통하는 고분자를 표면에 입힌 3차원 구조체를 활용해 리튬금속전지의 충전 속도와 안정성을 향상시키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일 밝혔다.

리튬이온전지(Lithium-ion battery, LIB)는 리튬금속 대신 흑연과 같은 탄소계 물질을 음극으로 사용하고, 충·방전 과정에서 리튬이온이 양극과 음극 사이를 이동하며 에너지를 저장·방출하는 상용 배터리 기술이다. 비교적 높은 에너지 밀도와 안정성, 긴 수명을 갖춰 현재 전기자동차, 스마트폰, 노트북, 에너지저장장치(ESS) 등에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리튬이온전지는 음극 소재인 흑연이 저장할 수 있는 리튬이온의 양이 거의 한계에 도달해, 성능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데 어려움이 있다.

이에 비해 차세대 배터리로 주목받는 리튬금속전지는 리튬이온전지보다 이론적으로 약 2배 높은 에너지 밀도를 구현할 수 있다. 하지만 충·방전 과정에서 리튬이 음극 표면에 고르게 쌓이지 않고 나뭇가지처럼 뾰족하게 자라는 '리튬 수지상 결정'(덴드라이트)이 발생할 수 있다는 문제가 있다. 이런 수지상 결정은 배터리 내부의 분리막을 뚫어 양극과 음극이 직접 닿아 전기가 한꺼번에 흐르는 '단락' 현상을 유발할 수 있으며, 동시에 부피 팽창을 일으켜 배터리의 수명과 안전성을 크게 저하시킨다.

연구팀은 리튬이 쌓이는 위치와 방식이 배터리 성능을 좌우한다는 점에 주목해, 리튬이 구조체 내부에서부터 균일하게 쌓이도록 유도하는 3차원 구조체(SP-PPy@pPVDF)를 설계했다. 가볍고 내구성이 뛰어난 고분자 소재인 '폴리비닐리덴 플로라이드(PVDF)'로 내부에 빈 공간이 많은 구조를 만들고, 여기에 전기가 일부만 통하는 고분자 '폴리피롤(Polypyrrole)'을 코팅했다. 특히 구조체의 표면은 전기가 통하지 않도록 설계해, 리튬이 표면이 아닌 내부에서부터 차곡차곡 쌓이도록 유도했다.

폴리피롤(Polypyrrole)은 전기가 일부만 통하는 고분자 소재로, 리튬이 충·방전 과정에서 한쪽으로 몰리지 않고 고르게 쌓이도록 돕는다. 이로 인해 배터리 내부 반응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며, 안전성과 수명이 함께 향상된다. 특히 리튬이 잘 달라붙는 환경을 만들어 초고속 충전 조건에서도 리튬 수지상 결정의 성장을 효과적으로 억제하는 기능성 물질이다.

▲전도성 구배 코팅 유무에 따른 리튬 금속 성장 모양과 배터리 성능 비교 (자료=GIST)

이런 구조는 전류 흐름을 조절해 리튬이 아래쪽부터 '바텀업(bottom-up)' 방식으로 차곡차곡 쌓이도록 유도해, 덴드라이트 형성과 부피 팽창을 동시에 억제한다. 그 결과, 기존 리튬이온전지보다 에너지 저장 밀도를 2배 이상 높이고, 부피 팽창 문제도 크게 개선했다. 또 충전속도를 크게 단축해 약 12분만에 완전 충전이 가능한 초고속 충전 성능을 구현했다. 

기존의 구리 집전체 기반 리튬 음극이나 일반적인 다공성 구조체는 약 80회 충·방전 이후 성능이 급격히 저하되는 반면, 연구팀이 설계한 구조는 200회 이상 반복 사용 후에도 초기 용량의 94.7%를 유지했다. 충·방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피 팽창도 관찰되지 않아, 고속충전 환경에서도 안정성을 입증했다.

또 이 기술은 간단한 용액 공정만으로 고분자 코팅과 표면 절연 처리를 동시에 구현할 수 있어, 대면적 생산에도 유리하다. 특히 전기자동차 배터리, 에너지저장장치(ESS), 항공 모빌리티용 배터리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될 수 있어 향후 상용화 가능성을 높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엄광섭 교수는 "현재 사용되는 리튬이온전지 대비 2배 이상의 에너지 저장 밀도를 갖는 리튬금속전지가 상용화될 경우, 전기자동차와 항공 모빌리티의 주행거리를 2배 이상 늘리고 약 12분 수준의 초고속 충전이 가능한 기술로 발전할 것"으로 기대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재료과학 에너지 분야의 권위 있는 국제학술지 'Energy & Environmental Materials' 3월 29일자 온라인으로 게재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현대백화점, 경기 용인 '탄소중립의 숲' 조성 기념식

현대백화점그룹 지주회사인 현대지에프홀딩스가 16일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이동읍 묵리에서 '탄소중립의 숲' 조성 기념행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

KCC글라스, 에코바디스 ESG평가 최고등급 '플래티넘' 획득

KCC글라스는 글로벌 조사기관인 에코바디스(EcoVadis)의 지속가능성 평가에서 상위 1% 기업에만 부여되는 최고등급인 '플래티넘(Platinum)' 등급을 획득했다

'노동절' 법정 공휴일이지만 '대체휴일' 못쓴다...이유는?

올해부터 법정 공휴일로 지정된 노동절은 다른 공휴일처럼 대체휴일을 적용할 수 없다.16일 연합뉴스 취재에 따르면 대부분의 정부부처에서 5월 1일 노

'한전기술지주' 6월에 출범...초대 대표이사 공모 돌입

한국전력이 올해 6월에 출범 예정인 '한전기술지주 주식회사(가칭)'의 초대 대표이사를 오는 5월 4일까지 공개 모집한다고 15일 밝혔다.한전기술지주는

셀트리온, S&P ESG평가 생명공학 부문 '톱1%'에 선정

셀트리온은 글로벌 신용평가기관 S&P 글로벌이 주관하는 '기업지속가능성평가(CSA)'에서 생명공학(Biotechnology) 부문 '톱 1%' 기업으로 선정됐다고 15일

'생산적 금융' 덩치 키우는 우리銀...K-방산에 3조원 투입

수출입 기업에 3조원의 생산적 금융을 투입하겠다고 밝힌 우리은행이 이번에는 K-방산에 3조원을 투입하기로 했다.우리은행은 지난 14일 서울 중구 본

기후/환경

+

"2100년이면 '대서양 순환' 58% 약화"…영화 '투모로우' 현실되나

지구 기후와 해양 생태계 유지에 필수 요소인 '대서양 자오선 연전 순환(AMOC)' 시스템이 2100년까지 최대 58% 약화될 것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AMOC는

과기부, 기후변화대응 기술개발에 3.4조원 푼다

정부가 올해 기후변화대응 기술개발에 총 3조4217억원을 투입한다. 지난해 2조9984억원보다 14.1% 늘었다.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035 국가온실가스감축목

4월인데 28℃ '심상치 않은 날씨'...역대 최악 여름 오려나

4월부터 기온이 오르는 모양새가 심상치 않다. 초여름을 방불케 하는 날씨와 계절 붕괴 현상이 동시에 나타나면서 올여름이 역대급 폭염으로 이어질

日 실증하는데 韓 계획도 없다...'철강 탈탄소' 격차 벌어진다

일본은 '철강 탈탄소' 실증에 돌입했는데 우리는 아직 계획조차 제대로 마련하지 못해 한국과 일본의 격차가 갈수록 더 벌어질 전망이다. 유럽연합(EU)

사라지는 아프리카 숲...탄소흡수원에서 배출원으로 전락

아프리카 숲이 더 이상 이산화탄소를 흡수하지 못하고 '탄소배출원'으로 변하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영국 레스터·셰필드·에든버러대

"기후목표 달성에 54~58조 필요한데...정부 예산 年 20조 부족"

정부가 기후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2030년까지 연간 54조~58조원의 기후재원을 조성해야 하지만 정부가 투입하는 기후재정 규모는 연간 약 35조원에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