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합의 안하면 초토화' 협박...이란은 '핵확산금지조약' 탈퇴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6-03-31 11:4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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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측 인프라 초토화를 예고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이 합의하지 않으면 하르그섬 점령을 비롯해 발전소와 석유시설 심지어 담수화 시설까지 공격하겠다며 이란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그러자 이란은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로 응수하고 나서면서 중동 전쟁은 한치 앞을 가늠할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소셜서비스(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과의 합의가 도출되지 않을 경우 이란 하르그섬을 비롯해 모든 발전소와 담수화 시설을 폭파하고 완전히 초토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하르그섬은 이란 원유 수출의 약 90%가 집중된 핵심 거점으로, 이를 장악할 경우 이란의 전쟁 수행 능력을 크게 약화시킬 수 있다. 이에 더해 전력과 식수 등 생존과 직결되는 인프라를 끊어버리겠다는 얘기다.

트럼프는 이날 뉴욕포스트와 인터뷰에서도 중동지역에 군사력을 증강 배치하는 한편, 이란 측에 협상 타결을 촉구하며 에너지 인프라를 겨냥한 대응 가능성을 시사했다.

실제로 뉴욕타임스, CBS방송, 로이터통신 등 외신을 종합해보면 육군 레인저, 해군 네이비실, 육군 정예 82 공수사단 등 미군 특수부대 수천명이 중동지역으로 속속 집결하고 있다. 이들은 호르무즈 해협 개방, 하르그섬 점령, 고농축 우라늄 확보 등의 임무에 투입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조치는 이란과 종전 합의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압박으로 풀이된다. 그는 최근 기자들에게 "이란 측과 진지한 논의를 통해 '큰 진전'을 이뤘다"며 "아마 (합의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어떤 이유로든 곧 합의에 이르지 못한다면, 초토화 공격을 감행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측에 '핵무기 포기', '호르무즈 해협 개방' 등 15가지 요구사항을 담은 종전 합의안을 제시했다. 이 모든 사항을 일주일 안에 이행하거나 이행하겠다는 의사를 밝히지 않으면 군사 행동에 나서겠다는 얘기다.

그러나 강한 압박에도 불구하고 이란의 반응은 여전히 냉랭하다. 이란 의회 의장인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는 이날 SNS를 통해 "이란의 인프라를 공격하는 것은 큰 실수가 될 것"이라며 "하나를 공격하면 우리는 수배로 되갚을 것"이라고 맞섰다. 또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교부 대변인은 "우리는 지금까지 미국과 어떠한 협상도 하지 않았다"면서 미국의 요구사항에 대해 "과도하고 비현실적인 요구"라고 지적했다.

나아가 이란은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 카드까지 꺼내들었다. NPT는 핵기술의 평화적 이용을 명시하고 추가적인 핵무기 개발을 금지하자는 국제 조약인데,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에 정면으로 맞서겠다는 취지다. 이란 의회 국가안보외교정책위원회 소속 알라에딘 보루제르디 의원은 "더는 우리를 보호하지 못하는 조약에 묶여 있을 이유가 없다"며 "NPT 탈퇴는 이제 검토 대상이 아닌 실행의 문제"라고 말했다.

이란 의회는 이날 NPT 탈퇴를 비롯해 기존 핵제한조치 폐지, 평화적 핵기술 개발에 관한 우호국들과의 새로운 국제조약 지지 등을 담은 법안을 우선 처리 안건으로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종전 합의안을 두고 양측 모두 강대강 기조를 굽히지 않는 가운데, 이란 측이 한발 물러서 합의에 도달할지, 트럼프 대통령의 초토화 작전이 실현될지를 두고 전세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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