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6일 오후 8시 20분경 국가 전산망의 심장부인 대전의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에서 리튬이온 배터리가 폭발, 화재가 발생해 정부 전산서비스가 먹통이 됐다.
불길은 이날 오전 6시30분경 잡히면서 10시간여만에 초진됐지만, 전산시스템이 언제 복구될지는 요원하다.
국정자원은 정부 전산시스템 서버와 데이터베이스 등을 보유·관리하는 곳이다. 이곳에 불이 나면서 대부분의 정부 서비스까지 마비됐다.
마비된 정부 업무시스템은 총 647개로, 모바일 신분증과 국민신문고, 정부 온라인 민원서비스 정부 24, 행안부와 기획재정부 등 정부 부처 홈페이지까지 모두 접속 불가한 상태다. 택배 물량이 몰리는 추석 연휴를 앞두고 우체국 서비스까지 마비돼 우편 대란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이번 화재는 배터리 교체 작업을 위해 전원을 차단하던 도중 발생했으며, 이 과정에서 작업하던 업체 직원이 얼굴과 팔에 1도 화상을 입었다. 배터리 제조업체는 LG에너지솔루션이다.
현재 대전시 소방본부는 인원 170여명과 소방차 등 차량 63대를 투입해 연기를 빼는 배연작업을 하고 있다. 내부에 쌓여있던 192개 리튬이온배터리 팩은 이미 상당 부분 연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불길 진화에 시간이 걸린 이유는, 대량의 물을 투입할 경우 국가자원 데이터가 훼손될 수 있어 이산화탄소 등 가스소화설비를 사용했기 때문이다. 또 불길이 재점화되자 결국 배터리를 분리해 방수작업을 했으나, 최소한의 물만 사용해 불길 진압에 어려움을 겪었다.
또 데이터를 보관하는 클라우드 환경의 이중화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이번 먹통 사태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왔다. 다른 지역에 똑같은 클라우드 시스템을 갖춰놓고 재난 상황이 벌어졌을 때 같은 기능을 맡도록 하는 서비스 이중화(백업) 체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연합뉴스는 국정자원 서버의 재난복구 환경은 갖춰져 있지만 클라우드 재난복구 환경은 아직 구축되지 않은 상태였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국정자원 대전 본원은 공주 센터와 이중화하는 작업이 계획됐지만 예산 문제 등으로 진척이 늦어졌다. 2005년 설립된 대전 본원도 20년 넘은 노후 건물이다.
정부는 이번 사태를 기존 위기상황대응본부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로 격상했다. 행안부는 장애로 인해 다수 행정서비스 이용이 제한되고 있다며 포털사이트 네이버 공지(https://m.naver.com/notice)를 통해 국민 행동요령을 안내했다.
공지글에서 대면 민원처리는 행정기관을 방문하기 전 해당 서비스 가능 여부를 전화로 확인하고, 현장에서도 지연이나 제한이 있을 수 있음을 양해 부탁드린다고 알렸다.
민원서류 처리와 발급 등을 위한 대체 서비스 사이트로는 전자가족관계등록시스템(http://efamily.scourt.go.kr), 교통민원24(https://www.efine.go.kr), 세움터(https://www.eais.go.kr), 홈택스(https://www.hometax.go.kr), 국민건강보험(https://www.nhis.or.kr), 농업e지(https://nongupez.go.kr) 등을 안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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