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 탓에 열린 북극 항로로 선박 운항이 늘어나면서 이 과정에서 발생한 오염물질이 빙하를 더 빠르게 녹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10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북극 해빙 감소로 북극해를 통과하는 상선과 화물선 운항이 빠르게 늘고 있으며, 선박 연료 연소 과정에서 발생하는 그을음 입자, 이른바 블랙카본 배출이 북극 환경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북극 항로가 본격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최근 10여년 사이다. 여름철 해빙이 빠르게 줄면서 러시아 북쪽 연안을 따라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북극해 항로가 점차 열렸고, 기존 수에즈 운하를 경유하는 항로보다 운항거리를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선박 이용이 늘고 있다. 현재 이 항로는 러시아 국적 선박 비중이 가장 크지만, 중국과 유럽 국적 화물선도 시험 운항과 상업 운항을 점차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이같은 항로 확대가 북극 환경에 추가적인 부담을 주고 있다는 점이다. 선박 연료 연소 과정에서 배출되는 블랙카본은 디젤과 중유같은 화석연료가 불완전 연소될 때 발생하는 미세입자로, 눈과 얼음 위에 쌓일 경우 표면의 반사율을 낮춰 태양열 흡수를 크게 늘린다. 그 결과 빙하와 해빙이 더 빨리 녹고, 다시 항로가 넓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북극은 지구 평균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온난화가 진행되는 지역이다. 이런 조건에서 블랙카본이 추가로 유입될 경우, 같은 양의 배출이라도 다른 지역보다 훨씬 강한 온난화 효과를 낸다는 분석이다. 과학자들이 북극을 '기후변화의 증폭지대'로 부르는 이유다.
AP통신은 북극해 운송 증가가 단순한 교통변화에 그치지 않는다고 짚었다. 해빙 감소로 항로가 열리고, 선박 운항이 늘수록 오염물질 배출이 증가해 다시 빙하를 녹이는 구조가 굳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기후변화가 새로운 경제활동을 만들고, 그 활동이 다시 기후변화를 가속시키는 '되먹임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현재 북극해 선박 운항에 대한 규제는 느슨하다. 일부 국가는 오염도가 높은 연료 사용을 제한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여전히 중유를 사용하는 선박이 적지 않으며, 블랙카본 배출을 직접적으로 규제하는 국제기준도 미흡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북극해 운송이 늘어날수록 기후 문제뿐 아니라 지정학적 긴장도 함께 커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항로 경쟁과 자원 접근 문제가 겹치면서, 환경보호보다 경제적·전략적 이해가 앞설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번 보도는 북극해가 더 이상 먼 지역의 환경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 온난화를 되돌려 키우는 연결고리가 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빙하가 녹아 열린 항로가 다시 빙하를 녹이는 구조가 굳어질 경우, 북극은 기후위기의 가장 빠른 가속 지점이 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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