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존층 파괴하는 CFC 대체했더니...이번엔 'PFAS' 급증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6-02-13 08: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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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존층 파괴물질인 염화불화탄소(CFC)의 대체물질이 환경에 또다른 부담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물질들이 분해되면서 '영원한 화학물질'이라 불리는 과불화화합물(PFAS)을 전세계에 대량 축적시켰다는 것이다.

최근 영국 랭커스터대학이 주도한 국제연구팀은 2000년~2022년까지 20여년간 대기에서 지표에 축적된 '트리플루오로아세트산(TFA)'이 약 33만5500톤에 달한다고 밝혔다.

TFA는 PFAS 계열에 속하는 화학물질로, 자연분해가 거의 되지 않아 '영원한 화학물질'이라고 불린다. 유럽화학물질청은 TFA를 수생생물에 유해한 물질로 분류하고 있으며, 독일 연방화학청은 최근 TFA를 인체 생식능력에 영향을 주는 독성물질로 분류할 것을 제안했다.

연구팀이 화학수송모델링(chemical transport modeling)을 활용해 대기 중 어떤 기체가 TFA로 변하는지 추적했다. 그 결과, 냉매 등에 쓰이는 HCFC(수소염화불화탄소)와 HFC(수소불화탄소), 일부 흡입 마취제 등 이른바 'F-가스'가 주 원인으로 밝혀졌다.

이들 물질은 오존층을 파괴하는 CFC를 대체하기 위해 도입됐으나, 환경에 유해한 것으로 나타나 몬트리올 의정서와 키갈리 개정의정서 체결 이후 단계적으로 감축되고 있다. 하지만 대기 중 농도는 여전히 증가 추세다. 사용량은 줄어들고 있지만, 이미 대기 중에 축적된 물질이 수십년간 분해를 지속하기 때문이다.

특히 북극에서 검출된 TFA 대부분이 CFC 대체물질에서 기인했다고 연구팀은 분석했다. 북극은 주요 배출지점에서 멀리 떨어져 있지만, 수명이 긴 F-가스가 대기를 따라 북극까지 이동한 뒤 분해되면서 TFA를 생성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북극 빙하와 전세계 강수 자료를 비교한 결과 TFA 증가세가 일치했다고 설명했다.

중위도 지역에서는 자동차 에어컨 냉매로 쓰이는 HFO-1234yf가 주요 배출원으로 지목됐다. 연구에 참여한 라이언 호사이니 교수는 "HFO는 기후친화적 대체 냉매로 홍보돼왔지만, 일부 물질은 TFA를 생성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향후 TFA 농도 증가에 불확실성을 더하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연간 TFA 생성량이 2025년부터 2100년 사이 정점을 찍을 것으로 내다봤다. 연구 공동저자인 크리스 할솔 랭커스터대학 환경센터 소장은 "TFA는 일부 농약의 부산물로만 인식돼 왔지만, 실제로는 냉매·용제·의약품 등 다양한 유기불소화합물에서 비롯된다"며 "광범위하고 지속적인 오염원"이라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국제 모니터링을 확대해 이미 전지구적으로 축적된 TFA의 장기적 환경 영향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일부 규제기관은 인체에 위해가 되지 않는다고 평가하지만, 이들 물질이 한번 쌓이면 되돌릴 수 없다는 점에서 '행성 경계'(planetary boundary)로 다뤄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행성 경계는 인류가 생존할 수 있는 9가지 환경 한계치를 뜻한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지구물리학연구 레터스'(Geophysical Research Letters)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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