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떼에 모기까지 극성…이상기후가 불러왔나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5-10-13 15:58:51
  • -
  • +
  • 인쇄

폭염과 폭우 등 이상기후가 잇따르면서 도심 생태계에 이상이 감지되고 있다. 서울시 전역에서 쥐가 출몰하는가 하면 10월 중순인데도 모기가 날아다니고 있다.

13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김위상(국민의힘) 의원이 서울시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0년 1279건이던 서울시 내에서 쥐 출몰을 목격한 민원건수가 2024년 2181건으로 2배 가까이 늘었다. 올해도 1~7월 사이에 1555건이 접수됐다.

민원이 가장 많았던 자치구는 강남구, 마포구, 관악구 순이었다. 주로 상권 밀집지역과 노후주택가가 공존하는 지역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에 쥐 출몰이 늘어난 것은 폭염·폭우 같은 기상요인 영향으로 추정된다. 서울시는 "여름철 폭우로 하수도나 지하시설이 침수되면서 서식지를 잃은 쥐가 지상으로 이동하거나, 폭염으로 지하 온도가 높아지면서 비교적 통풍이 잘되는 지상으로 피신한 영향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서식 환경이 지하에서 지상으로 확장되면서 개체수도 증가했을 가능성이 높다.

이상기후는 쥐뿐만 아니라 모기의 생태도 이상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모기가 버티기 힘든 수준의 폭염이 매년 여름마다 이어지면서 모기의 활동시기가 점점 늦춰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30℃가 넘는 한여름 폭염에 모기의 수명이 급격히 짧아지고 모기가 알을 낳을 물웅덩이도 금방 증발해 버린 것이다. 또 짧은 기간 강하게 쏟아지는 돌발성 호우가 잦아지면서 기껏 낳은 알이 물길에 휩쓸려 버렸다. 모기의 계절이라 불리던 여름이 이제는 모기가 활동하기 어려운 환경이 된 셈이다.

이에 모기의 활동시기가 점차 늦춰지고 있다. 실제로 서울 시내 53곳에 설치된 유문 등에서 채집한 모기 개체수는 지난해 10월 총 5087마리로, 한여름인 8월에 비해 오히려 2.37배 높았다. 올해도 역대급 폭염이 덮치면서 한여름인 8월 모기 개체수는 1657마리에 불과한 반면 9월 개체수는 2310마리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사람과 설치류, 해충 등의 접촉 빈도가 늘면 인수공통감염병 확산 위험도 커진다고 경고했다. 김호 대진대 생명과학과 교수는 뉴스트리와 통화에서 "모기는 말라리아 등 각종 질병을 퍼뜨리기 쉽고, 쥐 역시 신증후군출혈열, 렙토스피라증 등 온갖 감염병을 옮길 수 있다"며 "기후변화로 도심 생태계가 변하면서 해수·해충들에 대한 방역대책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ESG

Video

+

ESG

+

"에어컨 물도 다시"...LG화학 리사이클 공모전서 초등학생 최우수상

한 초등학생이 에어컨 물을 재활용하는 아이디어로 리사이클 공모전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LG화학은 지난 8월 주최한 '리사이클 사회공헌 임팩트 챌린

[최남수의 ESG풍향계] '아리셀' 판결이 던진 과제

지난해 6월에 발생한 아리셀 공장 화재 참사에 대한 1심 재판 결과가 지난 9월 23일에 나왔다. 산업안전보건법과 중대재해처벌법 등을 위반한 이 회사

'종이제안서' 없앤다...서울시, 지자체 최초 '온라인 평가' 도입

서울시가 제안서 평가를 통해 계약상대자를 결정하는 협상에 의한 계약에서 '제안서 온라인 평가제도'를 시행한다고 10일 밝혔다.이번 제도는 전국 지

경기지역 수출 중소기업 "탄소배출량 산정·검증 어려워"

여전히 많은 수출기업이 유럽연합(EU) 탄소국경조정제도에 대응하기 위한 탄소배출량 산정·검증 절차 이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경기도 '기후행동 기회소득' 사회적 가치 1015억 창출

경기도가 '기후행동 기회소득' 사업이 지난해 총 1015억원의 사회적 가치를 창출했다고 10일 밝혔다. 국내 지방정부가 특정 정책사업의 환경적·경

브라질, COP30 앞두고 '열대우림 보전기금' 출범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30) 의장국인 브라질이 열대우림 보전 주도에 나선다.6일(현지시간) COP30 홈페이지에 따르면 '세계 지도자 기후

기후/환경

+

[COP30] 기후재원·NDC 최대 현안...'메탄 감축'은 어디로?

10일(현지시간) 브라질 벨렝에서 개막된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에서 기후재원 조성과 '2035 NDC', 열대우림 보호가 최우선 의제로 다뤄

현대차, 인도네시아 발리 대중교통 전기버스 공급자로 선정

현대자동차는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가 진행한 인도네시아 발리 내 전기버스 공급 관련 공개 입찰에서 최종 사업자로 선정됐다고 11일 밝혔다.현

'2035 NDC' 53~61% 감축안 탄녹위 통과...국무회의 의결만 남았다

2035년까지 국가온실가스감축계획(2035 NDC)이 2018년 대비 53~61% 감축하는 안으로 굳어지고 있다. 대통령 직속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는 10일 오후 3시 전

[COP30] 개방형 '배출권거래제' 논의...브라질-EU-中 등 연합체 결성

탄소배출권을 사고파는 탄소배출권 거래제 기준이 전세계적으로 통일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제30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에 앞서 브

10년간 기후난민 2.5억명...절반이 올해 기후재난으로 발생

올해 전세계적으로 1억1700만명의 기후난민이 발생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지난 10년간 발생한 전세계 기후난민 2억5000만명의 절반에 달한다.기후난민

ICJ “기후방치는 인권침해”… COP30 협상 지형 흔든 판결

국제사법재판소(ICJ)가 국가의 기후변화 방치를 인권침해로 볼 수 있다는 자문 의견을 내놓으며,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 협상에 새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