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상반기 사상 처음으로 재생에너지가 석탄 발전량을 추월했지만 지난해 전세계 석탄 사용량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온실가스 배출량을 증가시키고 말았다.
국제기후단체 '체제전환연구소(Systems Change Lab)'가 22일(현지시간) 발간한 '2025 기후행동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재생에너지가 급증하면서 전체 에너지 가운데 석탄 비중은 2023년 35%에서 34%로 감소했지만, 전력 수요의 총량이 늘면서 석탄의 절대 사용량이 증가했다. 이는 인도와 중국의 폭염이 닥치면서 전력소비가 늘어난 때문으로 분석했다.
지난해 에너지 소비량 가운데 무탄소 발전원의 비중이 41%를 차지해 석탄 발전량을 7%포인트 앞섰다. 무탄소 발전원 가운데 원자력과 수력을 제외하고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 발전원만 따지면 이 비중은 15%로 줄어든다. 여전히 석탄을 비롯한 화석연료 비중이 전체 발전원의 55%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보고서는 연간 재생에너지 성장률이 지금보다 2배는 늘어나야 전세계가 2030년 감축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화석연료 사용량은 증가 속도가 둔화됐을 뿐 여전히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세계 각 국은 점점 온실가스 감축 목표와 멀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세계 화석연료 사용량이 늘어나는 요인으로 보고서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반(反) 재생에너지 정책을 꼽았다. 대부분의 국가는 2021년 이후 석탄의 단계적 감축을 추진하고 있지만 미국, 인도 등 일부 정부는 여전히 석탄을 적극 사용하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화석연료를 대놓고 지지하고 재생에너지 보조금을 끊고 있으며,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올해 인도 석탄생산량이 10억톤을 돌파한 것을 축하했다.
탄소 감축이 가장 더딘 분야는 건물 난방, 철강 생산 등으로 나타났다. 도로·운송 부문은 최근 전기차 사용이 늘면서 전기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판매된 신차 5대 중 1대 이상이 전기차였으며, 중국은 그 비율이 50%를 차지했다.
또 보고서는 탄소를 흡수할 수 있는 산림·습지·해양 등의 훼손에도 우려를 표했다. 지난해 회복이 불가능한 수준으로 훼손된 산림은 8만㎢에 달한다. 2021년 훼손된 면적인 7만8000㎢보다 더 늘어난 것이다. 이 보고서를 작성한 클레아 슈머 세계자원연구소(WRI) 연구원은 "재생에너지 사용을 늘리는 방향은 맞지만 속도가 더디다"며 "이대로 가면 지구 평균기온 1.5°C 목표는 실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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