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대기업 엑손모빌이 라틴아메리카 단체들에게 금전을 살포하면서 기후변화 부정 여론을 퍼뜨린 사실이 발각됐다.
3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은 익명의 내부 제보자와 공개문서를 인용해, 엑손모빌이 지난 수년간 멕시코·브라질·콜롬비아 등에서 '기후변화는 과장됐다'는 주장을 퍼뜨리는 데 조직적으로 관여했다고 보도했다. 회사는 이를 위해 현지 언론인과 정치인, 경제 연구기관 등을 후원하며 '탄소규제가 경제를 망친다'는 메시지를 확산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문건에는 엑손모빌이 미국 내 보수 싱크탱크와 협력해, 이들이 작성한 기후변화 회의론 보고서를 스페인어와 포르투갈어로 번역·배포하고, 기후협약에 반대하는 활동가들을 초청해 라틴아메리카 주요 도시에서 세미나를 열었다는 기록이 포함돼 있다. 또 일부 단체는 엑손모빌의 재정 지원을 받아 '기후변화는 자연적인 현상이며, 화석연료는 여전히 필수적'이라는 내용의 홍보 캠페인을 진행했다.
보도에 따르면, 해당 활동의 대부분은 공식적인 로비나 기부로 신고되지 않았으며 '학술 연구 지원'이나 '시장 자문 비용' 등으로 위장돼 있었다. 가디언은 "이런 형태의 은밀한 지원이 각국의 기후정책 논의에 영향을 미쳐왔다"고 지적했다.
기후과학자들은 이를 두고 "화석연료 산업이 여전히 과학적 합의를 흔들기 위해 정보전을 벌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콜롬비아 환경정책연구소의 한 연구원은 "라틴아메리카는 기후위기의 피해를 직접 겪는 지역임에도, 외부 자본의 영향으로 여론이 왜곡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엑손모빌 측은 이 보도에 대해 "우리는 어떠한 형태의 기후 부정 활동도 지원하지 않는다"며 "지속가능한 에너지 전환과 탄소 감축에 투자하고 있다"며 내용을 전면 부정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기업의 공개 입장과 다르게 실제 자금은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는 것은 오래된 문제"라며 "탄소중립 선언 이후에도 석유기업의 기후정보 조작이 계속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번 폭로는 COP30 개막을 일주일여 앞두고 나온 것으로, 기후정책에 대한 화석연료 산업의 영향력이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국제 환경단체들은 "라틴아메리카뿐 아니라 전세계에서 기후부정 네트워크의 구조를 투명하게 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