찜통으로 변하는 지구...'습한폭염'이 무서운 이유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6-01-09 15:5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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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한폭염지구온난화로 폭염이 일상화되는 가운데 습도 또한 위험한 수준으로 치솟고 있다. 높은 기온에 습도까지 오르면 인간의 생존에 큰 위협을 미친다.

콜린 레이먼드 미국 캘리포니아대학 LA 교수, 로라 수아레스-구티에레즈 스위스 취리히연방공과대학 교수 등이 참여한 국제연구팀은 기후변화로 전세계적으로 '습구 온도'가 오르고 있다고 최근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습구 온도'는 공기의 온도와 습도를 함께 나타내는 지표로, 물이 증발하며 주변 열을 빼앗아 낮아진 온도를 뜻한다. 건구 온도(일반 기온)와 습구 온도의 차이가 클수록 습도가 낮다는 뜻이다. 한 연구에 따르면 인간이 견딜 수 있는 습구 온도는 35°C다.

습도가 온도와 함께 오르면 이것은 단순히 '더 덥게 느껴지는 문제'에서 그치지 않는다. 땀을 배출하면서 체온을 식히는 인체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건강에 치명적이다. 이같은 위험성에 비해 전세계 습도의 추이, 그로 인한 광범위한 영향 등에 대한 연구는 온도연구에 비해 미진한 편이다.

이에 연구팀은 ERA5 자료와 여러 기후모델을 활용해 전세계 23곳 지역의 '습구 온도'를 분석했다. 그 결과, 2023년 모든 조사지역의 습구 온도가 최고치를 경신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동·북아프리카를 비롯한 열대지역의 습구 온도는 평균대비 4~5 표준편차 이상 치솟았다. 평균을 벗어나도 대부분 1~2 표준편차 내외여야 정상 범주인데 이는 수십, 수백 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하는 아주 극단적인 상태라는 뜻이다. 이렇게 높은 수준의 습구 온도가 20일 이상 이어지는 지역들도 흔했다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이러한 습열 패턴은 짧은 기간 내에 강하게 집중되는 양상을 보였다. 가령 열대 지역에서는 습구 온도 상위 5%에 해당하는 날의 75%가 전체 연도의 25%에만 집중됐다. 연구팀은 강력한 엘니뇨 현상이 기온과 습도를 동시에 높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하나의 극값만 제외해도 향후 예상되는 덥고 습한 날이 5분의 1로 줄어들어, 일부 극단적인 값이 전반적인 습구 온도 예측을 좌우한다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연구팀은 사람의 체온조절이 불가능해질 정도로 습구 온도가 오르고, 또 이러한 극단적 폭염이 일상화되면 전세계 건강·경제·전력 인프라에 다층적인 부담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 지구물리학회(AGU)에서 발행하는 학술지 'AGU 어드밴스'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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