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PFAS' 단계적 퇴출...독성 높은 화학물 관리 '깐깐하게'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6-01-27 16:4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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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살균제 피해자 가족들이 해당 제품을 전시한 모습 (사진=연합뉴스)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의 온전한 회복을 위해 배상체계를 국가주도로 전환하기로 한 정부는 앞으로 화학물질에 의한 피해가 발생할 경우에 공소시효를 최장 20년으로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프라이팬 등 주방용품에 널리 사용되는 과불화화합물(PFAS)과 폴리염화비폐닐(PCBs) 등 우려가 큰 화학물질은 단계적으로 퇴출시킨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환경보건 분야 올해 추진할 중점 업무과제를 27일 공개했다. 올해 과제는 가습기살균제 피해 등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고 화학제품 및 화학물질에 의한 화학사고를 비롯해 석면 등 환경유해인자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한 안전망을 철저하게 구축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지난해 기후에너지환경부는 가습기살균제 참사피해의 온전한 회복을 위해 국가 주도 배상체계로의 전환방안을 마련했고, 인체와 환경 위해성이 높은 고독성 화학물질을 퇴출하기 위해 '납화합물'과 '염화메틸렌'을 사용 제한물질로 신규 지정했다. 납화학물은 페인트에 주로 사용되고, '염화메틸렌'은 가정용세정제나 페인트제거제에 주로 사용된다. 아울러 사업장의 화학물을 획일적으로 관리하는 체계에서 사고위험이 높은 사업장 위주로 관리하는 체계로 전환하고, 유해성 정보가 부족한 소량 신규화학물질에 대해서는 안전관리제도를 도입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환경피해 사후구제 대책 실효성을 강화한다. 우선, 가습기살균제 특별법 전부 개정을 통해 피해자 중심으로 배상체계로 전환하고, 개인별 배상심의 준비에 착수한다. 이를 위해 정부출연금을 조기 확보하고, 기업에 대해서는 분담금 완납을 유도해 배상 재원을 확보할 계획이다.

또 유사 피해를 막기 위해 지난해부터 운영중인 화학제품 피해 상시 감시·분석시스템에 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화학제품 피해는 장기간에 걸쳐 나타나는 특성을 고려해 '생활화학제품 및 살생물제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사항에 대한 공소시효 연장도 추진할 예정이다. 현행법에는 공소시효가 7~10년인데, 이를 과학적 증거가 있는 경우 10년 추가 연장하도록 제도를 개선할 계획이다.

환경오염 취약지역에 대한 회복 지원도 강화할 예정이다. 단양 시멘트 공장 주변과 주거지와 공장이 혼재된 난개발 지역 등 환경오염 취약지역에 거주하는 주민들을 대상으로 선제적 건강영향조사를 실시한다. 특히 난개발 지역에 대해서는 환경관리 개선방안을 마련하고, 환경복원과 지역경제 활성화 등 친환경 도시재생 추진을 위한 법적 기반 마련도 추진한다. 아울러 김포시 거물대리 일원 오염지역에 대해서는 친환경 도시재생 지역으로 탈바꿈하기 위한 토지이용계획을 수립한다. 이를 통해 난개발로 인한 주민 건강 및 환경 피해, 인구 유출에 따른 지역 경제 위축 등 지역의 환경·사회문제에 대한 근원적 해결을 도모한다.

환경유해인자 노출에 민감한 어린이 등의 건강보호를 위한 대책도 중점 추진한다. 지난해부터 시행하는 1인당 10만원 상당의 환경보건이용권 지급대상을 올해부터 1만1000명으로 확대한다. 어린이집 등 민감계층 이용시설과 취약계층 거주가구 3700곳에 대해 실내환경 진단을 실시하고, 그 결과 열악한 시설 910곳에 대해서는 시설개선도 추진할 계획이다.

살생물제품에 대해서는 사전승인제를 확립한다. 가습기살균제 사건을 계기로 2019년 살생물제 승인제도를 도입하고, 제도 시행 전에 유통되었던 살생물제에 대해서는 유예기간을 부여해서 승인평가, 즉 안전성 및 효과·효능 검증을 순차적으로 진행해왔다.

7년간 시행이 유예됐던 '살생물제품 사전승인제'는 올 연말부터 살균제와 살충제, 살서제, 살조제, 기피제 등 5가지 유형의 살생물제품에 대해 실시한다. 피부에 직접 닿는 제품에 대해 제조단계에서부터 안전성 승인평가를 한다. 2032년까지 승인평가를 받지못한 제품은 판매할 수 없다.

생활화학제품은 유통단계의 감시체계도 강화된다. 특히 온라인과 해외직구를 통해 판매되는 불법·위해제품을 신속하게 차단하기 위해 '이(e)-라벨' 표기제가 도입된다.

과불화화합물(PFAS)과 폴리염화비폐닐(PCBs) 등 국제적으로 우려가 큰 화학물질에 대해서는 체계적인 관리방안을 마련해 단계적으로 시장 퇴출을 추진한다. 이와 함께 화학물질 관리, 사업장 안전관리, 화학제품 관리를 아우르는 화학안전 전주기 안전체계 구축을 위해 인공지능(AI) 기술을 적극 활용한다.

이차전지, 반도체 등 새로운 화학물질을 많이 사용하는 첨단산업을 대상으로 공정설계 단계부터 사전적으로 위험요소를 없애는 위험성 평가를 실시하여 신규 위험을 사전에 차단한다. 또, 화학물질 누출시 조기 감지를 위한 변색페인트 활용 안전기술을 개발하고, 확산 차단을 위한 에어커튼 기술 지원도 실시한다. 아울러, 최근 잇따른 화학사고로 안전관리 강화 필요성이 제기된 폭발성·인화성 물질에 대해서는 범부처 합동점검 등 다부처 협업을 통한 안전관리를 강화한다.

아울러 국민들이 오래 머무는 일부 다중이용시설의 실내공기질 초미세먼지 기준을 강화(50→40μg/m3)하고, 3월부터 실내공기질 관리 수준이 우수한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우수시설 지정제도를 시행하여 능동적 실내공기질 관리를 유도한다. 석면의 경우 학교석면 등 해체·제거사업장 부실감리 방지를 위해 석면해체·제거감리인 운영을 강화하기 위한 세부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아울러 올해 '폐슬레이트'를 집중수거하는 한편 도서관, 대규모 점포, 학원 등 어린이활동공간에 대해서는 강화된 납과 프탈레이트 기준을 시행한다. 납 기준치는 600ppm에서 90ppm으로 강화됐다.

조현수 기후에너지환경부 환경보건국장은 "위험은 사전에 차단하고, 피해는 끝까지 책임지고 회복시키는 것이 환경보건 정책의 핵심"이라며 "2026년에는 국민이 일상에서 안전을 체감할 수 있도록 환경보건 정책을 더 촘촘히 실행력 있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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