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내견·어린이집...故이건희 회장의 남다른 사회공헌

백진엽 기자 / 기사승인 : 2020-10-26 11:19:49
  • -
  • +
  • 인쇄
시각장애인 위한 안내견 양성, 긴급재난구조단 등 소외계층 챙겨
어린이집 설치 등으로 여성 인재 양성 및 성차별 해소에도 앞장서
25일 타계한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은 삼성을 '세계 일류 기업'으로 성장시켜 경제에 큰 기여를 한 것 뿐만 아니라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있어서도 선도적인 역할을 한 경영인으로 평가받는다.
·
고 이 회장의 뜻은 지난 2001년 그룹 신년사에서 드러난다. 그는 당시 "소외된 이웃에 눈을 돌리고 따뜻한 정과 믿음이 흐르는 건강한 공동체를 만들어 가는 것은 선도기업인 우리의 책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며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했다. 비단 말 뿐이 아니라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사회공헌 활동에 나서며 소외된 계층을 챙기는데 앞장섰다.

특히 다른 사람들이 생각하지 못하는 부분까지 관심을 갖고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대표적인 것이 동물을 활용한 사회공헌이다. 삼성화재는 지난 1995년부터 시각장애인들의 눈 역할을 하는 안내견 사업에 본격 나섰다. 지금도 삼성안내견학교를 운영하며 시각장애인들의 힘이 되고 있다.

▲2011년 반도체 16라인 가동식에 참석한 고 이건희 삼성 회장.(사진=삼성)

인재양성이야말로 기업은 물론, 국가 전체를 위한 일이라고 생각한 고 이 회장은 특히 당시 국내 상황에는 생각하기 어려웠던 여성 인재 양성에 적극적이었다. 여성이라는 이유로 가진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은 기업과 사회에 큰 손실이라고 여긴 것이다. 1987년 회장 취임 이후 지속적으로 여성 인재의 중요성을 강조한 고 이 회장은 육아로 인해 마음놓고 일하지 못하는 현실을 안타까워 했다. 그리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어느 기업보다 먼저 주요 사업장에 엄마 직원들을 위한 어린이집을 설치했다. 이밖에 인사나 채용 등에서도 여성이라는 이유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제도를 마련했다.

삼성이 운영하는 긴급재난 구조대 역시 세계 여타 기업에서 볼 수 없는 조직이다. 1994년 출범한 삼성사회봉사단은 전 세계 기업 중 유일하게 첨단장비를 갖춘 긴급 재난 구조대를 조직, 현재도 국내외 재난 현장에서 구호활동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국가적으로 큰 시련을 맞았던 IMF 외환위기 이후 고 이 회장의 사회적 책임 의식은 더욱 빛났다. 그는 외환위기 이후 금융계열사 사장들에게 "이익이 줄어드는 한이 있더라도 사회에 이바지할 수 있는 일들을 하는 게 중요하다"며 사회 전체를 우선적으로 챙기라고 주문했다.

현재 삼성에서는 '거래처' '납품업체' '하청업체' 등과 같은 용어 대신 '협력업체'라는 표현을 쓴다. 이 역시 고 이 회장의 '상생주의'에서 시작된 문화다. 그는 협력사를 '삼성 가족'이라고 부르며 한 식구임을 강조했다. 그는 "협력사에 인격적인 대우와 적극적인 지원으로 한 가족이라는 자부심을 느끼도록 해줘야 한다"며 "이로써 참된 공존공영을 이룩하는 것 또한 인간중시 경영의 하나라고 믿고 있다"(1989년 신년사)고 역설했다.

고 이 회장의 이같은 사회적 책임 의식은 삼성에 그대로 이어져 지금도 국내에서 사회공헌에 가장 앞장서는 기업으로 삼성이 꼽힌다. 삼성 임직원들은 매년 연인원 50만명이 300만시간동안 자발적으로 고아원, 양로원 등 시설에서 봉사하고 자연환경 보전에 노력하고 있다.

또 국가적 위기가 생기면 항상 앞장서서 극복에 나선다. 대표적인 사례가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대구나 수도권의 병상 부족이 우려되자, 삼성은 가장 먼저 자신들의 부동산을 병상 시설로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고 이 회장은 세상을 떠났지만 그가 남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임직원들을 통해 여전히 우리 사회의 안전망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백진엽 기자 jinebito@newstree.kr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현대제철, CDP 선정 기후대응 원자재 부문 우수기업 수상

현대제철이 글로벌 지속가능경영 평가기관인 CDP(Carbon Disclosure Project,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로부터 기후변화 대응 분야 우수기업으로 선정됐다.현대

'해킹사고' 부실 대응 SK텔레콤..."ESG 등급 하락 불가피"

SK텔레콤 해킹사태로 고객 개인정보가 무방비로 유출되면서 SKT의 ESG평가에서 사회(S)부문과 종합부문 등급이 1등급씩 하락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고객

KB국민은행, 올해 지역에 '작은 도서관' 9곳 더 늘린다

KB국민은행이 올해까지 134개의 'KB작은도서관'을 조성해 미래세대를 위한 독서 인프라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30일 밝혔다.KB국민은행은 지난 14일에는 울

LG유플러스, CDP '탄소경영 아너스 클럽' 수상

LG유플러스가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버서더 서울호텔에서 열린 '2024 CDP(탄소정보공개 프로젝트) 코리아 어워즈'에서 CDP 기후변화 대응 부문(CDP Climate

11번가 사령탑 교체...신임 대표로 박현수 CBO 선임

SK스퀘어 자회사 11번가가 지난 29일 오후 열린 이사회에서 신임 대표이사로 박현수 11번가 CBO(최고사업책임)를 선임했다고 30일 밝혔다. 안정은 전임 대

경기도 푸드뱅크, 세제와 휴지 등 '생활용품'도 기부받는다

경기도가 푸드뱅크를 통해 식품뿐만 아니라 세제와 휴지 등 다양한 생활용품도 기부받고 있다고 30일 밝혔다. 푸드뱅크·마켓은 취약계층에 기부

기후/환경

+

폐기하고 동결하고...트럼프, 100일간 환경규제 145건 풀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 100일동안 145건에 달하는 기후·환경 관련 규정을 폐지했다.1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은 트럼프 2기 행정부가

기묘해지는 3월 기후...제2의 '경북 산불' 발생 가능성 2배 높아졌다

얼마전 경북에서 발생한 산불이 역대 최악의 산불로 기록됐지만 기후변화로 강수량과 습도가 비정상적으로 낮아지고 강풍의 빈도가 높아짐에 따라 앞

대구 함지산 산불 '재발화'...강풍에 불씨 되살아나

이틀만에 주불이 잡히면서 완전된 것으로 알았던 대구 함지산 산불이 다시 발화하면서 주민들이 다시 대피했다. 건조한 상태에서 계속해서 불어대는

기후위기로 야외 음악공연도 '위기'...티켓 판매부진 현상

호주에서 기후위기로 야외 뮤직 페스티벌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보고서가 나왔다.호주 로열 멜버른 공과대학(RMIT)이 지난 23일(현지시간) 발간한 '뮤

"해운탄소세 피하려면 '전기추진선'으로 교체해야"

탄소배출이 많은 선박을 전기추진선으로 대체하고 녹색해운항로를 개척하면 해운부문 탄소배출량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해운은 전

기후재해 보상은 왜 제한?...손보사 車보험약관 공정위 '심판대'

기후위기로 올여름도 무더위와 수해 피해에 대한 우려가 높은 가운데 기후위기로 인한 재해 피해는 보상하지 않는 보험약관의 불공정 조항을 개정해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