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친' 이재용-정의선, 삼성-현대 동맹 더 끈끈해질까

백진엽 기자 / 기사승인 : 2021-05-18 10:13:46
  • -
  • +
  • 인쇄
고 이건희 회장 빈소 등에서 돈독한 사이 부각
"삼성-현대차 협력 분야 넓어지는 상황에 교류 활발해 협력 확대될 것"
한국 경제 성장의 양 축을 이끌며 한국 최고 그룹 자리를 두고 치열하게 경쟁을 이어오고 있는 삼성과 현대차그룹. 이 두 그룹이 최근 본격적으로 3세 경영 시대를 맞이하면서 과거와 달리 협력에 더 많은 비중을 둘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두 그룹의 총수가 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차 회장이 평소에도 돈독한 관계이고, 둘 모두 명분이나 형식보다는 실리를 중요시하는 성향이라는 점에서다. 또 '초연결'로 대표되는 미래 산업 분야에서 타 업종간 연계 분야가 점차 넓어지고 있다는 점도 두 그룹에게 협력 필요성을 높일 것으로 보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29일 재계에 따르면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빈소와 영결식 등에서 이 부회장과 정 회장은 돈독한 우정을 보여줬다. 정 회장은 재계 총수 중 가장 먼저 빈소를 찾아 이 부회장을 위로했고, 영결식에도 방문해 고인의 마지막 길을 지켰다.

이 부회장은 빈소가 차려지기 전인 25일 현대차에서 만든 팰리세이드를 타고 장례식장에 도착했다. 본인이 의도했는지는 몰라도 세간에서는 두 총수간 우정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1968년생인 이 부회장과 1970년생인 정 회장은 평소에도 자주 교류하면서 친하게 지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한 관계자는 "두 사람은 실무진을 거치지 않고 직접 연락해 의견을 나누고 교류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총수간의 친분은 두 그룹간 협력으로 이어지고 있다. 삼성과 현대차는 최근 'K배터리'와 관련해 다양한 협력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른바 정 회장이 주도한 'K배터리 회동'에 이 부회장이 흔쾌히 응하면서 현대차의 미래 모빌리티에 삼성의 배터리가 장착된다는 전망을 가능케 했다.

이는 실무진의 건의에 의한 것이 아닌 정 회장의 아이디어를 이 부회장과 교류하면서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은 지난 5월 삼성SDI 천안사업장을 방문했고, 두 달 후 이 부회장은 현대기아차 남양기술연구소를 답방했다. 이 자리에서 양사는 차세대 모빌리티 분야에서 다각도록 협력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방한했을 때, 이 부회장이 주관한 재계와의 만남에 정 회장이 흔쾌히 수락하고 앞장서면서 자리를 빛낸 것으로 전해진다.

두 총수의 조부와 부친 시절만 해도 양 그룹은 경쟁 쪽에 무게가 실려왔다. 창업주인 고 이병철 삼성 회장과 고 정주영 현대 회장은 반도체에서 맞붙었다. 공교롭게도 두 회사 모두 1983년 반도체 사업에 진출하며 경쟁을 펼쳤고, 이는 현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라는 세계 굴지의 반도체 회사를 키워낸 결과로 이어졌다.

1995년 고 이건희 회장 시절 삼성이 자동차 산업에 진출하면서 두 그룹간 갈등은 고조되기도 했다. 또 2015년에는 서울 삼성동 한전부지를 놓고 삼성과 현대차그룹이 치열하게 경쟁을 벌이기도 했다.

하지만 두 그룹은 삼성의 자동차사업 철수 이후 사업적으로 겹치거나 교류할만한 부분이 크게 없었다. 그리고 한국 경제를 위해 재계가 해야할 일이 있거나 사적인 경조사 등에서는 힘을 합치고 서로 돈독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런 점이 3세에 이르러서는 사업적인 협력도 넓어질 것이라는 기대다. 무엇보다 미래 모빌리티와 배터리, 통신 기술 등 두 그룹이 협력해야 할 부분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실리'로 무장한 젊은 총수들이 비슷한 시기에 전면에 나서게 됐기 때문에, 게다가 그 두명이 서로 친한 사이라는 점에서 협력 기대감은 더 커진다.

재계 한 관계자는 "두 사람의 성향은 '자존심'이나 '명예'보다는 필요한 것을 위해서는 적과도 손을 잡는다는 '실리'를 챙기는 스타일"이라며 "미래 산업화로 인해 협력해야 할 부분도 많아지는 상황에서 총수간 교류가 활발하다는 점은 그만큼 협력하기도 쉽다는 것"이라고 예상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삼천리 70년' 나눔과 봉사 실천..."사랑받는 기업으로 거듭날 것"

올해로 창립 70주년을 맞은 삼천리는 지역사회 곳곳에서 도움이 필요한 이웃에게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펼치면서 나눔상생을 실천하고 있다.20일 삼

네이버, 2024년 재생에너지 사용 통해 온실가스 9144톤 감축

네이버가 지난해 탄소배출량을 3만925톤(tCO2eq) 절감하고, 재생에너지 사용을 통해 감축한 온실가스가 9144톤에 달했다.네이버는 20일 발간한 '2024 통합보

사외이사 안건 찬성률 95.3%...상장사 이사회는 '거수기'로 전락?

사외이사 이사회 안건 찬성률이 95.3%에 달하는 등 올 상반기 국내 상장사들의 이사회 기능과 감사 독립성이 전반적으로 약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손기원의 ESG인사이드] 보여주기식 'ESG공시' 벗어나려면?

ESG 공시는 더이상 선택이 아니다. 지속가능성 정보가 자본과 규제의 흐름을 결정짓는 시대, 기업의 지속가능 경영 수준을 점검하고 공시 역량을 평가

노동자 사망사고·압수수색 이후...SPC '컴플라이언스 위원회' 출범

노동자 끼임 사망 사고로 압수수색을 받았던 SPC그룹이 윤리·준법 체계를 감독하는 상설독립기구인 'SPC 컴플라이언스 위원회'를 구성하고 19일 출

틱톡, 광고 제작과정 탄소배출까지 체크한다

숏폼 플랫폼 틱톡(TikTok)이 송출되는 광고는 물론, 해당 광고가 제작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까지 측정한다.16일 틱톡에 따르면, 플랫폼 내 광고 캠

기후/환경

+

비 오면 벽체 내려앉아...세계문화유산 무령왕릉 5호분 보존처리 시급

단시간에 많은 비가 쏟아지는 '극한호우'가 이어지는 가운데 공주 무령왕릉 5호분이 장마철 등 강우량이 많은 시기에 토양에 수분이 증가하면서 벽체

지구 기온 4℃ 오르면...2100년 식량 생산량 절반으로 '뚝'

지구온난화로 인해 2100년에 이르면 식량 생산량이 절반가량 감소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솔로몬 샹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 연구팀은 지구 평균기온

항공권에 '비행세' 부과하면...기후기금 167조원 확보 가능

항공권에 '비행세'를 부과하면 기후피해 회복기금으로 연간 1060억유로, 우리돈 167조2000억원 이상을 모을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19일(현지시간)

올해도 미국은 '열돔'에 갇혔다...다음주까지 폭염 시달려

올해도 미국의 폭염은 더 뜨겁고 길어질 전망이다. 19일(현지시간) 미국 기상청(NWS)에 따르면 이번 주말 중서부에서 동부 연안에 이르는 지역에 열돔 현

환경공익사업 지원금을 로비에 활용?...EU, NGO 자금조사 착수

환경 등 공익사업을 수행하라고 지급된 유럽연합(EU)의 보조금이 NGO들의 정치적 로비에 활용됐다는 의혹이 제기됨에 따라, EU가 자금 흐름을 들여다보

퍼붓다 그쳤다 반복...수도권 '국지성 폭우'로 피해 속출

인천 등 수도권 곳곳에 강한 비가 쏟아졌다 그쳤다는 반복하는 국지성 호우로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기상청은 일부 지역을 제외한 인천 전역과 경기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