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스타트업 '이것' 때문에 해외진출 망설인다

김현호 기자 · 이재은 기자 · 박유민 기자 / 기사승인 : 2021-02-08 14:2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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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창업기획자가 조언하는 '스타트업 글로벌 진출전략'

500스타트업(500Startups), 에스오에스브(SOSV), 플러그앤 플레이(Plug&Play), 스타트업부트캠프 등 글로벌 창업기획자 4개사가 국내 창업기업의 글로벌 진출을 돕기 위해 한자리에 모였다.

이 4개사는 지난 3일 중소벤처기업부 주최로 서울 강남에 있는 글로벌창업사관학교에서 실시한 '글로벌 창업기획자 멘토링·특강'을 실시했다. 중기부는 "글로벌창업사관학교 참여기업 이외의 창업기업도 국내에서 글로벌 창업기획자의 보육프로그램을 경험해볼 수 있도록 글로벌 창업기획자와 함께 이번 특강을 마련했다"고 행사 취지를 설명했다.

'글로벌창업사관학교'는 지난해 중기부와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창업진흥원과 함께 글로벌 창업기업 육성을 위해 설립한 곳이다. 마이크로소프트, 나비디아, 인텔 등 글로벌 기업들이 교육기관으로 참여하고, 500스타트업과 SOSV 등이 상주하며 보육한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아래는 특강의 주요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 "대기업과 스타트업 협업이 필수전략"

플러그앤플레이(PnP)의 공동창업자 조조 플로리스는 "최근들어 혁신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스타트업과의 협업이 기업의 필수전략으로 자리잡았다"면서 "스타트업 창업자가 기업과 협업을 원한다면 우선 기업의 목표부터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조조는 기업이 스타트업과의 협업을 원하는 목적을 △전략적 파트너십 △판매 유통 △화이트 레이블링 △라이센싱 △합작벤처 △연구 △투자 △인수합병(M&A) 등 7가지로 봤다.

조조는 기업과 스타트업간 협업의 성공사례로 2011년 독일의 '다임러'가 진행한 '스타트업 아우토반'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10년 전 자동차 가치는 하드웨어 80%, 소프트웨어 20%로 결정됐지만 다임러 회장은 10년 후 그 비율이 반대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PnP와 함께 '스타트업 아우토반' 프로젝트를 구상했다. 다임러는 이 프로젝트로 스타트업을 유치해 소프트웨어 아웃소싱을 맡겨 연결성, 자율주행 및 전기차 소프트웨어, 차량 공유 등에서 성공을 거뒀다.

이어 조조는 PnP가 기업과 스타트업간 상호작용을 극대화하도록 돕는 '엑셀레이터 프로그램' 절차도 설명했다. 총 7개 절차가 있는데, 그 중 '유효성 검사단계'에 속하는 세 가지 절차–데모, 개념증명, 파일럿–를 집중 조명했다.

유효성 검사단계가 중요한 이유는 실제 제품 출시에 앞서 제품의 잠재력을 측정하는 단계이기 때문이다. 이 단계는 제품의 가능성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 수 있고, 기업 관계자 간 유대를 쌓을 수 있으며, 리스크를 줄이고, 소비자를 위한 더 나은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어 매우 중요하다.

'데모'는 기업과 스타트업간 매칭이 성사된 직후 이뤄진다. 스타트업은 이 절차에서 기술이나 솔루션을 직접 시연하면서 스타트업이 기업의 관심분야에 부합하다는 걸 확실하게 각인시켜야 한다. '개념증명'은 제시한 스타트업의 솔루션이 기업의 수요는 충족하지만 주요 이해관계자들에게까지 확신을 주기에 추가적인 시간이 필요한 경우 시행되는 절차다.

주요 관계자들 앞에서 선보일 수 있는 구체적인 이용 사례를 하나 마련해 기업이 의뢰한 내용에 부합하는지, 기술적으로 가능한지, 비용은 합리적인지를 따져 제품의 디자인과 출시에 관한 기준을 세워야 한다.'파일럿'은 데모와 개념증명을 거쳤고, 또 정밀한 승인 평가 기준을 통과해 시장에 내놓기 딱 알맞은 기술이라는 확신이 들었을 때 진행한다. 실제 제조 환경을 거쳐 몇몇 제한된 현장에 제대로 된 서비스를 설치하고,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수집해 솔루션을 시험하는 단계로, 제품의 가치를 최종적으로 증명하는 단계다.

PnP는 구글, 페이팔같은 글로벌 혁신기업을 키워낸 미국 실리콘밸리의 최대 글로벌 투자사다. 현재 500개가 넘는 글로벌 기업의 혁신을 지원하고, 매년 250개가 넘는 기업에 투자한다. 그리고 70개의 협력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 "탈중앙화·디지털화·개인화.이것이 사업기회"


500스타트업 혁신협력글로벌팀장 토마스 젱(Thomas Jeng)은 "코로나 팬데믹 시대에 사업기회는 코로나가 앞당길 미래에 있다"면서 "앞으로 탈중앙화, 디지털화, 개인화 등의 추세를 잘 읽고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코로나 팬데믹 상황은 사업기회를 앗아가고 경제전망을 어둡게 하지만 이것은 인류가 항상 직면해왔던 문제"라며 "고통과 어려움은 오히려 사람들이 혁신해야 한다는 마음을 품도록 했다"고 주장한다. 100년전 스페인독감 유행으로 5억명 이상이 감염됐고 5000만명가량이 사망했다. 당시 세계 GDP는 평균 7% 이상 감소됐다.

이후 전기가 공급되고 라디오, 기계화, 로켓기술 등 많은 혁신기술들이 등장했고, 이로 인해 '광란의 20년대'(Roaring 20s)라고 불릴 정도로 경제적 호황기를 누렸다. 그는 "기업가는 고객과 사회를 위한 문제를 해결할 때 가장 성공적"이라며 "코로나는 기업가들에게 큰 도전을 안겨줬지만 동시에 그만큼 큰 기회를 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젱 팀장은 "미래의 사업환경은 디지털 일변도로 흘러갈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다"고 지적했다. 디지털관련 사업만큼 육체적 활동과 연관된 사업 그리고 이 두가지를 혼합한 형태의 사업도 중요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젱 팀장은 "그러므로 앞으로 창업자들은 △사회적 교류와 물리적 행위 의존도가 높은 사업 △물리적 행위를 디지털로 교체하는 사업 △ 디지털로 물리적 행위의 경험을 극대화하는 사업에서 기회를 모색할 것"을 주문했다. 일례로 요식업의 경우 완전 디지털화된 무인 테이크아웃/배달 방식, 직장인들이 사전주문 후 수령하는 디지털과 물리적 방식의 혼합, 그리고 소중한 사람과의 경험을 위한 완전 물리적 방식의 파인 다이닝은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 스타트업, 해외진출 가로막는 5가지"

스타트업부트캠프(Startupbootcamp)의 프로그램디렉터 콜린 엘리슨(Colin Allison)은 "지난해 한국 스타트업에 투자된 돈은 약 4조4600억원"이라며 "한국은 세계에서 20번째로 스타트업에게 적합한 환경을 갖추고 있는 나라"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한국의 스타트업이 해외로 진출하기는 쉽지않다고 그는 꼬집었다. 이는 △문화 △언어 △현지화 △투자 △마케팅 등 5가지 분야에서 진입장벽이 존재하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우선 '
문화' 장벽에 대해 그는 "한국은 무수한 외세침략으로 매우 보호적인 사회가 됐다"면서 "이런 부분이 외부와 협력하고 문화를 공유하기 어렵게 만든다"고 말했다. 한 연구에 따르면 엄격한 사회규범을 뜻하는 타이트 컬처(tight culture) 지수에서 한국은 5위를 기록했다. 

콜린은 "이런 한국문화가 스타트업의 해외진출을 방해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타이트 컬처의 개인들은 그렇지 않은 개인들보다 창조적인 일에 참여하고 성공할 가능성이 적다"면서 "기업의 해외진출을 위해서는 각 문화를 이해하고 공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콜린은 '언어 장벽'에 대해 "많은 한국창업자들은 영어가 유창하지 않으면 해외진출을 못할 것으로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다"면서 "중요한 것은 억양이나 문법이 아니라 내용"이라고 꼬집었다.

'현지화'에 대해 그는 "제품 현지화의 가장 중요한 키는 문화를 이해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스라엘 스타트업들이 세계에서 성공하는 이유는 △글로벌한 생각과 함께 진출하고자 하는 시장에 맞는 제품 디자인 △창업자들은 제품 및 비즈니스 모델을 적응시키기 위해 1-2년 내에 해외시장으로 이동 △현지 최고의 경영진 및 영업팀 채용 △외국인 투자자를 현지 시장 네트워크에 사용 등으로 분석했다.

콜린은 "한국의 스타트업 투자는 2016년부터 계속 늘었고, 코로나19가 심각했던 지난해도 늘었다"면서 "문제는 대부분의 투자가 국내 기관이나 정부에 의한 것이고 해외투자는 아직 힘들다"고 지적했다. 그 이유로 '한국 기업에 대한 불확실성'을 꼽았다. "기업들은 자신들의 비전을 설득시키는 데 엄청난 능력이 필요하고, 이를 최대한 간단히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콜린은 "창업 초기단계에서는 마케팅과 영업을 젊은 직원들에게 맡겨서는 안된다"면서 "항상 창업자가 그 제품의 얼굴이 되어야 하고 제품이 시장에 적응할 때까지 직접 발로 뛰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콜린은 "과거에는 성벽(Building wall)이 한국을 보호하고 번영하는 수단이었다면 이제는 다리(Building bridge)가 한국문화를 세계로 확산시키고 공유하는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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