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폐쇄 예정인 노후 석탄발전소를 살리기 위해 비상권한까지 불사하고 있지만, 이런 방식이 미국 소비자의 전기요금 부담만 가중시킬 것이라는 지적이다.
5일(현지시간) CNN은 트럼프 행정부가 지금까지 최소 5곳의 노후 석탄화력발전소 운영을 연장했다고 보도했다. 이 발전소들은 모두 폐쇄가 예정된 곳이었다.
1960년대 초부터 가동된 미시간주의 한 석탄화력발전소는 지난해 폐쇄될 예정이었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지시로 아직도 운영하고 있다. 이를 위해 미 에너지부(DOE)가 보유한 '비상전력 권한'까지 이례적으로 동원됐다고 CNN은 전했다.
비상전력 권한은 통상 허리케인이나 혹한 등 비상 재난상황에서 전력공급을 유지하기 위해 환경규제를 일시적으로 완화하는 데 쓰인다. 그러나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부 장관은 지난해 전력공급 부족을 이유로 폐쇄가 예정된 석탄발전소 5곳과 석유발전소 1곳에 대해 계속 가동하라고 지시했다.
가장 오래 가동이 연장된 사례는 미시간주의 J.H. 캠벨 발전소다. 에너지부는 지난해 5월부터 90일 단위로 가동 연장 명령을 반복적으로 발령했다. 이로 인해 발생한 비용은 현재까지 약 8000만달러(약 1175억원)에 이르렀다.
미 정부는 에너지 요금 상승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석탄발전소 유지가 비용절감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에너지부는 '석탄화력이 집중된 수요를 안정적으로 감당할 수 있는 저렴하고 신뢰할 수 있는 전원"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으며, 백악관 역시 "석탄과 같은 기저부하 전원을 확대하면 전력비용이 낮아진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에너지 전문가들의 생각은 전혀 다르다. 석탄발전소 유지가 오히려 전기요금을 인상시킬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에는 행정부의 조치로 인해 2028년 말까지 전기요금 부담이 30억~60억달러 증가할 수 있다는 분석까지 나왔다. 가장 큰 요인은 노후발전소의 유지비용이다. 이미 미국 전력회사들은 비용 문제 때문에 석탄발전소를 줄이고 가스·재생에너지 등 비교적 저렴한 에너지 비중을 늘려왔다.
심지어 고장나서 수리하는 것보다 폐쇄가 더 저렴한 발전소들까지 강제로 가동되고 있다. 콜로라도와 인디애나주의 석탄발전소 2기는 가동이 중단된 상태에서 폐쇄 연장 명령을 받았다. 문제는 재가동을 하려면 대규모의 수리와 유지비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이미 송전망 보수와 점검 비용으로 가계 전기요금이 상승한 상황에서 지역 전기세가 더욱 치솟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급기야 콜로라도 발전소를 소유한 전력회사는 비용 증가를 이유로 행정부에 재검토를 요청했다.
에너지 컨설팅업체 '그리드 스트래티지스'(Grid Strategies)의 마이클 고긴 부사장은 "석탄발전소는 이미 경제성이 없다"며 "경제성이 없는 발전원을 유지하면서 요금인하를 기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꼬집었다. 이어 "노후설비를 유지하면 요금 납부자에게 부담만 안긴다"고 그는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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