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도시 43% 기후대책 '전무'...4억명 기상이변 '속수무책'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1-05-13 07:00:04
  • -
  • +
  • 인쇄
CDP, 전세계 812개 도시 실태조사 보고서


전세계 도시의 93%가 홍수, 폭염, 물부족, 기반시설 훼손 등 기후변화로 인한 심각한 위협을 받는 가운데 4개 도시 중 하나꼴로 기후변화 대응자금이 부족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12일(현지시간) 비영리단체 '카본 디스클로저 프로젝트'(CDP)가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계 812개 도시 가운데 43%는 현재 실행중인 기후변화적응대책이 전무했다. 이들 도시에 속한 인구는 4억명이다.

기후대책을 수립하지 못한 가장 큰 이유는 '자금부족' 때문이다. CDP가 조사한 도시들 가운데 25%가 기후대책을 수립할 자금이 없다. 대부분의 도시들은 기후변화로부터 기반시설과 취약계층을 지키기 위한 자금을 중앙정부에 의존하고 있었다.

CDP는 2020년 기후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422개 도시가 마련한 1142개 계획이 재원을 조달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 계획들을 실행하기 위해 필요한 금액은 720억달러(약 80조원)이다. 수질관리 계획만 따지더라도 226억달러(약 25조원)가 필요했다.

CDP 총괄책임자 키라 애플비는 "기후변화에 적응하는 일에 투자하는 것은 막대한 편익을 가져오지만 재무제표에 명시되진 않는다"면서 "코로나19 복구비용 중 극히 일부만 기후변화 대응비용으로 책정된다"고 지적했다.

최근 코로나19 봉쇄조치로 제기능을 잃거나 버려지는 도시가 많아졌다. 애플비는 "코로나19 이후 많은 사람들이 '도시복원력'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며 "각국 중앙정부가 도시들의 장기적인 복원력을 위해 지원할 것"을 촉구했다.

도시복원력은 홍수와 가뭄 등 기상이변에 대비한 설계나 공원 및 녹지 조성 그리고 취약계층을 위한 복지와 안전교육 등의 요소를 통해 도시가 재해에 더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도시복원력은 급변하는 기후에 적응하고 시민들의 육체적·정신적 건강을 증진하기 위해 필수적이다.

CDP는 중앙정부뿐 아니라 기업들이 지원기금의 주요 원천이 될 수 있다고 봤다. CDP가 조사한 도시들 가운데 4분의 3이 기업과 함께 지속가능성 관련 현안에 대해 계획을 마련하고 있고, 2년 내 실행에 옮길 예정이다.

도시복원력 모범사례로는 영국 브리스톨, 미국 로스앤젤레스(LA), 그리스 아테네 등이 뽑혔다. 대표적으로 브리스톨은 17km 길이의 홍수 방어시설을 건설중이다. LA는 지진에 대비해 1994년 이전 지어진 철골 구조물을 보강하고 있다. 아테네는 거리의 온도를 낮추기 위해 도시 내 건물 지붕 위에 녹지를 조성하고 있다.

▲영국 브리스톨 홍수 방어시설(왼쪽)과 아테네 헌법광장에 위치한 그리스 재무부가 옥상에 설치한 정원(오른쪽)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현대제철, CDP 선정 기후대응 원자재 부문 우수기업 수상

현대제철이 글로벌 지속가능경영 평가기관인 CDP(Carbon Disclosure Project,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로부터 기후변화 대응 분야 우수기업으로 선정됐다.현대

'해킹사고' 부실 대응 SK텔레콤..."ESG 등급 하락 불가피"

SK텔레콤 해킹사태로 고객 개인정보가 무방비로 유출되면서 SKT의 ESG평가에서 사회(S)부문과 종합부문 등급이 1등급씩 하락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고객

KB국민은행, 올해 지역에 '작은 도서관' 9곳 더 늘린다

KB국민은행이 올해까지 134개의 'KB작은도서관'을 조성해 미래세대를 위한 독서 인프라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30일 밝혔다.KB국민은행은 지난 14일에는 울

LG유플러스, CDP '탄소경영 아너스 클럽' 수상

LG유플러스가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버서더 서울호텔에서 열린 '2024 CDP(탄소정보공개 프로젝트) 코리아 어워즈'에서 CDP 기후변화 대응 부문(CDP Climate

11번가 사령탑 교체...신임 대표로 박현수 CBO 선임

SK스퀘어 자회사 11번가가 지난 29일 오후 열린 이사회에서 신임 대표이사로 박현수 11번가 CBO(최고사업책임)를 선임했다고 30일 밝혔다. 안정은 전임 대

경기도 푸드뱅크, 세제와 휴지 등 '생활용품'도 기부받는다

경기도가 푸드뱅크를 통해 식품뿐만 아니라 세제와 휴지 등 다양한 생활용품도 기부받고 있다고 30일 밝혔다. 푸드뱅크·마켓은 취약계층에 기부

기후/환경

+

폐기하고 동결하고...트럼프, 100일간 환경규제 145건 풀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 100일동안 145건에 달하는 기후·환경 관련 규정을 폐지했다.1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은 트럼프 2기 행정부가

기묘해지는 3월 기후...제2의 '경북 산불' 발생 가능성 2배 높아졌다

얼마전 경북에서 발생한 산불이 역대 최악의 산불로 기록됐지만 기후변화로 강수량과 습도가 비정상적으로 낮아지고 강풍의 빈도가 높아짐에 따라 앞

대구 함지산 산불 '재발화'...강풍에 불씨 되살아나

이틀만에 주불이 잡히면서 완전된 것으로 알았던 대구 함지산 산불이 다시 발화하면서 주민들이 다시 대피했다. 건조한 상태에서 계속해서 불어대는

기후위기로 야외 음악공연도 '위기'...티켓 판매부진 현상

호주에서 기후위기로 야외 뮤직 페스티벌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보고서가 나왔다.호주 로열 멜버른 공과대학(RMIT)이 지난 23일(현지시간) 발간한 '뮤

"해운탄소세 피하려면 '전기추진선'으로 교체해야"

탄소배출이 많은 선박을 전기추진선으로 대체하고 녹색해운항로를 개척하면 해운부문 탄소배출량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해운은 전

기후재해 보상은 왜 제한?...손보사 車보험약관 공정위 '심판대'

기후위기로 올여름도 무더위와 수해 피해에 대한 우려가 높은 가운데 기후위기로 인한 재해 피해는 보상하지 않는 보험약관의 불공정 조항을 개정해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