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가스로 성층권 400m 수축...인공위성·라디오 '먹통' 우려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1-05-13 12:05:42
  • -
  • +
  • 인쇄
(출처=NASA)


온실가스 배출에 의해 성층권이 얇아지면서 인공위성 운용, 라디오통신, 범지구위치결정시스템(GPS) 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돼 우려를 낳고 있다.

12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지 단독보도에 따르면 1980년대 이래 성층권 두께가 400m 수축했고, 2080년에 이르면 1km 더 줄어들 전망이다. 성층권은 지표면으로부터 20~60km 사이에 있는 대기층을 말한다.

성층권 바로 아래는 인간이 활동하는 대류권이다. 대류권에서 이산화탄소가 배출되면 대기는 달아오르고 팽창한다. 이 때문에 성층권의 아래쪽 경계가 위로 밀려난다. 게다가 이산화탄소는 지표면에서 성층권으로 향하는 열을 가둔다. 이는 성층권을 냉각시키고, 성층권은 더욱 부피가 줄게 된다.


▲대기권 구조 (출처=가디언)


이번 보도는 영국물리학회출판부(IOP)가 지난 5일 공개한 연구결과를 토대로 한다. 연구에 참여한 스페인 비고 대학교의 후안 아녤 교수는 "인간의 영향력이 행성 규모로 늘어난 것은 충격적"이라며 "우리가 60km 높이의 대기를 엉망으로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과학자들 가운데 인간이 지구에 미치는 영향력에 따른 시대 분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현생 지질시대를 매년 600억마리의 닭뼈와 방사성 물질로 특징지어지는 '인류세'(anthropocene)로 분류하자는 움직임, 또 청동기와 철기에 이은 고고학적 시대구분을 '플라스틱기' 시대로 명명하자는 움직임이 대표적이다.

그간 과학자들은 성층권의 축소의 원인을 오존층 파괴로 지목했다. 오존이 태양의 자외선을 흡수해 열에너지가 성층권으로 퍼져나가는 것을 방지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존층은 1989년 몬트리올 조약에서 프레온 가스를 금지한 이래 회복되고 있고, 이번 조사결과 성층권은 1980년대부터 이산화탄소의 증가와 함께 꾸준히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성층권 축소는 인공위성의 궤적, 궤도 수명, 회수에 영향을 미치며 라디오전파의 전달에도 영향을 미쳐 종국에는 위성항법서비스(GPS)를 비롯한 우주기반 항법시스템의 전반적 성능을 저하시킬 수 있다.

영국 레딩대학교 폴 윌리엄스 교수는 "어떤 과학자들은 연구실적이 저조한 상층부 대기를 '무지권'(ignorosphere)이라고 부를 정도"라며 "이번 연구는 멀리 떨어져있지만 매우 중요한 대기권의 일부분에 대해 관찰을 강화하도록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윌리엄스 교수는 이번 연구에 참여하지 않았지만 기후변화가 항공기가 마주치는 난기류를 3배 증가시킨다는 사실을 밝혀낸 바 있다. 그는 이어 "수십년의 연구가 진행됐음에도 아직까지 기후변화에 대한 새로운 양상이 밝혀진다는 것이 놀랍다"고 말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화석연료 보험 늘리는 국내 손보사들...기후위험 대응력 높이려면?

글로벌 주요 보험사들은 화석연료 배제를 선언하고 있지만 국내 석탄 보험은 1년 사이에 82%가 늘어날 정도로 기후위기에 둔감하다는 지적이다. 이승준

네이버·국립생태원, 생물다양성 보호 나선다

네이버와 국립생태원이 13일 생물다양성 대응 및 생태계 보전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네이버 본사에서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네이버와 국립생태

"이게 정말 세상을 바꿀까?"...주춤하는 'ESG 투자'

미국을 중심으로 '반(反) ESG' 기류가 거세진 가운데, 각 국의 정치·경제적 상황에 따라 정책 방향이 엇갈리면서 ESG 투자의 실효성 문제가 거론되고

SK이노베이션, MSCI ESG평가서 최고등급 'AAA' 획득

SK이노베이션이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최고 성과를 공식적으로 인정받았다.SK이노베이션은 글로벌 ESG 평가기

산재사망 OECD평균으로 줄인다...공시제와 작업중지권 확대 추진

정부가 산업재해를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산업안전보건 공시제, 작업중지권 확대 등을 시행할 것으로 보인다. 오는 13일 대국민 보고대회를 앞두고 있

우리금융, 글로벌 ESG 투자지수 'FTSE4Good' 편입

우리금융그룹이 글로벌 ESG 투자 지수인 'FTSE4Good'에 신규 편입됐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지수 편입을 통해 우리금융은 글로벌 투자자와 소통을 더욱 강

기후/환경

+

화석연료 보험 늘리는 국내 손보사들...기후위험 대응력 높이려면?

글로벌 주요 보험사들은 화석연료 배제를 선언하고 있지만 국내 석탄 보험은 1년 사이에 82%가 늘어날 정도로 기후위기에 둔감하다는 지적이다. 이승준

플라스틱 펠릿으로 뒤덮인 바다...침몰 선박에서 7만자루가 '와르르'

침몰된 선박에서 유출된 플라스틱 알갱이(펠릿)들이 해안가로 밀려오면서 심각한 환경오염을 유발하고 있다. 지난 5월 25일 라이베리아 국적의 컨테이

극과극 날씨 패턴...중부는 '물폭탄' 남부는 '찜통더위'

13일 우리나라 날씨가 극과극 상황을 맞고 있다. 서울과 수도권은 호우특보가 발령될 정도로 폭우가 쏟아지는 반면 남부지방은 폭염주의보가 내려질

북극이 스스로 지구온난화를 늦춘다?..."기후냉각 성분이 방출"

북극에서 온난화를 늦출 수 있는 자연적 조절 메커니즘이 작동하는 것으로 확인됐다.북극은 온난화 속도가 중위도보다 3~4배 빠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날씨] 다시 찾아온 장마...이틀간 수도권 최대 200㎜ '물폭탄'

13~14일 이틀간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많은 비가 쏟아지겠다.남쪽에서 북태평양고기압과 제11호 태풍 '버들'이 밀어올리는 고온다습한 공기가 북쪽에서

경기도, 호우 대비 13일 오전 6시 '비상1단계' 발령

13일 오전부터 14일 오후까지 경기도 전역으로 낙뢰와 돌풍을 동반한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경기도는 13일 오전 6시부로 재난안전대책본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