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제로' 느긋한 호주 정부...환경단체들 "화석연료 중단하라" 압박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1-08-11 16: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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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간 1.4°C 올라간 호주, 폭염과 산불 시달려
과학자들 "호주는 2035년까지 넷제로 도달해야"

지난 9일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에서 '제6차 평가보고서'를 발표하자, 호주에서 화석연료 중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들끓고 있다.

이 보고서는 인간으로 인해 지구 지표면 온도가 상승했고, 이 온도는 2040년에 1.5°C까지 올라갈 것이라는 충격적인 내용이 담겨있다. 1.5°C는 지구가 견딜 수 있는 임계치다. 이에 호주 과학자들과 환경단체들은 "화석연료 시대를 끝내야 한다"며 정치권을 압박하고 있다고 영국 가디언은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호주의 경우, 1910년 이후 육지 평균기온이 약 1.4°C 증가했다. 이는 같은기간 지구의 평균 상승온도 1.06°C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그 결과 호주는 지금도 폭염과 산불로 몸살을 앓고 있다.

해수면도 세계 평균보다 훨씬 빠르게 상승하면서 많은 지역에서 모래 해안선이 침식되고 있다. 탄소배출량이 늘어나 기온이 더 올라가면 극한의 폭염과 폭우, 그리고 더 많은 모래와 먼지 폭풍이 발생할 것이 자명하다. 라니냐와 엘니뇨 주기가 대륙 남부, 특히 서호주 강우량에 엄청난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호주 환경운동가들은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해 정부가 화석연료 프로젝트 지원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석탄관련 최전방 행동단체(Frontline Action on Coal)의 앤디 페인은 "아다니의 카마이클 광산을 포함해 모든 새로운 화석연료 프로젝트는 즉시 중단돼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호주 정부는 가스전 개발에 수억달러를 지원하고 있다. 석유 및 가스기업들은 가스로 전기를 생산하면 석탄을 사용할 때보다 온실가스가 절반밖에 배출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스콧 모리슨 총리도 개발도상국이 새로운 탄소배출량의 대부분을 차지하므로, 개발도상국들이 기술을 통해 이를 감축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호주의 접근방식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노던 테리토리 환경센터의 공동책임자 커스티 하우이는 "가스가 지구온난화 해결책의 일부라는 것은 말도 안된다"면서 "정부의 지원을 받고 있는 비탈루 분지와 바로사 연안의 가스전 개발이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고 반박했다. 호주 정부는 비탈루 유역을 탐사할 수 있도록 5000만달러의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다.

이미 가스전에서 강력한 온실가스인 메탄이 상당량 누출됐고, 비탈루에서는 호주 온실가스 배출량을 20% 증가시킬 수 있는 가스가 매장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IPCC에 따르면 대기중 메탄 농도는 1750년 이후 156% 증가했고, 이산화탄소는 47% 늘었다.

호주 정부는 2030년까지 2005년 대비 탄소배출량을 26~28% 감축하겠다고 약속했지만, 녹색당은 현재 정부의 이같은 목표는 '호주에 대한 사형선고'라고 주장하고 있다. IPCC 보고서에서 예측한 바에 따르면 호주는 향후 10년 내에 배출량의 3분의2 이상을 감축하고 2035년까지 '넷제로'에 도달해야 한다.

녹색당 대표 애덤 밴트는 "IPCC 보고서는 긴급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지구 온도가 1.5°C를 넘어설 것이라는 경고"라며 "2030년까지 더 많은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우리 모두가 기후절벽(climate cliff)을 넘어야 한다는 것을 전세계가 알고 있다"며 정부의 결단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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