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홀대하는 ESG기업들...25개 상위등급 기업 '여성임원 고작 4%'

이준성 기자 / 기사승인 : 2021-09-09 08:30:03
  • -
  • +
  • 인쇄
女임원 1명도 없는 기업도 8곳...OECD 평균 25.6%
女임금 남성의 61%..."기업가치에 성평등 반영해야"
▲여성에 대한 외모지상주의를 강화한다는 비판을 받은 광고화면 (사진=즐건생활 유튜브 화면캡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평가에서 상위등급을 받은 국내 기업들의 여성임원 비율은 4%에 그치고, 임금에서도 남녀격차가 심한 것으로 드러났다. 

9일 뉴스트리가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의 ESG 평가 가운데 S(사회) 부문에서 'A+' 등급을 받은 25개 기업들을 분석한 결과, 평균 45명의 임원 가운데 여성임원은 2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임원의 4% 비중이다. 심지어 여성임원이 단 1명도 없는 기업이 8곳이나 됐다.

올해 이코노미스트에서 발표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여성임원 비율이 25.6%인 점을 감안하면, 여성임원 4% 비중은 OECD 평균을 한참 밑도는 수준이다. 여성가족부가 올 8월 공개한 국내 상장법인의 여성임원 비율도 이보다 높은 5.2%였다. S(사회) 평가에서 상위등급을 받은 기업들이 국제는 물론 국내 평균에도 못미치는 셈이다. 

여성직원과 남성직원의 임금격차도 심각했다. 조사대상 25개 기업의 남성 임직원 평균연봉은 1억552만원인데 비해 여성 임직원들의 평균연봉은 6430원으로, 여성의 평균임금이 남성의 61% 수준에 머물렀다. 이 역시 2020년 여성가족부 조사결과인 67.7%에 비해 낮은 수치다.

남성과 여성의 임금격차가 절반 가까이 차이나는 곳이 24%에 달했다. 남성과 여성 임직원의 임금격차가 가장 심한 곳은 BNK금융지주였다. 이 회사의 여성 임직원 평균임금은 남성의 45% 수준에 머물렀다. 남성이 100만원을 받을 때 여성은 45만원을 받는 것이다. 대한항공도 여성 임직원의 평균임금이 남성의 51%에 그쳤고, LG상사는 56% 수준이었다.


기업의 성별 불평등은 실제 경영에서도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2018년 맥킨지 보고서에 따르면 임원의 성별 다양성이 상위 25%인 기업은 하위 25%인 기업보다 영업이익이 21% 높게 나타났다. 또한 모건스탠리는 임직원의 성별 다양성이 높은 회사가 그렇지 않은 회사에 비해 주가 변동률이 낮으며 여성 임직원 비율과 영업이익에 긍정적인 상관관계가 있다고 발표했다. 실제 다국적 게임회사인 블리자드는 사내에 성차별적 문화와 성폭력이 만연하다는 제보가 나왔다. 이후 정부가 회사를 상대로 고소한 이후 주가가 13% 폭락했다.

최근들어 ESG 평가에서 최근 'S'에 대한 평가도 매우 중요한 항목으로 여겨지고 있다. '성차별 기업'에 투자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글로벌 투자사들도 있다. 세계적인 자신운용사 블랙록이 "여성이사가 2명 미만인 기업에는 투자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이 대표적이다. 나스닥의 경우 2020년에 "여성이사 1명과 소수인종 출신 또는 성소수자 이사 1명 이상이 있는 기업에만 상장을 허가하겠다"고 밝혔다.

비(非) 재무적 리스크 또한 무시할 수 없다. 기업 광고나 게시물에서 여성, 소수자 혐오적인 표현이 사용되거나 성폭력 사건이 발생한다면 기업 이미지는 실추될 수 있다. 이사진을 비롯한 의사결정 집단이 일반 소비자 층과 괴리가 있을 경우 다양한 이슈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점도 한몫한다.

동물실험 반대운동과 사회적 소수자의 인권증진을 위해 꾸준히 활동해 ESG 모범기업으로 평가받았던 러쉬는 매장 매니저가 부하 직원에게 10년간 성희롱과 폭언을 일삼았다는 제보가 나오면서 기업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었다. 생활·건강용품 쇼핑몰 즐건생활도 밥을 먹고 체격이 커지고 목소리가 굵어진 여성이 효소를 먹고 다시 원래 모습으로 돌아오는 광고를 실었다가 된서리를 맞았다. 이 광고는 온라인과 소셜서비스(SNS) 등지에서 "여성에 대한 외모지상주의를 부추긴다"는 비판을 받았다. 또 최근 남양유업은 육아휴직에서 복직한 여성 직원을 창고지기로 발령하는 과정에서 총수가 개입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이 사건으로 남양유업은 또다시 불매운동에 직면했다.

임희정 한양사이버대 경영학과 교수는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의 2021년 젠더리뷰 여름호에 게재한 'ESG 경영 관점에서 여성임원할당제 의미와 과제'라는 글을 통해 "(임원의) 성 다양성은 남성 일색의 획일적인 이사회가 범할 수 있는 집단사고 오류를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다"면서 "여성임원을 확대시키기 위해서는 여성인재 발굴뿐 아리라 여성관리자들의 경력단절을 예방하는 조직문화 개선을 위한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국여성민우회 정슬아 여성노동팀장은 뉴스트리와 전화통화에서 "제도마련도 매우 중요하지만 이를 구성원이 마음놓고 쓰기 위해서는 사내문화의 전환이 중요하다"며 "무엇보다 경영진이 젠더적 관점에서 기업을 경영하고 기업평가에도 이를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경기도, 주택 단열공사비 지원 시행..."온실가스 감축 효과"

경기도가 주택에 단열보강, 고성능 창호 설치 등의 공사비를 지원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감축하는 '주택 패시브 리모델링 지원사업'을 지난해에 이어

[ESG;스코어]지자체 ESG평가 S등급 '無'...광역단체 꼴찌는?

우리나라 17개 광역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세종특별자치시와 경상남도가 2025년 ESG 평가에서 'A등급'을 받았다. 반면 시장이 수개월째 공석인 대구광역시

철강·시멘트 공장에 AI 투입했더니…탄소배출 줄고 비용도 감소

산업 현장에 인공지능(AI)을 적용한 운영 최적화가 탄소감축과 비용절감을 동시에 실현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5일(현지시간) ESG 전문매체 ESG뉴스에 따

KGC인삼공사 부여공장 사회봉사단 '국무총리표창' 수상

KGC인삼공사 부여공장 사회봉사단이 지난 2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 15기 국민추천포상 수여식에서 국무총리표창을 수상했다고 5일 밝혔다.KGC인삼

美 재활용 플라스틱 시장 'EPR 제도' 확산되나?

미국 재활용 플라스틱 시장이 2026년을 전후로 큰 전환점을 맞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2일(현지시간) 글로벌 원자재·에너지 전문매체 아

[최남수의 ESG풍향계] 'S' 관리소홀로 위기 맞는 기업들

최근들어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이나 중대재해 같은 안전사고로 위기를 맞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쿠팡, SK텔레콤, KT, 포스코 등 기업들이 그 주인

기후/환경

+

[날씨] 또 '한파' 덮친다...영하권 강추위에 강풍까지

8일 다시 강추위가 몰려오겠다. 7일 저녁부터 북서쪽에서 찬 공기가 내려오면서, 8일 아침 기온은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전날보다 5℃ 이상, 강원 내륙&m

수도권 직매립 금지 1주일...쓰레기 2% 수도권밖으로

수도권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가 시행되자 수도권 쓰레기의 2%는 수도권 밖으로 나가는 것으로 나타났다.기후에너지환경부는 수도권에서 생활폐기물

기후위기 '시간'까지 흔든다...극지방 빙하가 원인

기후변화가 날씨와 생태계 변화를 초래하는 것을 넘어, 절대기준으로 간주하는 '시간'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6일(현지시간) 해외 과

씻고 빨래한 물로 맥주를?…美스타트업의 발칙한 시도

샤워나 세탁을 한 후 발생한 가정용 생활폐수를 깨끗하게 정화시킨 물로 만든 맥주가 등장했다.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수(水)처리 스타트업 '

아보카도의 '불편한 진실'...환경파괴에 원주민 착취까지

건강식으로 주목받는 아보카도가 사실은 생산 과정에서 환경파괴와 원주민 착취 등의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주 생산국인 멕시코에

북반구는 눈폭탄, 남반구는 살인폭염…극단으로 치닫는 지구

현재 지구에서는 폭설과 폭염이 동시에 발생하면서 극단적인 기후양상을 보이고 있어, 기후위기가 이같은 양극화 현상을 더 부추기고 있다는 우려의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