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는 똥오줌 못가린다?...배설훈련 받은 송아지들 '놀라운 변화'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1-09-14 16:41:56
  • -
  • +
  • 인쇄
보상 및 가벼운 처벌 체계로 배변훈련 가능
배설물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 감축 가능성

소도 개나 고양이처럼 배설훈련을 통해 정해진 장소에서만 변을 보도록 할 수 있다는 실험결과가 나왔다. 일반적으로 소는 변을 가리지 못해 아무곳에나 배설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소도 훈련하면 한곳에서만 배설할 수 있다는 것이 실험을 통해 확인된 것이다.

독일 축산생물학연구소(FBN)의 연구팀은 송아지를 대상으로 훈련을 실시한 결과 유아 수준 이상의 배설처리 능력을 갖게 됐다는 연구결과를 13일(현지시간) 학술지 현대생물학(Current Biology)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16마리의 송아지를 대상으로 몇 주에 걸쳐 약 15회의 훈련을 진행했다. 그 결과 11마리가 배설 훈련에 성공했다. 연구진은 나머지 5마리의 송아지는 확실하게 훈련되기까지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소의 배설훈련은 '무루(MooLoo) 접근법'이라고 불리는 방법을 통해 이뤄졌다. 소들이 지정된 '무루' 영역에서 배설하도록 훈련하는 것이다. 연구진은 역방향 연쇄짓기, 보상기반 훈련 절차를 이용해 소들이 헛간에서 정해진 화장실을 사용하도록 가르쳤다. 송아지가 배정받은 자리에서 배설했을 때 보상으로 단 음료수나 으깬 보리를 주었고, 다른 곳에서 배설하면 위에서 물줄기를 짧게 쏘아 놀라게 했다.

이번 실험에서는 배뇨 훈련만 했지만, 연구진은 배변도 훈련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뉴질랜드 오클랜드대학의 린제이 매튜스 동물행동학자는 "소들은 2~4세 유아 수준 정도로 훈련 수행력이 뛰어났다"고 평가했다.

소의 배변훈련이 가능해지면 배설물을 즉시 모아 처리할 수 있게 된다. 소의 배설물로 인한 환경오염 및 기후문제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이 생기는 셈이다. 영국 캠브리지대학의 도날드 브룸 동물복지학 교수는 "가축을 훈련시킬 수 있다면 축산 폐기물을 더 수월하게 관리하고 온실가스 배출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FBN의 얀 랑바인 동물심리학자는 소 배설물의 80%가 헛간에서 수거될 경우 암모니아 배출량이 절반 이상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소의 배설물은 온실가스 배출과 토양 및 수질 오염의 원인이 된다. 매튜스 박사에 따르면 한 마리의 소는 하루 약 8갤런(약 30L)의 소변을 배출한다. 소의 소변에서 생성되는 암모니아는 기후위기에 직접 영향을 미치지는 않지만, 토양으로 침출될시 미생물이 이를 아산화질소로 바꾼다. 아산화질소는 메탄, 이산화탄소에 이어 세 번째로 비중이 큰 온실가스다. 미국 환경보호국에 따르면, 2019년도 아산화질소는 미국 온실가스의 7%를 차지했다. 특히 농업은 암모니아 배출량이 가장 큰 분야로, 축산업이 농업 배출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소의 배변훈련 시도는 이전부터 이뤄져왔으나 달리 성과가 없었다. 그러나 소의 배변 관련 신경생리학적 조절은 배설능력이 있는 여타 종과 유사하다. 또 어린 송아지들은 스스로 배뇨를 시작할 수 없다고 여겨져 왔으나, 이번 연구를 통해 송아지도 훈련을 거치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랑바인 박사는 "소는 다른 많은 동물과 마찬가지로 매우 영리하고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며 소들이 배변훈련을 못할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현재 축산업자의 개입없이 송아지를 훈련시킬 수 있는 자동화 시스템을 개발중이다. 랑바인 박사는 "모든 훈련작업이 가능한 일종의 센서 기술을 개발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미래에 소의 배변교육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며 "몇 년 내로 모든 소가 화장실에 가는 것"이 자신의 희망이라고 말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KT 차기 대표 선정 9부 능선...'박윤영·주형철·홍원표'로 압축

KT 차기 사장 후보가 박윤영, 주형철, 홍원표 3명으로 좁혀졌다.KT 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 11월 16일까지 접수된 사내·외 대표이사 후보군을 대

하나금융, 장애인 거주시설 10곳에 친환경 차량 지원

하나금융그룹이 장애인 거주시설 10곳에 친환경 전기차량을 이동차량으로 지원했다고 9일 밝혔다.이번 차량 지원은 주로 도시 외곽에 위치한 장애인

LS전선, 국내 전선업계 최초 '폐기물 매립 제로 인증' 획득

LS전선이 국내 전선업계 최초로 글로벌 인증기관 UL솔루션스(Underwriters Laboratories Solutions)로부터 '폐기물 매립 제로'(ZWTL) 인증'을 획득했다고 9일 밝혔다.

[ESG;스코어]서울에서 탄소감축 꼴찌한 '강남구'...1위 지자체 어디?

지방자치단체 온실가스 감축 실적에서 전라남도 신안군이 1081톤으로 감축률 1위를 기록했고, 부산 서구는 온실가스가 오히려 115톤 증가하면서 감축률

kt ds, 취약계층 500가구에 '김장나눔' 봉사활동

KT그룹 IT서비스 전문기업 kt ds가 지난 6일 서울 구로구 화원종합복지관에서 '사랑의 김장김치 나눔' 봉사활동을 진행했다고 8일 밝혔다. 이날 kt ds 임직

폐철에서 고급철 회수...현대제철, 철스크랩 설비에 1700억 투자

현대제철이 고품질 철스크랩 확보를 위해 2032년까지 1700억원을 투자한다고 8일 밝혔다. 이번 투자는 철스크랩 가공설비인 '슈레더(Shredder)' 설비도입 등

기후/환경

+

"AI에게 건물 냉난방 맡겼더니...에너지 사용량 42.5% 절감"

건물의 냉난방장치 제어를 인공지능(AI)에게 맡겼더니 에너지 사용량이 42.5%나 절감됐을 뿐 아니라 실내 공기질도 크게 개선되는 효과를 거뒀다.문현준

"곧 규모 8강진이 닥칠 수 있다"…대지진 공포에 휩싸인 일본

한밤중 규모 7.5의 강진으로 땅이 흔들리면서 쓰나미 경보까지 발생하자, 일본 열도는 또다시 대지진의 공포에 휩싸였다. 7.5 강진 이후 발생한 규모 6.4

경기도, 도심 미세먼지 불법배출 사업장 16곳 적발

경기도는 도심지 미세먼지 발생사업장 330개를 대상으로 진행한 불법행위 집중수사에서 16개 사업장을 대기환경보전법 위반으로 적발했다고 9일 밝혔

英 굴 서식지 복원 나섰다...연안 생태계 회복 프로젝트

영국에서 유럽 최대 규모의 굴 서식지 복원 프로젝트가 시작됐다.8일(현지시간) 환경전문매체 포지티브뉴스(Positive News)에 따르면, 영국 정부와 보전단

中 신흥국 녹색공급망 노리나?...해외 그린테크에 800억불 투자

중국이 지난 1년간 해외 그린테크 프로젝트에 약 800억달러를 투자하면서 신흥국 녹색공급망의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8일(현지시간) 국제에너지·

이번엔 '플라스틱 국제협약' 합의 도출?...환경총회에서 논의 재개

3년간 논의에도 아무런 성과없이 끝난 플라스틱 국제협약이 현재 열리고 있는 유엔환경총회(UNEA-7)에서 합의점을 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