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전 빙핵에 타이어 분진이?...극지방에서 나노플라스틱 첫 발견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2-01-25 08:20:02
  • -
  • +
  • 인쇄
그린란드와 남극 빙핵에서 미세플라스틱 발견
"인구밀집지역 나노플라스틱 오염은 더 심할것"


미세플라스틱에 이은 나노플라스틱이 극지방에서 발견됐다.

네덜란드 위트레흐트대학의 두샨 마테리치 교수 연구팀은 그린란드 만년설과 남극의 빙핵을 분석한 결과 모두 나노플라스틱에 오염돼 있고, 그린란드 빙하는 최소 50년 전부터 나노플라스틱에 오염돼 있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21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이 보도했다.

나노플라스틱이 극지방까지 퍼져있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플라스틱 오염이 이미 전세계에 만연해 있다는 사실이 다시한번 입증된 것이다. 나노플라스틱은 미세플라스틱이 나노미터 크기로 쪼개진 것으로, 1나노미터(nm)는 10억분의 1m 크기다. 

그린란드 빙하는 깊이 14m로, 연구진은 1965년도에 형성된 빙핵에서 샘플을 채취했다. 그런데 여기서 자동차 타이어 성분의 나노플라스틱 입자가 나온 것이다. 50년 전부터 타이어 분진이 빙하에 갇혀있었던 셈이다.

연구에 따르면 그린란드에서는 녹은 얼음 1밀리리터(mL)당 13ng(나노그램)의 나노플라스틱이 발견됐으며, 남극 얼음에서는 4배 더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이 원인이 해빙이 형성되는 과정에서 입자가 농축되기 때문일 것으로 추측했다.

그린란드에서 발견된 나노플라스틱의 절반은 일회용 비닐봉지와 포장에 사용되는 폴리에틸렌(PE)이었다. 25%는 자동차 타이어 분진이고, 20%는 음료수 병 및 의류에 사용되는 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PET)였다.

남극에서 발견된 나노플라스틱도 PE가 절반을 차지했다. 그 다음으로 식품용기와 파이프에 사용되는 폴리프로필렌이 많았다. 인구 밀집지역에서 멀리 떨어진 남극 대륙에서는 타이어 입자가 발견되지 않았다. 

북극에서 미세플라스틱이 발견되자, 마테리치 교수 연구팀은 미세플라스틱보다 훨씬 더 작은 나노 입자를 분석하기 위해 새로운 검출 방법을 개발했다. 연구진은 오염을 방지하기 위해 빙핵에서만 샘플을 채취했다. 또 순수한 물을 대조용 샘플로 이용해 분석을 진행했다. 마테리치 교수는 이미 이전 연구를 통해 타이어 먼지가 해양 미세플라스틱의 주요 원인이라고 주장한 바 있으며, 이번 연구에서 그 증거를 제시한 것이다.

마테리치 교수는 "놀라운 점은 나노플라스틱을 발견했다는 사실이 아니라 빙핵 아래에서 발견했다는 것"이라며 "나노플라스틱은 새로운 오염물질로 생각되지만, 실제로는 수십년 동안 존재해왔다"고 밝혔다.

나노플라스틱은 이미 전세계에서 발견된 미세플라스틱보다도 더 작고 가벼운 입자로, 북아메리카 및 아시아에서 바람을 타고 그린란드까지 날아간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남극 맥머도 사운드의 해빙에서 발견된 나노플라스틱은 해류에 의해 운반됐을 가능성이 높다.

과학자들은 지구의 플라스틱 오염 수준이 인류를 위협할 정도로 만연해졌다고 보고 있다. 이미 미세플라스틱은 에베레스트산 정상에서부터 바다 깊은 곳까지 발견됐으며 사람들은 미세플라스틱을 흡입하고 섭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한 연구에서는 미세플라스틱이 인간세포에 손상을 입힌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미세플라스틱보다 입자가 더 작은 나노플라스틱 역시 영국의 강과 북대서양의 바닷물, 시베리아의 호수, 오스트리아 알프스 등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다. 그러나 마테리치 교수는 나노플라스틱 오염이 가장 심한 곳은 인구 거주지라고 진단했다.

연구진은 "나노플라스틱은 미세플라스틱보다 위험성이 더 크다"며 "유기체에 다양한 부작용을 일으키고 인간이 나노플라스틱에 노출되면 세포독성과 염증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연구결과는 환경연구(Environmental Research) 학술지에 발표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KB국민은행, 금융취약계층 위한 '도움드림창구' 운영한다

KB국민은행이 금융취약계층을 위해 '도움드림창구'를 새롭게 운영한다.KB국민은행은 65세 이상 고령자와 장애인은 물론 7세 이하 자녀를 동반한 보호자

기아, 오토랜드화성 사업장에 PPA 재생에너지 첫 도입

기아가 국내 사업장 중 처음으로 오토랜드화성에 재생에너지 전력을 도입했다고 15일 밝혔다. 이 재생에너지 전력은 지난 2월 한국남동발전과 체결한

탄소중립 핵심목표 미루더니...英 HSBC도 '넷제로연합' 탈퇴

영국계 글로벌 금융사 HSBC가 은행권의 기후목표 연합체인 '넷제로은행연합(NZBA)'에서 탈퇴한다고 지난 11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미국 대형은행들의 잇

[친환경 기업] 샴푸바의 시작 '러쉬'..."환경파괴해 수확한 원료 안쓰죠"

"러쉬의 모든 활동은 브랜드가 옳다고 믿는 가치를 실천하는 과정이다."러쉬코리아의 박원정 윤리이사(에틱스 디렉터)의 말이다. 에틱스 디렉터는 세

"낡은 옷, 포인트로 바꾸세요"...현대百 '바이백' 서비스 시행

현대백화점이 중고패션 보상프로그램 '바이백(buy back)' 서비스를 도입한다. 가지고 있는 의류를 되팔면 해당 상품 중고시세에 해당하는 금액을 현대백

SK이노베이션, 2030년까지 베트남 맹그로브숲 복원 나선다

SK이노베이션이 베트남에서 '아시아의 허파'로 불리는 맹그로브숲 복원사업에 나선다.SK이노베이션은 7일 베트남 짜빈(Tra Vinh)성 정부 및 현지 사회적기

기후/환경

+

감사원 "온실가스 감축 안하면 2080년 폭염사망 30배...정부, 대응해야"

기후변화가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는 '기후보건 영향평가'가 미래 예측 위주로 바뀌어야 한다는 감사원의 지적이 나왔다. 질병관리청이 예산 부족 등을

"2035 NDC, 청년·여성 등 기후위기 당사자 목소리 반영해야"

2035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수립 과정에서 청년·여성 등 기후위기 당사자의 참여와 권한을 보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전문가 중

올 상반기 배출가스 차량 8만대 환경부 '리콜' 대상

환경부가 2025년 상반기 결함시정(리콜) 승인 현황을 집계한 결과, 5개 자동차 제작·수입사에서 51차종 8만 2537대의 차량에 대해 의무적 결함시정을

李대통령 이어 환경장관 후보자도..."연내 탈플라스틱 로드맵 마련"

이재명 대통령에 이어 김성환 환경부 장관 후보자도 연내 탈플라스틱 로드맵을 마련하겠다고 공언했다.김성환 장관 후보자는 15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

석탄재 투기로 식수·바다 몽땅 오염...한전 석탄발전소에 필리핀 지역민 '분통'

한국전력공사가 필리핀에서 운영하는 석탄화력발전소로 인해 지역주민들이 호흡기 질환과 어획량 감소 등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기후

기후변화로 커지는 작물...당 함량 높지만 영양소는 부족해져

기후변화로 이산화탄소가 높으면 작물이 크게 자라면서 당함량은 높아지지만 영양성분은 오히려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후변화로 인한 탄소농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