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카드뮴이 왜 여기서?...합성수지 슬리퍼 '발암물질' 범벅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2-04-12 12:31:31
  • -
  • +
  • 인쇄
슬리퍼에서 안전기준 11배 초과하는 납 검출
어린이용 합성수지 슬리퍼도 납 10.7배 초과
▲ 사진은 기사내용과 상관없음


슬리퍼와 마우스패드, 라켓손잡이 등 일부 생활용품과 운동용품에서 인체에 치명적인 발암물질이 검출돼 소비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12일 한국소비자원은 피부에 직접 닿는 슬리퍼, 데스크매트, 마우스패드, 라켓손잡이 등 합성수지와 합성가죽 소재로 된 생활용품과 운동용품 79개를 조사한 결과, 상당수의 제품에서 납·카드뮴·프탈레이트계 가소제 등 인체에 유해한 중금속 물질이 검출됐다. 이 물질들은 모두 내분비계 교란, 생식기능 및 지능저하 등을 일으키는 발암물질이다. 

특히 성인용 합성수지 슬리퍼 15개 제품 가운데 10개(66.7%)에서 '합성수지제품 안전기준'을 최대 445배 초과하는 프탈레이트계 가소제, 11.5배를 초과하는 납 등이 검출됐다. 이 제품들은 소비자가 직접 제품의 성분·성능·규격 등을 구별하기 어려워 전적으로 제조업자나 수입업자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안전기준준수대상 생활용품'에 해당한다. 이같은 안전기준이 마련돼 있음에도 버젓이 규정을 위반한 것이다.

문제는 이 제품들이 '안전기준준수대상 생활용품'으로 분류돼 있지만 '유해물질'에 대한 기준이 없다. 10개 제품 가운데 8개(80%)에서 최대 24.98% 수준의 프탈레이트계 가소제, 최대 1만6380mg/kg 수준의 납, 118mg/kg 수준의 카드뮴 등의 유해물질이 검출됐다. 게다가 어린이용 합성수지 슬리퍼 5개 제품 가운데 2개에서 안전기준을 최대 373배 초과하는 프탈레이트계 가소제, 10.7배 초과하는 납이 검출됐다.

제품 특성상 맨살에 닿을 수밖에 없는 합성수지 데스크매트와 마우스패드, 배드민턴·테니스 라켓손잡이는 아예 안전기준 자체가 없다. 한국소비자원이 마우스패드 등 49개 제품을 대상으로 '합성수지제품 안전기준'을 적용해 시험한 결과 21개(42.9%)에서 프탈레이트계 가소제가 최대 32.957%, 카드뮴은 최대 1601mg/kg, 납이 최대 1077mg/kg 검출됐다.


◇합성수지·합성가죽 제품의 안전기준 및 유해물질 관리 현황 (자료=한국소비자원)
조사대상 품목 안전기준 여부 안전기준 내 유해물질 항목
(프탈레이트계 가소제, 납, 카드뮴)
합성수지 슬리퍼 O O
성인용 합성가죽 슬리퍼 O X
마우스패드, 데스크매트, 배드민턴 라켓 손잡이, 테니스 라켓 손잡이, 골프채 손잡이 X X


한국소비자원은 "인체와 밀접하게 접촉되고, 성인뿐 아니라 어린이도 사용할 수 있는 제품 내 유해물질 관리가 필요하다"며 "그러나 현재 관련 안전기준이 없다는 이유로 안전사각지대에 놓여있다"고 밝혔다.

이에 한국소비자원은 이번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해당 사업자에게 제품의 안전수준 개선을 권고하는 한편, 관계부처에 △합성수지 슬리퍼의 안전 및 표시사항 관리·감독 강화 △가죽제품 및 합성수지제품의 안전기준 개선 검토 등을 요청할 예정이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KT 새 대표이사 후보군 33명...본격 심사 착수

KT의 대표이사 후보 공개모집이 마감되면서 차기 대표이사 후보군이 33명으로 확정됐다.KT 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 4∼16일 진행한 대표이사 후보

전북도, 다회용기 민간사업자 모집

전북특별자치도가 '2026 다회용기 사용 촉진 지원사업'을 수행할 민간 사업자를 오는 12월 24일까지 모집한다고 18일 밝혔다.이는 자원 순환을 목표로 도

삼성중공업, 선박 폐열회수 발전시스템 해상실증 나선다

삼성중공업이 선박 폐열회수 발전시스템 해상실증 나선다.삼성중공업은 독자 개발한 '유기랭킨사이클(ORC:Organic Rankine Cycle) 기반 폐열회수 발전시스템(

쿠팡 '못난이 채소' 새벽배송 3년...직매입 물량 8000톤 돌파

쿠팡은 최근 3년간 전국 농가에서 직매입해 새벽배송으로 선보인 '못난이 채소' 누적 규모가 8000톤을 돌파했다고 18일 밝혔다. 쿠팡은 지난 2023년부터

[ESG;스코어] 韓 해운사 탄소효율…벌크선사 팬오션이 '꼴찌'

팬오션, 현대글로비스가 우리나라 해운사 가운데 '탄소집약도지수'(CII) 위험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현대LNG와 코리아LNG, KSS해운은 CII 위

카카오 '장시간 노동' 의혹...노동부, 근로감독 착수

카카오가 최근 불거진 장시간 노동 문제를 두고 고용노동부의 근로감독을 받게 됐다.고용노동부 관할지청인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성남지청은 이달초

기후/환경

+

한국 '탈석탄동맹' PPCA 합류...호주 에너지전환까지 촉진?

한국이 '국제탈석탄동맹(PPCA:Powering Past Coal Alliance)'에 가입함으로써 호주의 화석연료 산업을 쪼그러뜨리고 에너지 전환을 가속화시킬 것이라는 분석이

전기차 충전시설, 28일부터 지자체 신고·책임보험 의무화

이달 28일부터 건축물 주차장에 전기자동차 충전시설을 설치하려면 지자체에 신고하고 책임보험도 가입해야 한다.기후에너지환경부는 이같은 내용을

[COP30] 교황의 묵직한 경고..."기후위기 대응, 더는 미룰 수 없다"

교황 레오 14세가 세계를 향해 "기후위기 대응을 즉각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는 묵직한 경고를 날렸다.교황 레오 14세는 브라질 벨렝에서 열리는 제30차

기후변화로 인한 폭염...앞으로 '1000년' 이어진다

탄소중립을 달성해도 산업화 이후 오른 지구의 평균기온이 최소 1000년은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다.17일(현지시간) 21세기 호주 연방산업연구기구(CSIRO)

[COP30] "이건 생존이다!"…기후 취약국들 COP30에서 '절규'

기후취약국들이 "기후위기는 생존 문제"라며 선진국의 실질적 감축과 재정지원 확대를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17일(현지시간) 브라질 벨렝에서 열리

지역마다 제각각 풍력·태양광 '이격거리'...기후부, 규제 합리화 추진

지역마다 제각각인 태양광과 풍력의 이격거리를 중앙정부 차원에서 규제 합리화를 추진한다.기후에너지환경부는 서울 영등포구 한국에너지공단 서울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