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에게 채식만 먹였더니...병원 방문횟수 '뚝'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2-04-15 16:45:02
  • -
  • +
  • 인쇄
반려견 2500마리 대상 1년간 추적관찰
비건식단이 병원방문과 투약 훨씬 낮아


반려견에게 채식만 먹였더니 더 건강해졌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을 받고 있다.

앤드류 나이트(Andrew Knight) 영국 윈체스터대학 교수연구진은 반려견 약 2500마리를 대상으로 기존 육류식단과 생고기, 비건식단으로 나눠 1년간 추적관찰한 결과, 비건 반려견이 기존 육류식단 반려견보다 병원 방문횟수와 투약횟수가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반려견의 1년치 식단과 건강을 조사하고 수의사 방문횟수 등 7가지 일반 건강지표와 22가지 주요 질병을 평가했다.

기존 육류식단 반려견들의 절반은 비정기적으로 약을 투여했다. 반면 비건 반려견들의 투약 비율은 기존 육류식단 반려견의 3분의1에 그쳤다. 또 기존 육류식단을 섭취한 반려견 가운데 17%는 1년동안 4번 이상 수의사를 방문했지만, 비건 반려견 가운데 수의사를 방문한 비율은 9%에 그쳤다. 생고기만 섭취한 반려견도 수의사를 방문한 비율은 8%로 나타났다.

건강장애를 앓은 것으로 보고된 반려견의 비율도 기존 육류식단 반려견이 49%, 생고기 식단이 43%, 비건 식단이 36%였다. 생고기 식단을 먹인 반려견은 전체적으로 비건 반려견보다 약간 더 건강했다. 다만 연구진은 그 이유가 이들이 평균 1년 어리기 때문일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앤드류 나이트 교수는 "생고기 식단의 경우 건강상 이점이 약간 더 높게 나타났지만 해당 반려견들의 나이대가 훨씬 더 어린 영향도 있을 것"이라며 "생고기 식단은 병원성 박테리아 및 기생충 감염의 위험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기존 육류식단의 가장 큰 문제 '비만'을 꼽았다. 반려견 건강문제 가운데 가장 흔한 것이 '과체중과 비만'인데, 이는 육류위주 식단이 칼로리가 더 높아 비만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결과를 두고 나이트 교수는 "반려견을 위한 가장 건강하고 안전한 식단은 영양학적으로 건전한 완전 채식"이라고 평했다.

현재 전세계 반려견은 4억7000만마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건이 사람뿐 아니라 반려동물 건강에도 더 이롭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반려동물 식단으로 비건으로 바꾸려는 사람들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그러다보니 비건 반려동물사료 시장도 가파르게 성장하며 2020년 약 90억달러 규모로 커졌다. 영국의 한 반려견푸드브랜드 버터넛 박스의 조사에 따르면 자사 고객의 71%가 일주일에 한 번 반려동물을 위한 비건 식단을 챙긴다고 했다. 

저스틴 쇼튼(Justine Shotton) 영국 수의사협회(British Veterinary Association) 회장은 "반려견 비건식단 분야에서 많은 연구가 진행중이며, 이번 논문은 반려견 비건식단의 이점을 뒷받침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다만 아직은 반려견의 완전채식에 따른 건강결과를 나타내는 데이터가 부족하다"며 장기적인 추가 연구를 통해 반려견의 식이요구사항 충족여부를 확인할 수 있기를 기대했다.

잡식성 개는 비건 전환이 비교적 수월하다. 그러나 반려견의 식단을 비건으로 바꿀 때 주의할 점도 있다. 쇼튼 회장은 "이론적으로 반려견에게 비건 식단을 먹이는 것은 가능하지만 아직까지는 권장되지 않으며, 식이결핍 및 관련 질병을 피하기 위해 전문 수의사의 조언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육식동물인 고양이는 신체적 특성상 고기섭취가 필수적이다. 고양이의 에너지 대사과정은 육류에서만 얻을 수 있는 특정 영양소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반려동물의 식단을 바꿀 때는 모든 필요 영양소를 충족하는지 확인하고 매우 조심스럽게 바꿔야 한다는 것이 수의학계의 충고다. 

이번 연구결과는 13일(현지시간) '플로스원'(Plos One) 학술지에 게재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궁금;이슈] 경찰 출두한 방시혁...투자자에게 IPO계획 숨겼다?

글로벌 스타 방탄소년단(BTS)를 탄생시킨 하이브의 방시혁 의장이 투자자들에게 기업공개(IPO) 계획을 숨기고 지분 매각을 유도했다는 혐의를 조사받기

해군 입대한 이재용 삼성 회장 장남...해군 통역장교로 복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장남 이지호(24)씨가 15일 해군 장교로 입대했다. 2000년 미국에서 태어나 한국과 미국 복수 국적을 가지고 있던 이씨는 해군 장

신규 원전건설 백지화 시사한 환경장관 "탈원전은 아냐"

곧 출범할 기후에너지환경부를 이끌 김성환 환경부 장관이 새로운 원전을 짓는 데 대해 국민 공론화를 통한 재논의 필요성을 제기하며 신규 원전을 추

"비용부담 커진다"vs"무상할당 안돼"...4차 배출권 할당계획 '대립각'

정부가 2026년부터 2030년까지 적용할 '제4차 국가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할당계획안'을 놓고 산업계와 시민단체들이 큰 의견차를 보이고 있다. 산업계

경기도주식회사, 탄소중립 실천 위한 '친환경 협업 기업' 모집

탄소중립 실천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경기도주식회사가 오는 10월 3일까지 '2025년 2차 기후행동 기회소득 사업 플랫폼 구축 및 운영' 협업 기업을 모

"철강·석유화학 배출권 유상할당 높여라...국제추세 역행하는 것"

환경부가 철강과 석유화학 등 탄소다배출 업종에 대한 4차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무상할당 비율을 종전대로 100%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자, 시민단

기후/환경

+

구글 DC 하나가 57만톤 배출?…AI로 英 탄소감축 '빨간불'

영국에 설립될 구글의 신규 데이터센터(DC)가 연간 57만톤의 온실가스를 배출할 것으로 추정되자, 환경단체와 기후전문가들이 환경 영향에 대해 강력히

인천 온실가스 49% 비중 영흥화력..."2030년 문 닫아야" 촉구

수도권 내 유일한 석탄발전소인 인천 영흥화력발전소의 2030년 폐쇄를 촉구하는 시민사회 목소리가 모였다. 기후위기인천비상행동과 전국 시민연대체

'2035 NDC' 뜸 들이는 EU...기후 선도그룹 위상 '흔들'

유럽연합(EU)이 올해 유엔(UN)에 제출해야 할 '2035 국가온실가스감축계획(NDC)'에 대한 감축목표를 기한내에 확정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회

태양빛으로 방사능 오염된 토양 정화하는 '인공식물' 개발

태양빛으로 방사능에 오염된 토양을 정화하는 인공식물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울산과학기술원(DGIST) 화학물리학과 김성균 교수연구팀은 태

강릉 저수율 16.5%까지 상승...수요일 또 강릉에 '반가운 비'

강릉 시민들의 생활용수 87%를 공급하는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이 16일 오전 6시 기준 16.5%를 기록했다. 주말 전후 오봉저수지 인근에 내린 81㎜의 비가 지

폭염 극심했던 유럽...올해 이상기후로 입은 피해 '70조원'

올해 극한기후로 인해 유럽이 약 430억유로(약 70조원)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독일 만하임대학과 유럽중앙은행(ECB) 연구팀은 올여름 폭염과 가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