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벌만 실종된 게 아니다…기후변화·집약농업에 곤충수 '급감'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2-04-21 15:34:44
  • -
  • +
  • 인쇄
UCL 연구진 "서식지 심각하게 파괴된 곳, 개체수 절반 수준"

기후변화로 꿀벌만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수많은 곤충 종들의 생태계가 붕괴되고 있다.

20일(현지시간)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UCL) 연구진은 기후변화와 토지남용이 곤충의 개체수를 49% 감소시켰다는 연구결과를 '네이처(Nature)'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에서 기온상승과 토지개발이 곤충을 손실시키고 있음을 최초로 확인했다.

연구진은 전세계에 걸쳐 6000여개의 토지이용 현황과 지역에 서식하는 곤충 1만8000종의 개체수 추이를 분석했다. 그리고 지역농업의 집약도와 지역별 기후변화 추이에 따른 최근 20년간의 지역별 곤충 생물다양성 변화를 비교했다.

그 결과 현대적 집약농업과 기후변화로 서식지가 심각하게 파괴된 지역은 그렇지 않은 자연서식지보다 곤충의 수가 49%, 다른 생물종의 수가 29% 더 적었다. 특히 열대지역에서 토지이용 및 기후변화와 관련된 곤충 생물다양성의 감소가 가장 크게 나타났다.

그나마 서식지가 파괴된 지역의 인근에 자연서식지가 있을 경우 생물다양성 손실을 완충하는 역할을 했다. 토지의 75%가 자연서식지로 덮인 곳은 곤충 개체수가 7% 감소하는데 그친 반면, 자연서식지 면적이 25%인 지역은 개체수가 63% 감소한 것이다. 많은 곤충들이 더운 날 그늘을 찾아 식물에 의존하기 때문에 자연서식지가 손실될수록 기온상승에 더욱 취약해지는 것이다.

연구진은 인간의 영향으로 인한 곤충 감소 및 생물다양성 손실은 이미 오래전부터 진행되고 있고, 연구에서 다루지 않은 오염 등 다른 동인까지 고려할 경우 그 피해가 훨씬 심각할 것으로 우려했다.

연구의 수석저자 찰리 아웃화이트(Charlie Outhwaite) UCL 생물다양성환경연구센터 생물과학박사는 "지역생태계에 중요한 곤충이 줄면 자연환경에 악영향을 끼칠 뿐만 아니라 수분 매개체의 손실로 인간의 건강과 식량안보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후변화가 악화되고 농업지역이 확장되면서 많은 곤충들이 인간의 압력에 매우 취약한 상태"라며 "이번 연구결과는 자연서식지를 보존하고, 고강도 집약농업의 확장을 늦추고, 배출량을 줄여 기후변화를 완화할 조치가 시급함을 강조한다"고 말했다.

선임저자 팀 뉴볼드(Tim Newbold) UCL 박사는 "농경지의 곤충 수분자는 야생지 대비 70% 이상 적어 농업확장에 특히 취약하다"며 "인구의 식량수요가 증가할수록 집약농업의 환경적 피해도 증가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농지 인근 자연서식지를 보존하는 등 농업지대를 세심하게 관리하면 곤충을 번성시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피터 맥캔(Peter McCann) 공동 제1저자는 "많은 종이 영원히 사라지기 전에 곤충이 환경과 인간의 건강에 얼마나 중요한지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KT도 '유심' 무상교체 시행...김영섭 대표는 연임포기

KT는 최근 발생한 무단 소액결제 피해 및 개인정보 유출에 대해 다시한번 사과하고, 고객의 보안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5일부터 교체를 희망하는 전 고

노동부 칼 빼들었다...'런베뮤' 지점과 계열사도 근로감독

고용노동부가 과로사 의혹이 불거진 '런던베이글뮤지엄'의 모든 지점과 운영사인 엘비엠의 계열사까지 근로감독을 확대하기로 했다. 이에 런던베이글

SPC 허진수-허희수 형제 '나란히 승진'...경영승계 '속도낸다'

SPC그룹은 허진수 사장을 부회장으로, 허희수 부사장을 사장으로 각각 승진 발령하면서 3세 경영승계 작업을 가속화했다.4일 SPC그룹은 이같은 인사단행

英자산운용사, HLB에 2069억 투자…"신약허가 모멘텀 탄력 기대"

영국계 글로벌 자산운용사 LMR파트너스가 HLB그룹에 1억4500만달러(약 2069억원) 규모의 전략 투자를 진행한다. HLB의 간암신약 재신청과 담관암 신약허가

인적분할 완료한 삼성바이오...'순수CDMO' 도약 발판 마련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인적분할 절차를 마치고, 본연의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에 집중하기 위한 '순수(Pure-play) CDMO' 체제로의 전환을 완료했다고 3일 밝

[ESG;NOW] 재생에너지 12% 롯데칠성...목표달성 가능할까?

우리나라 대표 음료회사인 롯데칠성은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사용비율을 60%로 끌어올리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2025년을 두달 남겨놓고 있는 현 시점

기후/환경

+

[단독] 정부 2035 국가온실가스 감축률 '61%안'으로 가닥

2035년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2035 NDC)가 '61%안'이 거의 확실시되고 있다.4일 정부 안팎 관계자들에 따르면 기후에너지환경부는 2018년 대비 온실가스를 5

국제기후기금 97%는 기술에 '몰빵'...사회적 지원은 '찔끔'

국제적으로 조성된 기후기금의 97%는 기술투자에 투입됐고, 사람과 지역사회를 위한 지원은 거의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3일(현지시간) 영국

갯벌도 탄소흡수원으로...IPCC 보고서 개요에 韓 입장 반영

2027년 발간될 'IPCC 기후변화 보고서'에 갯벌도 탄소흡수원으로 포함된다.유엔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가 2027년 발간할 '이산화탄소 제거와

두달새 8㎞ 사라졌다...10배 빨리 녹고있는 남극 빙하

남극반도 동부의 헥토리아 빙하(Hektoria Glacier)가 기존에 관측된 최고 속도보다 10배 빠르게 녹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4일 미국 볼더 콜로라도대학 나

엑손모빌, 기후변화 부정여론 확산에 금전 살포 '발각'

석유대기업 엑손모빌이 라틴아메리카 단체들에게 금전을 살포하면서 기후변화 부정 여론을 퍼뜨린 사실이 발각됐다.3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은 익

기후리더십 美→中으로 전환?...10일 개막 'COP30' 관전포인트

이달 10일~21일 브라질 베렘에서 열리는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내용은 무엇일까.올해 회의의 핵심 아젠다는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