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박·굴껍질 100% 재활용...신박한 녹색기술 '한자리' 모였다

차민주 기자 / 기사승인 : 2022-06-10 12:56:06
  • -
  • +
  • 인쇄
'제43회 국제환경 산업기술·그린에너지전'
국내외 267개 기업 참가해 친환경기술 전시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된 '국제환경산업기술&그린에너지전(ENVEX)' 전시장


일반쓰레기로 버려지고 있는 커피찌꺼기나 굴껍질, 음식물쓰레기 등을 100% 재활용하는 기술을 선보이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6월 8일~10일 환경부와 환경보전협회 주최로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국내 최대규모의 환경전시회 '제43회 국제환경 산업기술·그린에너지전(ENVEX) 2022'에 참가한 기업들 가운데 순환경제 기술을 새로 선보인 곳들이 적지않았다.

울산 유니스트 출신들이 창업한 '더로드'가 대표적이다. 스타트업 더로드는 버려지는 커피찌꺼기인 커피박에서 고부가가치 소재를 추출하는데 성공했다. 이 회사는 커피박에 함유된 탄소를 이용해 탄소에어로겔을 만든다. 탄소에어로겔은 유리와 성질이 비슷하지만 훨씬 가볍고 소음도 차단되며, 단열성도 50배 뛰어나 극한환경용 특수섬유, 친환경 도료, 고기능성 단열재 등에 주로 쓰이고 있다.

더로드는 에어로겔을 만들고 남는 커피박으로 탄소와 폴리페놀 성분을 이용해 '형광 탄소나노입자'를 만든다. 탄소나노입자는 UV라이트와 같이 특정 빛에 노출되면 형광색을 띤다. 이는 약물전달시스템, 촉매 등 의학분야에 사용될 수 있다. 더로드 관계자는 "커피박이 1%도 남지 않아 완전 재활용에 가깝다"면서 "쓰레기 문제도 해결하고 '탄소양자점'같은 고부가가치 소재도 만들 수 있으니 일석이조"라고 강조했다. 

▲ 커피박에서 추출한 '형광 탄소나노입자' (사진=더로드)


SDK LAB은 굴껍질을 이용해 칼슘영양제를 만드는데 도전하고 있다. 지금까지 굴껍질을 건축자재로 재활용하는 경우는 많았지만 복용 가능한 영양제로 재활용하는 사례가 거의 없었다. 이 회사 관계자는 "굴껍질은 탄산칼슘 성분이기 때문에 칼슘 영양제나 골손실 보충제로 활용할 수 있다"면서 "우리 회사가 생산하는 탄산칼슘은 베터라이트(vaterite) 형태기 때문에 반응성이 뛰어나고 다공성 입자로 약물전달물질이나 골손실 충전재 등 의약분야로 활용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일반 칼슘영양제 흡수율은 40%인데 반해 나노크기의 베터라이트 탄산칼슘의 흡수율은 90%가 넘는다고 한다. 이 회사는 건강기능식품 제작에 앞서 반려동물용 영양제를 먼저 출시할 예정이다.

음식물쓰레기를 퇴비로 만들어내는 장비를 전시한 기업도 있다. 금강바이오는 음식물쓰레기가 대량 발생하는 식당, 급식소 등에 설치할 수 있는 음식물처리기 시제품을 선보였다. 이 회사 관계자는 "음식물쓰레기는 염분이 많기 때문에 그대로 퇴비를 만들면 부패과정에서 오히려 독성물질이 생길 수 있다"면서 "우리 장비는 음식물쓰레기의 염분을 제거할 수 있는 기술이 내장돼 있기 때문에 음식폐기물을 100% 자원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상온 미생물로 자연발효시키기 때문에 퇴비화 과정에서 최소한의 에너지만 사용하는 이 장비는 조만간 상용화될 예정이다.

열대야를 줄일 수 있는 친환경 보도블록도 전시됐다. 이 보도블럭을 제작하는 엔씨원 관계자는 "낮동안 달궈진 보도블록은 밤에 열을 방출하면서 열대야 현상이 발생하는데 우리가 만드는 보도블록은 열을 방출하지 않기 때문에 일반적인 보도블록보다 평균 12°C 정도 온도를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친환경 보도블록에 사용되는 다양한 차열 재료들 


이번 전시회에서는 페트병을 수거해 플레이트로 분쇄까지 하는 무인자동회수기도 전시됐다. 이 무인자동회수기를 만드는 월드멀티넷 관계자는 "빈병을 투입하는 무인자동회수기는 빈병 보증금을 현금이나 카드 등으로 반환해주도록 돼 있고, 페트병을 수거하는 무인자동회수기는 수거된 페트병을 분쇄까지 하도록 개발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빈캔과 페트병을 기계에 넣으면 환경부의 탄소포인드도 적립할 수 있다. 이 회사도 장비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이외에도 이번 전시회에서는 탄소중립관, 그린뉴딜유망기업관, 한국수자원공사관, 한국환경공단관, 한국환경산업기술원관, 한국환경산업협회관, 한국환경기술인협회관, 부산시공동관 등 총 12개 전시관으로 구성된 부스에서 국내외 267개 기업들이 저마다 특색있는 다양한 녹색기술들을 선보였다.

탄소중립관에서는 22개 기업이 탄소포집, 바이오가스 설비 등 새로운 탄소중립 기술이 전시됐다. 특히 올해 새롭게 선보이는 대학공존관에서는 15개 기업이 대학과 협력해 개발한 수소누출검지필름, 폐배터리 중금속 회수기술 등을 선보였다.

한화진 환경부 장관은 "이번 전시회는 단순한 전시회가 아닌, 우리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녹색산업의 미래를 엿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중소환경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국내외 판로개척을 위한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라고 밝혔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하나금융 'ESG스타트업' 15곳 선정...후속투자도 지원

하나금융그룹이 지원하는 '2025 하나 ESG 더블임팩트 매칭펀드'에 선정된 스타트업 15곳이 후속투자에 나섰다.하나금융그룹은 지난 2일 서울시 중구 동대

과기정통부 "쿠팡 전자서명키 악용...공격기간 6~11월"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고는 전자서명키가 악용돼 발생했으며, 지난 6월 24일~11월 8일까지 공격이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2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

李대통령, 쿠팡에 '과징금 강화와 징벌적손배제' 주문

쿠팡이 개인정보를 유출한 기업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의 국내 첫 사례가 될 전망이다.이재명 대통령이 2일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건에 대해 "사고원

이미 5000억 현금화한 김범석 쿠팡 창업자...책임경영 기피 '도마'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무단으로 노출되는 사고가 발생한 쿠팡의 김범석 창업자가 1년전 쿠팡 주식 5000억언어치를 현금화한 것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비

우리금융지주 차기 회장후보 4명으로 좁혀졌다

우리금융지주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차기 회장 최종 압축 후보군으로 임종룡 회장, 정진완 우리은행장 및 외부 후보 2명 등 총 4명을 선정했다고 2일

[최남수의 ESG풍향계] 조정기간 거친 ESG...내년 향방은?

올 한 해 ESG는 제도적으로 조정기간을 거쳤다고 할 수 있다. 미국에서는 지난 1월에 출범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파리기후변화협약에서 탈퇴하고 SEC(증

기후/환경

+

껌은 '미세플라스틱 폭탄'...플라스틱 성분인데 규제 사각

껌이 플라스틱 성분으로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때문에 껌을 씹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양의 미세·나노플라스틱을 섭취하는

사람잡는 '칠레 연어'...항생제 범벅에 열악한 노동환경까지

칠레의 주요 수출품인 연어가 양식과정에서 심각한 환경오염을 유발할 뿐만 아니라 열악한 근로환경으로 노동자들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는 것으로 나

'청정호수'인줄 알았는데...50년간 미세플라스틱 쌓였다

인간의 접근이 거의 없어 '청정지역'으로 알려진 인도의 호수에서 50년간 미세플라스틱이 차곡차곡 쌓여왔던 것으로 확인됐다.카사라고드와 마니팔 지

[날씨] 첫눈부터 10㎝ '펑펑'...한파에 빙판길 '조심'

올해 첫눈부터 최대 10㎝가 넘는 많은 눈이 쌓이겠다.3일 서해안과 제주도를 중심으로 많은 눈이 내리겠다. 이날 낮부터 밤 사이에는 충남 남부 내륙과

올해 모기 개체수 28%나 줄었다...이유는?

올해 우리나라 모기 개체수가 지난해에 비해 28%나 줄었다. 원인은 모기도 견디기 힘들만큼 폭염이 기승을 부렸기 때문이다.질병관리청은 모기 발생시

동남아 홍수·산사태로 1100여명 희생...원인은 '기후변화·난개발'

우기에 접어든 동남아시아가 역대급 폭우로 발생한 홍수와 산사태로 현재까지 1100명 넘는 사람들이 사망하고, 앞으로 희생자가 더 늘어날 전망이다.2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